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물 가뭄’… 집값 전국적 고른 상승세

2012-08-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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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연한 회복국면 접어들었나

주택 가격이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장 조사 기관마다 한결같이 주택 가격 상승을 보고할 정도록 뚜렷한 가격 상승세가 감지되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세는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 고르게 나타나고 있어 주택 시장 회복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매물 부족 현상으로 분석된다. 주택 구입 수요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이 턱없이 부족해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택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택 가격 상승 추이와 매물 부족 원인 등을 진단한다.

NAR 집계, 2분기 중간값 7.3% 올라
셀러들‘관망’· 신규공급 턱없이 부족
재판매 재고량도 작년보다 24% 급감

◇ NAR, 전국 3/4 지역 가격 상승


전국 약 4분의 3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고 상승폭도 수년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올해 2분기 전국 147개 대도시 지역중 약 110 곳에서 단독 주택 중간 판매 가격이 전년대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74곳 상승)와 비교해서도 주택 가격이 상승한 지역은 큰 폭으로 늘었다. 세실리아 첸 무디스 애널리틱스 주택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나타나고 있음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NAR의 집계에따르면 2분기중 재판매 주택의 중간 가격은 약 18만1,500달러로 전년동기(16만9,100달러) 대비 약 7.3% 상승했다. 연간 대비로는 주택 시장 침체 직전인 2006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2006년 주택 가격 정점 대비 하락폭도 약 20%로 줄었다.

◇ 코어 로직&프레디 맥

시장 분석 기관인 코어 로직과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 맥도 주택 가격 상승을 보고했다. 우선 코어 로직에따르면 6월 중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올랐고 2분기 중 주택 가격은 1분기보다 무려 약 6%의 상승을 기록했다.

분기별 가격 상승폭으로는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주택 가격 산정 방식이 조금 다른 프레디 맥의 집계에서도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프레디 맥의 발표에따르면 2분기중 주택 가격은 분기별 상승폭으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약 4.8%를 기록했다.

◇ 수요 > 공급이 가격 상승 부추겨

주택 시장의 완연한 회복이 아직 불투명함에도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에서 매물 재고량이 메마르고 있는 반면 급증하고 있는 주택 구입 수요가 주택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


NAR에따르면 6월말 기준 재판매 주택 매물 재고량은 약 239만채로 1년전에 비해 약 24%나 줄었다.

시장조사기관 젤맨앤어소시어츠의 아이비 젤맨 대표는 “주택 구입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달이 바뀔 때마다 급매성 매물의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젤맨 대표는 올해 주택 가격이 1% 하락할 것이라는 올해초 예측을 5% 상승으로 최근 수정했다.

◇ 매물 부족 원인

매물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데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최근 저가대 급매성 매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매입 활동이 매우 활발한데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매입 후 재판매 대신 임대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매물이 소화되기만하고 공급은 없어 매물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것도 매물 부족 현상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신규 주택 공급은 주택 시장이 필요로하는 물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주택 가격이 반등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연방 상무부는 올해 3월중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연율 환산 약 14만4,000채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196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셀러 감소

집을 팔려고 하는 셀러도 하나둘씩 주택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약 1,100만명의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지 원리금이 시세보다 높은 ‘깡통 주택’ 상황으로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없는 상태다.

최근에는 ‘깡통 주택’ 소유주들이 숏세일 등을 통해 집을 처분하지 않고 정부 지원의 재융자를 통해 구제받고 있는 것도 급매성 매물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는 이유다.

당장 처분할 필요가없는 셀러들은 아예 느긋한 마음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를 관망중이다. 주택 가격이 조금 더 오를 때까지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매물 공급의 한축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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