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태평양 따스한 바람이 날 쓰다듬는 듯…

2012-08-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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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스베이(South Bay)

▶ 이 바닷가에 서면 시 한 편 쓰고 싶어

사우스베이(South Bay)는 시원하다. 바다에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낮게 느껴진다. 사우스베이는 LA카운티를 감싸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서남 해변지역, 엄밀히 말하면 LA 국제공항 남쪽에서부터 롱비치 서쪽까지 이어지는 바닷가 지역을 뜻한다. 사우스베이는 남가주의 대표적인 비치 시티인 맨해턴비치(Manhattan Beach)와 허모사비치(Hermosa Beach), 레돈도비치(Redondo Beach)는 물론, 엘세군도(El Segundo)와 팔로스버디스 페닌슐라(Palos Verdes Peninsula), 토랜스(Torrance), 샌피드로(San Pedro) 등의 지역을 포함한다.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 때문에 주거지역으로도 인기가 높지만, 아름다운 바다 경치와 화창한 날씨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요즘같이 더울 때 가까운 사우스베이에서 더위도 식히고, 즐거움도 얻어 보자.

팔로스버디스의 그림같은 절벽
허모사-맨해턴-레돈도비치의 평화
피크닉·트레일 오르면 `행복하여라’

■ 팔로스버디스
팔로스버디스 하면 제일 먼저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 절벽이 떠오른다. 자연이 빚어내는 그림 같은 경치를 자랑하는 이곳은 LA 인근 대표적인 부촌인 만큼 도시 전체가 잘 다음어진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남가주 주민들에게는 가벼운 드라이브용 당일치기 여행지로 특히 사랑받는다. 그 이유는 팔로스버디스 드라이브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골프코스와 아름다운 공원, 하이킹 트레일, 고급스러운 샤핑 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1. 포인트 비센트 등대
남가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로 알려진 포인트 비센트 등대(Point Vicente Lighthouse)는 팔로스버디스를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는 관광명소. 카탈리나 아일랜드가 멀리 보이는 포인트 비센트 팍 절벽 위에 위치,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훌륭한 외관도 자랑한다. 등대 내부에는 전망대와 조그마한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매달 두 번째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 웨이페어러스 채플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절벽 위에 그림 같은 유리 교회. 팔로스버디스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웨이페어러스 채플(Wayfarer’s Chapel)은 건물 대부분이 유리로 되어 있어 ‘글라스 채플’(Glass Chapel)이라고도 불린다.

이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아들이 설계했다. 교회 안에 앉아 있으면 유리창으로 빛이 들어와 반사되는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교회 뒤쪽에는 장미꽃이 만발한 아담한 유럽식 정원이 매력적이다.

방문객 센터에서는 교회의 역사와 인근 지역의 정보도 제공된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주일 예배가 열리며, 결혼식과 세례식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www.wayfarerschapel.org/

3. 공원과 하이킹 트레일
팔로스버디스의 공원들은 아름다운 태평양을 바라보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챈들러 팍(Chandler Park), 어니 홀렛 팍(Ernie Howlett Park), 하이리지 팍(Highridge Park), 랜초 팔로스버디스 팍(Rancho Palos Verdes Park) 등은 피크닉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팔로스버디스는 하이킹 트레일도 다양한 종류도 갖추고 있다. 특히 산책로를 지나면 공원 아래 해안가로 연결이 돼 산길과 바닷가를 동시를 거닐게 되는 재미있는 코스다. 십렉 트레일(Shipwreck Trail)과 스머글러스 코브 하이크(Smuggler’s Cove Hike)가 가장 유명한 하이킹 코스다.


이 외에도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다섯 개의 골프장이 있다. 테라니아 골프코스(Terranea Golf Course), 로스버디스 골프코스(Los Verdes Golf Course), 팔로스버디스 골프클럽(Palos Verdes Golf Club), 롤링힐스 컨트리클럽(Rolling Hills Country Club), 마지막으로 LPGA가 열렸던 트럼프 내셔널 골프코스(Trump National Golf Course)는 아름다운 경치와 세련된 시설을 자랑하며 골프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홀스 트레일과 함께 테니스 코트 등이 있어 다양한 야외활동을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4. 사우스코스트 보태닉 가든
팔로스버디스의 보석으로 불리는 사우스코스트 보태닉 가든(South Coast Botanic Gardens). 총 87에이커의 정원에 세계 곳곳에서 들여온 2,500여 종류의 각종 식물과 야생나무가 자라고 있다.

지중해식 가든과 워터 와이즈(Water-wise) 가든, 허브가든, 잉글리시 장미가든, 선인장 정원, 어린이 정원, 일본식 정원 등 각 테마에 맞게 가꿔지고 있어 제대로 ‘안구정화’(?)는 물론 심신의 피로도 풀 수 있을 것이다. 결혼식 등 행사를 위한 아름다운 잔디밭과 가지보, 피크닉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5. 말라가 코브 플라자
자연도 좋지만 어디 시원한 실내에서 편리한 샤핑을 즐기고 싶다면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말라가 코브 플라자(Malaga Cove Plaza)를 찾자. 아름다운 자연 경치와 어우러진 이탈리아 양식의 샤핑몰이다.

팔로스버디스 드라이브 웨스트를 타고 남쪽 방면으로 운전하다 보면 팔로스버디스 드라이브 노스와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매주 일요일 오전 9시~오후 1시에는 파머스 마켓이 열리는데, 신선하고 질 좋은 먹거리를 마음껏 맛 볼 수 있다.

