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널리즘 윤리·인종편견 다룬 영화

2012-10-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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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퍼보이 (The Paperboy) ★★★

저널리즘 윤리·인종편견 다룬 영화

기자 워드(왼쪽)와 그의 동생 잭이 취재차 늪지대를 방문했다.

1969년 여름. 미 민권운동의 절정기 직후 플로리다의 한 작은 마을을 무대로 한 저널리즘의 윤리와 성적 좌절 그리고 인종편견을 다룬 싸구려 잡지기사 스타일의 내용보다 에피소드와 외양 위주의 영화로 올스타 캐스트이지만 흉물이다.

순전히 눈요깃거리의 영화로 중심 주제를 잃고 땀 냄새 나는 주변 얘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끈적끈적하고 더럽고 폭력적이며 야한데 볼만한 것은 표백한 금발과 새빨간 립스틱에 몸에 꽉 끼는 미니스커트와 가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셔츠를 입고 요사를 떨면서 나이 먹은 섹스폭탄 노릇을 하는 니콜 키드만의 모습. 오줌까지 누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쉰 냄새가 나지만 자극적이다. 피터 덱스터의 소설이 원작으로 영화는 주인공인 신문기자와 그의 동생 집 흑인하녀 아니타(메이시 그레이)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마이애미 타임스의 명기자 워드(매튜 맥코너헤이)는 흑인 동료기자 야들리(데이빗 오이엘로)와 함께 자기 고향의 인종차별적인 셰리프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힐라리(존 큐색)에 관한 기사를 쓰려고 귀향한다. 워드는 힐라리가 무죄라고 생각한다.


워드는 대학을 중퇴한 수영선수 출신의 동생 잭(잭 에프론)을 운전사로 쓰면서 힐라리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취재를 하는데 이에 동참하는 사람이 ‘과섹스 바비 달’로 불리는 동네 탕녀 샬롯(키드만). 샬롯은 죄수와 서신교환을 즐기는 여자로 힐라리의 애인인데 그녀가 워드 일행과 함께 힐라리를 방문해 보여주는 접촉 없는 섹스행위가 가관이다.

워드는 힐라리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늪지대에 사는 힐라리의 괴이한 일가친척들을 방문하나 별 무소득. 한편 혈기가 넘쳐흐르는 잭은 샬롯에게 완전히 빠져 어쩔 줄 몰라 하나 샬롯은 어린 잭을 동생처럼 생각하며 그의 섹스 욕망을 무시한다.

강간과 폭력적인 섹스 그리고 피와 땀과 오줌과 악어 내장과 모욕적인 인종차별 등 야비하고 자극적인 것들을 내세우느라 제대로 된 얘기를 살리지 못한 싸구려 펄프소설 같은 영화다. 영화에서 보기 좋은 것은 잭과 아니타의 관계. 정감 있게 그려졌는데 그레이가 차분한 연기를 잘 한다. 리 대니얼스 감독.

R. Millenium. 일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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