한국일보

“갱들한테 납치된 아내를 구해야 돼”

2012-10-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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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큰 2 (Taken 2) ★★★(5개 만점)

“갱들한테 납치된 아내를 구해야 돼”

브라이언(리암 니슨)이 알바니안 갱스터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액션극 ‘테이큰’의 속편
시종일관 폭력과 추격전

지난 2008년 나이 먹은 리암 니슨을 사용해 프랑스의 액션전문 제작자 뤽 브송이 만든 파리를 무대로 한 납치 액션극 ‘테이큰’이 뜻밖에도 전 세계서 빅히트를 하면서 필연적으로 나온 속편이다.

올해 60세인 니슨이 여전히 총 잘 쏘고 온갖 흉기를 잘 쓰면서 주먹질과 발길질 등 육박전도 잘 하는데 하여튼 그의 손에 알바니안 갱스터들 여러 명이 황천으로 간다. 논리라곤 뒷마당에 갖다 팽개친 액션위주의 니슨 원맨쇼로 시종일관 액션과 폭력과 도주와 추격전으로 장식되는 터무니없는 영화다.


액션 팬들이 재미있게 볼 영화로 폭력과 액션이 잔인무도하지 않아 등급이 PG-13이다. 건장한 체구의 거인 니슨이 납치된 아내를 구출하려고 길길이 날뛰면서 화면을 압도하는데 내용이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영화를 보면서 내내 고개를 갸우뚱하다가도 니슨의 카리스마에 휩쓸려들게 된다. 속편 역시 브송이 제작하고 공동으로 각본을 썼다.

전편이 끝난 지 2년 뒤. 전편에서 파리에서 알바니안 섹스 장사들에게 납치됐다 전직 CIA 요원인 아버지 브라이언(니슨)에 의해 구출된 딸 킴(매기 그레이스)이 어느덧 19세가 되었다. 브라이언은 이혼한 아내 레노어(팸키 잰슨)와 함께 살고 있는 킴을 과보호한다. 그는 딸이 자기로부터 배우는 운전실습을 빼먹고 애인 집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것을 딸의 셀폰 속에 몰래 설치한 GPS를 통해 찾아낼 정도로 극성이다.

한편 레노어는 새 남자와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레노어와 브라이언의 관계가 해빙무드로 접어든다. 경호업무로 돈을 버는 브라이언은 이런 해빙무드를 계기로 귀빈 경호차 이스탄불에 갈 때 업무 후 휴가를 즐기자며 아내와 딸을 초청한다.
이스탄불에 온 브라이언에게 복수를 하려고 이를 득득 가는 사람이 전편에서 브라이언에 의해 살해된 아들의 아버지 무라드(라데 셰르베지아). 무라드는 졸개들을 몰고 알바니아에서 이스탄불에 도착, 딸을 호텔에 두고 외출한 브라이언과 레노어를 납치한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액션과 폭력이 난무한다.

으슥한 집 지하실에 갇힌 부부는 여차저차 해 갈라지는데 브라이언은 몸에 숨겼던 소형 통화장치를 이용해 킴에게 자신이 갇힌 장소를 찾아내게 지시한 뒤 딸로부터 받은 권총을 이용해 탈출한다. 브라이언에 대한 감시가 그렇게 허술할 수가 없는데 그가 딸에게 지도와 운동화 끈과 마커 그리고 수류탄을 사용토록 해 자기가 갇힌 장소를 찾아내게 하는 과정이 어리석을 만큼 황당무계하나 기발나다.

여기서부터 부녀는 무라드 일당으로부터 추격을 받으면서 이스탄불 시내가 좁다고 자동차로 과속 도주한다. 아버지는 적을 향해 총을 쏘고 딸은 운전을 하는데 운전면허 시험에 여러 번 낙방한 킴이 어떻게 해서 스틱십을 그렇게 잘 몰 수가 있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여하튼 둘은 무사히 미 대사관 구내에 도착한다. 이제 브라이언에게 남은 일은 납치된 아내를 구출하는 것. 그래서 제2막의 액션이 벌어지고 악인들은 몽땅 황천으로 간다. 제2편이 제1편처럼 성공하면 제3편이 나올지도 몰라 인터뷰에서 니슨에게 물었더니 “노”라고 답했다. 그러나 두고 볼 일이다. 올리비에 메가톤 감독.

Fox.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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