팔로스버디스 등대·채플·샤핑몰 등 명소
허모사비치는 `피에스타’축제 준비 한창
맨해턴비치 피어에선 연인들 은밀한 데이트
생동감 넘치는 레돈도비치 먹을거리 가득이

■ 화려한 축제의 허모사비치
LA 매거진이 ‘뛰어난 해변 타운’(Outstanding Coastal Town)이라 소개한 이곳은 아름다운 레스토랑과 엔터테인먼트, 오션뷰를 자랑하는 고급 호텔과 업스케일 샵이 가득하다.

바닷가 모래사장에는 71개의 비치발리볼 네트가 설치돼 있고 화장실과 세면대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현재는 매해 9월 첫째 주 노동절 주말에 펼쳐지는 축제 ‘피에스타 허모사’(Fiesta Hermosa) 준비가 한창이다.

1. 피에스타 허모사
1972년 시작된 피에스타 허모사는 남가주 최대의 아트 & 크래프트 페어로 400여명의 예술가들과 크래프터들의 작품들을 살필 수 있다.

그림과 사진, 세라믹, 액세서리, 조각상, 수공예 작품들이 선보이는 피에스타 허모사는 매해 메모리얼 데이와 노동절 주말을 맞아 다운타운 허모사비치에서 펼쳐진다.

피에스타 허모사는 음악 축제로도 명성이 높다. 두 개의 스테이지에서는 유명 밴드들의 라이브 공연이 다양한 장르로 펼쳐지며 화려한 축제의 흥을 돋운다. 또한 18종류의 에스닉 푸드를 선보이는 푸드코트는 트라이 팁 샌드위치부터 핸드 메이드 크레이프와 빙수까지 다채로운 음식이 선보이며,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는 축제의 엑기스다.

이 밖에도 아이들을 위한 카니벌은 30여개의 놀이기구와 인공 암벽 등반, 번지 점프, 포니 라이드, 동물원 시설을 갖추고, 페이스페인팅을 제공하는 등 ‘깨알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2. 금연법 시행하는 비치
흡연자들에게는 조금 매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비흡연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허모사비치는 공중보건과 환경보존을 위해 시 차원에서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든 공원과 피어 플라자, 다운타운 중심지 등에서 흡연금지는 물론, 야외 주차장과 식당 패티오, 모든 스탠드에서 금연이다. 위반 시에는 100~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며, 3번 이상 위반하면 경범죄로 기소된다고 하니 흡연자들은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 편안한 느낌의 맨해턴비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샌타모니카와 베니스비치와는 달리 맨해턴 비치는 한가롭고 조용하다.

주변 다운타운도 규모가 작다. 관광객보다는 로컬 주민들이 주로 찾기 때문에 시끌벅적한 리조트 시설도 찾아보기 힘들다. 다운타운엔 그저 그림 같이 아기자기한 집들과 레스토랑, 독특한 샵 몇 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하지만 한적한 바닷가에는 깨끗한 산책로가 잘 마련돼 있고, 도시에 전체적으로 이국적이면서도 깨끗한 이미지가 풍긴다.

1. 다운타운
아기자기한 집들과 샵,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다운타운은 휴양지 느낌은 풍기지만 붐비거나 복잡하지 않고 여유가 있다. 이국적 정취가 가득 옷과 신발, 액세서리 가게는 물론 가구점, 와인 상점 등이 윈도 샤핑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각종 어워드에서 맛집으로 선정된 맛 좋고 분위기 좋은 식당들도 가득,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2. 여유로운 비치
맨해턴비치 모래사장에는 비치발리볼 네트 50여대가 설치돼 있다. 관광객이 적은 편이라 바닷가도 깨끗하고 한적하며, 서핑을 즐기는 서핑 매니아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바닷가 모래사장과 주택가의 사이에는 바닷가와 평행으로 놓여진 자전거 패스(bike path)와 조깅 패스(jogging path)가 2마일에 걸쳐 펼쳐져 있다.

3. 연인들을 위한 피어
맨해턴비치 피어는 연인들이 남들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 ‘비밀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다. 시끌벅적한 카니벌과 놀이기구가 가득한 다른 피어들과는 달리 이곳에는 벤치 이외에는 특별히 이렇다 할 시설이 없고 사람도 없고 조용하기 때문이다.
피어 끝에 자리 잡은 미니 수족관이 그나마 시설의 전부다. 피어 위에서 낚싯대를 기울이고 있는 강태공의 모습이 조금 있을 뿐이다. 여유 있는 휴식, 머리를 식히기 위한 짧은 나들이 장소로 더욱 안성맞춤이다.

■ 레돈도비치
사우스베이의 랜드마크이자 다이닝과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로 손꼽힌다.

조용하고 한적한 맨해턴비치나 화려한 분위기의 샌타모니카비치와는 다르다. 분명 활기가 넘치지만 지나치지는 않다.

1. 생동감 넘치는 피어
레돈도비치 피어에는 다양한 메뉴를 선사하는 식당들이 손님들을 유혹한다. 또 어린이용 오락실과 수산시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레돈도비치는 흰색 상어의 일종으로 알려진 조제트(Georgette)의 서식지로, 피어의 ‘샤크 어택’(Shark Attack)의 탱크에 전시돼 있다. 피어에서는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한편 피어에서는 다양한 음악 쇼가 연중 내내 펼쳐지며, 메이슨 리즈나 토니스, 브레이크 월(Breakwall) 등 다양한 레스토랑에서도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다.
보다 상세한 정보는 레돈도피어 어소시에이션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www.redondopier.com)을 살펴보면 된다.

2. 손님 접대로도 으뜸
한국에서 온 손님에게 새로운 맛과 멋을 선사하는데 이곳만큼 괜찮은 곳도 드물다. LA에서 거리도 멀지 않고 게찜 등 독특한 메뉴들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분위기지만 입과 눈이 모두 즐거운 곳이다.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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