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칩거하던 배트맨 다시 악당과 맞서다

2012-07-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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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 (The Dark Knight Rises) ★★★½(5개 만점)

▶ 스토리 복잡한 액션물 배트맨 시리즈 종결편

칩거하던 배트맨 다시 악당과 맞서다

배트맨과 베인이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공동 각본)하고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하는 ‘배트맨 시리즈’ 제3편 종결판으로 요란한 액션과 심각한 드라마를 섞은 준수한 작품이다. 그러나 시리즈 제2편보다는 못하다. 우선 액션이 지나치게 과다한데다가 내용이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 상영시간 146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자니 진이 빠진다. 영화의 72분을 Imax 카메라로 찍었다.

만화가 원전인 영화로 놀란은 황당무계한 만화적 요소와 액션과 함께 요즘 시의에 맞는 시사적 요인을 섞어 다분히 고차원적인 오락영화를 내놓았다. 특히 이 영화는 현대판 프랑스 혁명의 얘기와도 같은 플롯을 사용해 정치적 경제적으로 부패한 상류층을 비판하고 있다.

2편까지 나왔던 고정 인물들과 함께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 이들이 복잡하게 얽혀들어 얘기를 장황하게 이끌어 가는데 앙상블 캐스트의 화학작용이나 연기들이 좋다. 특수효과와 촬영 그리고 세트와 의상과 음악 등이 다 좋으나 영화를 보기가 즐겁다기보다 힘이 든다.


영화에서 가장 뛰어난 장면은 첫 장면. CIA가 얼굴에 마스크를 쓴 테러리스트 베인(탐 하디- 그는 잠깐 회상 장면을 빼고 영화 내내 마스크를 쓴다)을 체포해 압송하는 비행기가 공중 납치돼 분해되면서 베인이 탈출하는 이 공중촬영은 압도적이다.

고댐시티는 무법자로 지탄을 받은 배트맨 브루스 웨인(베일)이 자취를 감춘 지난 8년간 범죄 없는 평화로운 도시가 됐다. 브루스는 자기 집에서 집사 알버트(마이클 케인)의 돌봄을 받으면서 침울하게 칩거를 하는데 알버트는 브루스의 동면을 나무라며 다시 배트맨으로 나서라고 촉구한다.

알버트 외에 다시 등장하는 인물들은 브루스의 친구이자 배트맨의 온갖 기구와 무기를 만들고 관장하는 루카스(모간 프리맨) 그리고 시 경찰 커미셔너 고든(게리 올드맨). 브루스가 칩거를 마치고 공개석상에 나타나게 되는데 촉매가 된 것은 브루스의 집 금고에서 진주 목걸이를 훔친 주거침입 절도 전문가인 셀리나 켈리(앤 해사웨이). 셀리나는 캣우먼 복장을 하고 싸움도 잘 하는데 영화에선 캣우먼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 밖에 새로 등장하는 인물은 배트맨의 정의를 믿는 젊은 경찰 존 블레이크(조셉 고든-레빗) 그리고 대재벌회사의 고급간부로 클린 에너지 생산에 몰두하고 있는 섹시하고 아름다운 미란다 테이트(마리옹 코티야르). 그런데 미란다는 브루스의 사랑의 대상이 된다.

사악하고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민둥머리의 베인이 졸개들을 이끌고 월가의 증권거래소를 점령하면서 액션이 시작된다. 이어 베인은 도시와 외곽을 연결하는 교량을 파괴하고 경기가 벌어지는(하인스 워드가 보인다) 풋볼구장을 폭파하고 또 교도소의 흉악범들을 풀어놓으면서 도시는 완전히 혼란에 빠진다.

베인의 목적은 부패한 법조인과 정치인 및 재정 전문가들을 인민재판에 회부해 처벌하는 것. 여기서 베인의 과거가 회상식으로 설명되는데 그는 중동지방으로 보이는 곳의 마치 우물처럼 생긴 깊은 지하에 사는 사람들의 자손이다(이 부분이 애매모호하고 복잡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베인이 고든을 납치하면서 브루스는 다시 배트맨 복장을 하는데 완력으로 치자면 베인을 제압할 수가 없다. 그리고 브루스는 베인에 의해 지하에 갇힌다. 그가 이곳을 탈출해 베인과 막판에 박진한 육박전을 벌이는데 배트맨의 동조자가 된 셀리나와 배트 모빌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 끝에 가서 플롯이 깜짝 놀라게끔 급반전을 한다. 뉴욕과 피츠버그와 LA의 다운타운에서 찍었다. PG-13. WB.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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