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더티플레이 선거판 저속하게 풍자

2012-08-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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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페인 (The Campaign) ★★★

더티플레이 선거판 저속하게 풍자

캠(왼쪽)과 마티는 악수는 하지만 서로 등에 칼을 꽂는다.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나온 정치 풍자영화로 풍자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저속하고 음탕하고 상스럽지만 마지막의 말도 안 되는 할리웃식 엔딩을 빼고 나면 요절복통하게시리 우스운 것만은 사실이다.

하원의원직에 출마한 두 후보가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상대방을 헐뜯고 중상모략을 하면서 이전투구 하는 모습이 진짜 정치인들을 똑 닮았는데(요즘 오바마와 롬니가 광고를 통해 상호 비방하는 것을 연상케 만든다) 주인공 역의 키다리 코미디언 윌 퍼렐은 조지 부시와 존 에드워즈를 흉내 내면서 이들을 조롱하고 있다.

영화는 과거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로스 페로의 말로 시작된다. ‘전쟁도 규칙이 있고 머드 레슬링에도 규칙이 있지만 정치에는 규칙이 없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캠 브레이디는 여태껏 한 번도 경쟁자 없이 의원직에 당선된 부패하고 치사한 정치인이다(노스캐롤라이나는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가 섹스 스캔들로 중도 하차한 전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존 에드워즈의 출신 지역으로 퍼렐의 헤어스타일이 에드 워즈를 본 땄다). 캠을 후원하는 백만장자가 동네에 공장을 세우고 저임으로 중국 근로자들을 수입해 돈을 벌려는 모치 형제(댄 애크로이드와 존 리트가우).

그런데 캠이 색스스캔들을 일으키면서 모치 형제는 그의 대타로 자신들이 꼭두각시처럼 부려먹을 수 있는 여행업을 하는 어수룩한 뚱보로 정치의 ‘ㅈ’자도 모르는 마티 허긴스(잭 갈리피아나키스)를 고른다. 마티는 동네 지주인 아버지(브라이언 칵스)의 내놓은 자식으로 이번 기회에 아버지가 원하는 정치인이 되어 자신의 장자로서의 위상을 빛낼 생각이다.

모치 형제는 말을 더듬고 늘 털 스웨터를 입고 다니는 마티의 이미지를 확 바꿔 놓기 위해 캠페인 매니저 팀(딜란 맥더맛)을 고용해 마티의 헤어스타일에서부터 집안의 가재도구까지 싹 갈아 버린다.

그리고 캠과 마티 간의 갈 데까지 다 가는 상호 비방전이 광고와 정견토론을 통해 시작된다. 캠은 마티가 무슬림이라고 흑색선전을 하고 마티는 토론에서 캠보고 주기도문을 외워보라고 도전한다. 그런데 캠이 외우는 기도문이 어찌나 상스럽고 외설스러운지 기독교 신자들이 보면 기분이 상할 것이다.

캠은 자신의 혼외정사 사진을 트위터로 내 보내고 음주운전을 하고 또 뇌물을 받아먹는 실제 정치인들 닮은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으로 뜻밖에 나타난 언더독 마티를 만나 고전을 치르자 최후의 발악식으로 온갖 더티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캠페인 매니저마저 그를 버린다. 퍼렐과 갈리피아나키스가 죽이 잘 맞는 코믹한 연기를 재미 있게 한다. 제이 로치 감독(‘오스틴 파워즈’ ‘밋 더 폭커스’).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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