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낭만의 계절이 오다… 떠나볼까

2012-09-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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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 만드는 가을 여행지

▶ 한 폭의 풍경화… 레익 타호 여행객 손짓~

줄리안·레익타호·요세미티 등 저마다 매력 발산
고즈넉한 분위기서 한해 돌아보며 재충전 기회로

남가주를 뜨겁게 달구던 불볕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시작되고 있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의 첫 번째 주말을 맞아 지난여름의 분주했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어느덧 네 달만을 남겨 놓은 2012년 한 해를 뒤돌아보는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고즈넉한 분위기의 호수나 평화로운 전원 마을, 대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산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을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낚싯대를 기울여 보거나,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 평화로운 전원 마을을 바라보며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여유 있고 평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가을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 줄리안
샌디에고에서 동쪽으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줄리안(Julian)만큼 가을여행을 떠나기 좋은 곳이 있을까. 역사적인 금광타운인 줄리안은 남가주에서는 드물게 사계절 각기 다른 절경을 자랑한다.


봄에는 수선화(daffodils)를 포함한 다양한 꽃들이 온 산을 뒤덮어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절경을 만들어낸다. 단연 하이킹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코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줄리안을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계절은 다름 아닌 가을, 바로 지금이다.

가을에는 줄리안의 자랑인 사과가 무르익는다. 상큼한 사과 향기가 가득한 이 마을은 또한 아름다운 가을단풍이 들어 온 동네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채색된다. 겨울에는 새하얀 눈이 가득 쌓여 빛나는 은빛 설경을 배경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줄리안의 최고의 자랑은 사과다. 이곳에 왔다면 명물인 사과와 함께 사과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꼭 먹어 봐야 한다. 그 중에서도 애플파이가 단연 최고다. 홈 메이드 애플파이와 페이스트리 쿠키, 샌드위치와 수프를 맛볼 수 있는 베이커리와 카페가 가족에 의해 운영된다.
또한 홈 메이드 디저트와 애프터눈 차를 맛보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미국 가정식 손맛이 우리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겠지만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줄리안에는 또 다양한 아트 갤러리는 물론 비즈(beads) 샵이 가득하다. 주인이 직접 고른 다양한 비즈는 체코산 유리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빈티지 비즈, 나무와 동물 뼈, 진주와 조개껍데기, 나무 열매 씨 비즈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한편 이 외에도 캠핑이나 카지노를 즐길 수도 있고, 시즌별로 마운틴 바이킹과 레익에서의 보트 라이드, 버드와치(bird watch)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마련된다.
또한 마차를 타고 동네를 둘러보는 캐리지 라이드(carriage rides), 캘리포니아의 사막지대를 지프 혹은 군용 이동기구를 타고 둘러보는 ‘데저트 & 타운 투어’ 등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놀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자세한 내용: http://www.julianca.com/

유람선 타고 즐기는 멋진 음악과 우아한 디너
역사적 금광타운 줄리안에는 사과향기가 가득

■ 레익 타호
반짝반짝 빛나는 잔잔한 호수와 그 뒤로 펼쳐진 끝없는 숲 속에서 강렬한 여름 햇살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자.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경계에 있는 레익 타호(Lake Tahoe)는 북미 최대의 산상호수다. 넓이가 남북으로 22마일, 동서로 12마일에 달하며, 호수 둘레는 무려 72마일이다. LA에서 오렌지카운티까지 왕복 거리이니 말 다하지 않았는가.

원주민 말로 ‘큰 호수’라고 하는 이 호수는 겨울에 스키장으로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레익 타호는 천혜의 자연경관, 시원한 기후, 다양한 액티비티 등을 갖추고 있어 여름이나 가을에도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해발 6,200피트 이상 높이에 위치해 있어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자랑한다.

레익 타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에머럴드 베이다. 타호의 남서쪽에 위치한 에머럴드 베이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하게 맑은 물과 호수를 둘러싼 새하얀 백사장이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 낸다.

여름에는 수영은 물론 패들보트, 카약, 제트스키, 패러세일링 등 각종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이를 즐길 수 있는 호숫가가 30개가 넘는다. 겨울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스키 리조트에서 스노보드와 스키를 즐길 수 있다.

가을에는 유람선이나 크루즈를 타고 호수를 둘러싼 울창한 숲과 그림 같은 경치를 관람해 볼 수 있다. 은은한 음악과 함께 우아한 선상에서의 디너와 함께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레익 타호의 주변으로는 자연을 바라보면서 지나갈 수 있는 시닉 바이웨이(Scenic Byway) 구간이 3곳에 있다.

호수의 동쪽 연안을 따라 이어지는 US-50번 도로와 NV-28번 도로 구간은 레익 타호 내셔널 시닉 바이웨이(Lake Tahoe National Scenic Byway)라고 불린다. 푸른 호수와 만년설을 이고 있는 높은 산들을 함께 볼 수 있는데, 이 구간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The Most Beautiful Drive in America)로 선정됐다.

