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옐로스톤 밑에 자리한‘미국 속 알프스’

2012-08-03 (금)
크게 작게

▶ 그랜드티톤 국립공원

LA를 기준으로 여름방학 시즌에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국립공원을 꼽아 본다면 가까이로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시작으로 그랜드캐년 및 주변 국립공원, 그리고 멀리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일 것이다. 이 중 옐로스톤은 겨울에 방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여름에 관광객들이 집중된다. 만약 이곳까지 갔다면 빼먹지 말고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옆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그랜드 티톤(Grand Tetons) 국립공원이다. 마치 유럽의 알프스를 옮겨다 놓은 것 같은 아름다운 이곳을 한 번 찾아가 보자.

너무 아름다운 산봉우리‘세 개의 유방’뜻 명명
겨울엔 스키·여름엔 트레킹 천국… 잭슨호도 명물

■ 명칭의 유래
그랜드 티톤이란 명칭은 이 지역을 여행하던 프랑스인들이 엄청난 눈에 덮인 산봉우리들을 보고 감탄해 부른 ‘les Trois Tetons’에서 비롯됐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세 개의 유방’이란 의미인데, 왜 그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쳐졌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너무나 아름다운 대자연의 모습에 여성을 떠올렸던 것일까.

그러다 이 지역은 다시 ‘les Grand Tetons’로 불리기 시작했고, 오늘날 ‘그랜드 티톤’으로 정착했다고 볼 수 있다.

■ 그랜트 티톤은
와이오밍주에 위치해 있으며, 옐로스톤 국립공원 남쪽에 있다. 전체 면적은 220만에이커로 옐로스톤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옐로스톤이 지구의 생명을 느낄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모습을 선사하는 것에 비해 이곳은 장엄하면서도 수줍은 듯, 그러면서도 수려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는 정말 여성의 모습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물론 1만4,000피트에 육박하는 최고봉을 비롯해 어깨를 겨루고 있는 봉우리들의 날카로움과 기암괴석들의 조화만 놓고 보면 분명 남성적인 모습인데 말이다.

아무튼 웅장한 산세와 울창한 숲, 그리고 눈이 시린 호수들은 건조하고 투박한 환경에 익숙한 남가주 한인들에게는 정말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여기에 빙하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자연의 역사를 체험하게 만든다.

워낙 풍경이 뛰어난 탓에 많은 영화들이 이 지역을 배경으로 촬영되기도 했으며, 이곳은 192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주요 볼거리와 액티비티
이곳은 사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계절마다 즐길 것이 넘친다.

겨울에는 당연히 스키가 중심이지만, 여름에는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사슴 등 동물들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거대한 빙하가 만들어 놓은 잭슨 호수 등 여러 개의 호수가 있는데, 모터보트를 빌려 물살을 가르며 호수를 내려다보는 고봉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살필 수 있으며, 관광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보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또 곳곳에 유적지들이 있어 운치를 더하며, 케이블카를 이용해 고봉에 올라 국립공원의 수려한 모습을 한 눈에 담을 수도 있다.

다른 국립공원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각 일정에 따라 코스를 정하는 것이 우선이며, 공원 지도를 통해 구경할 것과 액티비티를 미리 정한 뒤 움직이는 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 옐로스톤과 연결하기
옐로스톤이나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모두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이다. 때문에 기왕에 만든 여행이라면 두 곳을 모두 돌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옐로스톤에서 그랜드 티톤까지의 거리는 옐로스톤 국립공원 서쪽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웨스트 옐로스톤 마을을 기준으로 하면 80마일 정도 남쪽으로 떨어져 있으며 운전시간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산악지역 도로를 이용하는 만큼 안전에 유의해야 하며, 특히 무리한 일정은 피하도록 한다.

두 국립공원을 모두 보기 위해서는 운전거리가 만만치 않은 것이 문제인데, 만약 이런 불편을 없애고 싶다면 한인 여행사들의 관광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도 경비와 관광을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9월까지 여름 기후… 일교차 커 두툼한 옷 준비

■ 가는 길

- 유타 솔트레익시티에서
약 290마일 떨어져 있으며 6시간 가까이 걸린다.

1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상하다 아이다호 펄스(Idaho Falls)에서 26번 도로(스완웰리 하이웨이)로 바꿔 탄 뒤, 동남쪽으로 내려간다. 다음에 만나는 31번 도로(파인 크릭 로드)로 갈아타면 북동쪽 방향으로 올라간다.

얼마 뒤 빅터(Victor)라는 마을에서 33번을 갈아타는데, 이 도로는 와이오밍주에 들어서면서 자동으로 22번 도로(티톤 패스 하이웨이)가 된다.

이 도로를 따라 계속 가다 보면 26번 도로(89, 189, 191번을 같이 쓴다)와 만나는 도시가 티톤 국립공원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잭슨시이다.

- 덴버에서
국립공원까지 550마일로 10시간 정도 운전해야 한다.

25번 프리웨이를 타고 샤이엔(Cheyenne)으로 간 뒤, 80번 프리웨이 서쪽 방향으로 바꿔 타 락 스프링스(Rock Springs)로 간다. 이곳에서 191번 도로 북쪽 방향으로 올라가면 잭슨시를 만나게 된다.

- 항공편
비용이 부담되지 않는다면 LA에서 잭슨시 인근 공항인 잭슨홀 공항까지 항공편으로 갈 수 있다.

잭슨시 북쪽에 자리 잡은 이 공항까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데, LA공항 이륙시간 기준으로 목적지까지 6시간 정도 걸린다.

■ 현지 기후
9월까지는 여름이기 때문에 쾌적한 편이다. 하지만 높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밤과 낮의 기온 차이가 크다.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즌 중 하나인 8월의 경우 평균 낮 최고기온은 화씨 79도지만, 최저기온은 크게 떨어져 40도 정도이며, 9월은 최고가 70도, 최저는 32도 정도로 벌써 겨울 냄새가 난다. 때문에 8월에 여행을 하더라도 두툼한 긴팔 옷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