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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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된 요리-인문학 아우르는 학문

2012-07-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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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식학(Gastronomic Science)이란

미식학은 모든 의미에서의 먹을거리의 문화를 연구하는 과학이다.

‘미식학’(gastronomy)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19세기 초반 프랑스에서 정의되기 시작해 프랑스의 문화를 통해 유래했다고 알려져있다.

단순히 잘 먹는 것뿐 아닌
’자연의 근본’까지 이해해야
진정한 ‘미식가’ 로 인식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미식가와 요리사들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가 만들어졌고, 이후 두세기를 지나오면서 프랑스식 요리법을 규정하고 지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 기간에 현대적인 요식업이 파리에서 급격히 성장했는데, 1804년에는 혁명 전보다 5배나 많은 식당이 운영되고 있었다. 음식점의 숫자는 1825년까지 1,000여개로 늘어났고 1834년에는 2,000개가 넘었다. 미식가들은 안내서와 음식 비평으로 요리사에게 부와 명성을 얻게 해주었다.

미식가적 문헌들 또한 이 무렵에 탄생했다. 중요한 저자 중에는 장 앙뗄므 브리야 샤바랭과 그리모 드 라 레뉘에르 같은 현대 미식학의 선구자들도 있었다.

요리사들 중에도 앙투안 보빌리에(Antoine Beauvilliers, 1780년대 본격 레스토랑의 효시가 된 ‘그랑드 베타른 드 롱드르’를 오픈했고 1824년 오랫동안 권위를 인정받은 저서 ‘요리사의 기술’을 펴냈다)와 앙토넹 카렘(Antonin Careme, 현대 프랑스 요리의 기초를 세운 전설적인 요리사로 ‘왕들의 요리사’ ‘요리사들의 왕’으로 불렸다. ‘파리 왕실의 파티시에’ ‘프랑스 수석요리사’ ‘19세기 프랑스 요리법’ 등의 명저를 남겼다) 등이 요리사의 명예를 확고히 다졌다.

어원을 따져보면 처음의 ‘미식학’은 혀와 위의 만족을 위해 음식을 선택하고 소비하고자 할때 따라야 하는 규칙을 의미했다. 또 ‘미식가’(gastronme)는 사치스럽게 차려진 식탁을 선택하고 차려내며 제공하는 사람들로 정의되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단순히 잘 먹고 ‘멋지게 사는 것’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장되었으며 음식의 선택이라는 문제는 상당히 폭넓은 지식을 요구하며, 이 지식은 기술과 인문학 두 분야의 여러 학문을 아우르게 되었다. 오늘날 미식학은 단순히 ‘잘 먹는 것’의 의미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양학의 역사(경제와 생존), 미식의 역사(문화와 즐거움)가 합쳐져 ‘식량생산’ 자체에 내재한 ‘자연의 근본’이라는 단순하지만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해야만 진정한 미식가로 불릴 수 있다.

‘슬로푸드’의 창시자이자 브리야 샤바랭의 계승자인 카를로 페트리니는 “나는 미식가다. 폭식가와 다르며 식탁의 기쁨에 빠져서 먹을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에 무관심한 바보와도 다르다. 나는 먹을거리의 역사와 그것의 원산지를 알고 싶고 먹을거리가 내게 오기 전에 그것을 키우고, 운송하고, 가공하고, 요리한 사람의 손을 상상하고 싶다. 나는 내가 소비하는 음식이 먹을거리의 세계에서 다른 이들에게서 빼앗은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나는 농부들이 땅과 갖고 있는 관계, 그들이 좋은 먹을거리를 평가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모든 좋은 먹을거리를 누릴 권리가 있다. 즐거움 또한 모든 사람에게 속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고, 생태적 감수성이 없는 미식가를 탐욕스러운 바보로 부르며 오늘날 새로운 ‘미식’의 장을 열었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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