이밖에 북미지역 최고의 산정호수인 이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NV-431번 도로구간인 마운틴 로즈 시닉 바이웨이(Mt. Rose Scenic Byway), 리노에서 북쪽으로 약 40마일 거리의 피라미드 호수까지 이어지는 피라미드 레익 내셔널 시닉 바이웨이(Pyramid Lake National Scenic Byway)라 불리는 NV-445번 구간에서도 한적한 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며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자세한 정보: visitinglaketahoe.com

■ 요세미티 국립공원
최근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타 바이러스로 인해 비상이 걸렸지만, 그래도 사계절 여행코스로 손꼽히는 곳이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이다. 그 이유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기 때문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가을에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온 세상을 알록달록 물들이는 단풍 때문이다. 요세미티 밸리 입구에서 서쪽에 위치한 포호노 브리지(Pohono Bridge)는 담황색의 도그우드(dogwood)가 진홍빛으로 물든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변 단풍나무와 오크나무(oakwood)는 화려한 노란색으로 변한다. 노랑과 붉은 색이 울긋불긋 어우러지는 가을 단풍 절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포호노 브리지는 또한 머세드 강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광경이 유명하다. 머세드 강 뒤로는 요세미티 밸리가 한 폭의 그림과 같이 펼쳐진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곳이니 만큼, 미국에서 반드시 가 보아야 할 명소로 손꼽힌다. 연간 400만명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니 말이다.

신부의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나 리번 폭포(Ribbon Falls) 등 다양한 폭포와 요세미티의 상징 해프 돔(Half Dome), 거울같이 잔잔한 미러 호수(Mirror Lake),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 바위인 엘 캐피탄(El Capitan) 등 유명 관광명소를 나열하다 보면 끝이 없을 정도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곳은 다양한 야생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아침 일찍이나 해가 질 무렵에 야생동물이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연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라 이곳에서의 캠핑은 인기가 있다.

가을 여행으로 요세미티를 찾았다면 마운틴 슈거 파인 레일로드(Yosemite Mountain Sugar Pine Railroad)의 증기기관차를 꼭 타 볼 것을 권한다. 영화에서나 볼 듯한 정겨운 증기기관차를 타고, 환상적인 요세미티의 단풍 나들이로 가을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정보: www.nps.gov/yose

■ 오웬스 밸리 & 비숍 크릭
단풍여행 매니아들이라면 꼭 한 번 들어봤을 지명, 바로 비숍 크릭(Bishop Creek)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동쪽에서 데스밸리(Death Valley)의 서쪽 사이에 위치한 오웬스 밸리(Owens Valley)는 황금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하다. 비숍 크릭은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단풍지역이다.

비숍 크릭 단풍의 특징은 고도에 따라 색깔이 다른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신비로운 자연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웬스 밸리에서 어드벤처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기 좋은 곳은 코요테 플랫(Coyote Flat)이다. 울퉁불퉁하고 경사가 가파른 도로를 4륜 자동차 혹은 마운틴 바이크를 타고 정복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캠핑도 가능하다.

차분하고 잔잔하게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신비로운 느낌의 오웬스 리버(Owens River)를 방문하자. 해가 뜨는 고요한 아침에서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자연의 소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1년 내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커다란 앨퍼스 송어(Alpers Trout)가 잘 잡히는데, 사계절 내내 월척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비숍 크릭은 다운타운 비숍에서 약 16마일 정도 서쪽에 위치한다. 비숍 크릭 레크리에이션 에리어(Bishop Creek Recreational Area)에서는 시에라 산의 아름다운 절경과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명소가 자리 잡고 있다.

비숍 크릭은 단풍 절경으로 가장 유명하다.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는 노란색 에스펜 나무와 함께 오직 자연만이 빚어낼 수 있는 아름다운 단풍의 절정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나이가 4,000년이 넘었다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브리스톨콘 소나무’(Ancient Bristlecone Pine)도 비숍 크릭을 찾았다면 반드시 구경해야 할 명물이다.

•자세한 정보: www.ca.blm.gov/bishop/recreation.html

■ 카추마 레익
잔잔하고 평화로운 가을 정취만 2박3일 내내 이어진다면 조금 지루할까?

조용함 가운데 약간의 시끌벅적함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들을 위해 카추마 레익(Cachuma Lake)을 추천한다. 덴마크 마을 솔뱅(Solvang) 근처에 위치한 카추마 레익이 지금 가기 좋은 이유는 솔뱅에서 열리는 ‘덴마크 마을 축제’(Danish Days)가 바로 이번 주말(9월14~16일)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일단 이곳은 낚시는 물론 캠핑과 피크닉을 겸해서 가볼 만한 이상적인 여행지다. 완만한 구릉지에 위치한 이 호수는 총 3,232에이커로 레익 타호보다는 규모면에서 훨씬 작지만 아담하고 깨끗한 매력이 있다. 4,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캠프 시설과 보트 정박장, 피크닉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요세미티나 다른 지역처럼 세계적인 관광명소는 아니더라도 석양에 반짝이는 호수를 바라보며 쾌적하고 한적한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다. 호수에서는 역시 낚시가 빠질 수 없다. 낚싯배를 빌려 캠프장 건너편에 위치한 호안으로 가면 좀 더 한적하고 여유 있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잡히는 어종은 송어, 농어, 메기와 잉어 등이다. 호수지만 인근의 산 구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오솔길을 따라 하이킹이나 승마를 즐길 수도 있다.

한편 인근에 자리 잡은 덴마크 마을 솔뱅에서 펼쳐지는 덴마크 마을 축제는 올해로 76회를 맞이하며 금·토·일 3일간 펼쳐진다. 마을사람 전체가 덴마크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어 마치 유럽을 방문한 듯한 착각에 빠질 것이다. 맛깔스러운 덴마크 음식과 축제는 물론 흥겨운 전통 공연을 만끽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 www.countyofsb.org/parks/, www.solvang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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