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몰려드는 오퍼… 남가주 시장 ‘후끈’

2012-07-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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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불투명할 것이라는 올해 초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바이어들의 주택구입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불과 지난해 다르게 한 채의 주택에 여러 명의 구입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부쩍 늘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셀러들은 ‘좀 더 기다려 보자’는 판단에 리스팅을 거둬들여 매물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집을 당장 팔아야 하는 셀러도 리스팅 가격을 서서히 올리며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주택거래 1년전 비해 무려 21%나 급증
리스팅 가격 상향…“기다리자”매물철회도
렌트시 상승에“차라리 사는게 낫다”확산

◇ 하루 만에 오퍼 8건
LA 동부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한인 에이전트는 최근 달라진 주택시장의 열기를 몸소 실감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바이어에게 약 한달 가량 집을 보여준 뒤 드디어 바이어가 맘에 들어 하는 집을 찾고 오퍼를 준비했다. 매물이 시장에 나온 지 이틀이 지났지만 바이어가 공식적으로 집을 볼 수 있는 첫 날 바이어에게 집을 보여주고 다음날 바로 오퍼를 제출했다. 리스팅 가격보다 약 9,000달러 낮은 가격에 오퍼를 제출해지만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50%로 높은 편이라 다소 안심하고 리스팅 에이전트의 답변을 기다렸다.


홈 인스펙션이나 기타 조건도 까다롭지 않게 오퍼를 작성했기 때문에 잘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리스팅 에이전트로부터 온 답변은 달랐다. 불과 하룻밤 사이에 8명의 바이어가 오퍼를 제출했고 그 중 컨틴전시 조건을 10일로 단축해 완화시킨 바이어의 오퍼가 셀러 측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C에이전트의 오퍼는 ‘백업 오퍼’로 전환됐고 C에이전트 측은 첫 번째 오퍼의 진행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 남가주 4개 카운티 주택거래 증가
수년 만에 모처럼 되살아난 주택거래 경기는 올 봄부터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 정보 업체 데이터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남가주 지역의 주택거래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21%나 급증했다. 남가주 6개 카운티 중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카운티에서 모두 전년 대비 20%가 넘는 주택거래 증가량을 보였다. 벤추라 카운티 경우 주택거래가 지난해보다 무려 43%나 급증, 지역 주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가주 주택시장에서는 가격대별로도 고른 주택거래 증가세가 나타났다. 5월 중 거래량을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20만달러 미만대 매물의 경우 주택거래가 약 7% 증가했으며 20만~40만달러대의 경우 약 19%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80만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거래도 전년보다 약 12%나 증가하며 고가 주택시장의 회복세를 나타냈다.

◇ 주택가격도 고른 상승세
주택거래량 증가세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퀵사의 집계의 따르면 남가주 6개 카운티의 5월 중 주택 중간가격은 약 29만5,000달러로 2011년 5월에 비해 약 5.4% 상승했다. 카운티별로는 LA와 벤추라 카운티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카운티에서 주택 중간가격이 상승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가격 상승률이 5.7%로 가장 높았으며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주택가격도 약 4% 상승했다. 데이터퀵사는 최근 급증한 주택구입 수요가 주택가격 상승의 주요인이며 차압과 숏세일 매물이 급감한 점도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존 왈시 데이터퀵 대표는 “주택시장이 여러 불안요소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며 “현재 집을 처분하고 규모가 큰 집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왈시 대표에 따르면 주택가격 인하로 주택 처분 때 이익이 감소하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낮은 이자율, 낮은 재산세율의 혜택을 볼 수 있어 ‘큰 집 이사’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 ‘집 사는 편이 낫다’
애나하임 지역 중개인협회장인 스캇 브래디 브로커는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지와의 인터뷰에서 “‘집을 임대하는 것보다 구입하는 편이 훨씬 낫겠다’라고 말하는 고객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며 “최근 모기지 금리 수준과 주택 가격을 보면 테넌트들의 넋두리가가 당연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트룰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임대료 상승세는 전국적으로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전국 주요 도시 25곳 중 24곳에서 임대료가 상승했고 6월중 전국 임대료는 전년 대비 약 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료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되기 때문에 주택 구입 수요 증가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 ‘이 참에 집값 올리자’
주택 매물은 줄고 주택 구입 수요는 증가하자 집값을 올리는 셀러가 늘고 있다. 집을 주택시장에 내놓는 리스팅 가격이 수개월째 증가세로 향후 주택가격을 끌어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트룰리아에 따르면 6월 중 리스팅 가격은 전달 대비 약 0.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 대비로 소폭 상승률이지만 상승세는 5개월째 이어져 오고 있다. 만약 이같은 리스팅 가격 상승세가 1년간 이어질 경우 트룰리아 측은 연간 주택가격은 약 3~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룰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 100곳의 주택시장 중 84곳에서 분기 대비 리스팅 가격이 상승한 것 나타나 리스팅 가격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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