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티초크(Artichoke) 어떻게 먹을까

2012-07-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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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맛 다시게 하는 꽃봉오리

▶ 옛부터 연회장의 별미 음식

잘 익혀서 한 장씩 떼어 혓바닥에 올려놓고 아랫니로 가운데 연한 부분을 긁어먹는 아티초크는 모양도 희한하고 먹는 방법과 맛도 특별한 별미식이다. 마켓에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고, 식당에서 주문하면 열심히 잎사귀를 긁어 먹으면서도 조금은 야만적인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가끔 그 맛이 떠오르면 꼭 먹어줘야 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아티초크는 엉겅퀴의 한 종류로 지중해 지역이 원산인 사이나라 스콜리무스(Cynara scolymus)의 커다란 꽃봉오리다. 엉겅퀴는 상추 가족의 일원이며, 서양우엉과 선초크 같은 채소와 친척관계를 이룬다. 아티초크는 로마시대부터 연회의 별미음식으로 여겨져 요리되기 시작했다.

아티초크의 식용 부위는 잎사귀(포엽)의 아랫부분부터 연결된 꽃턱(화탁·Artichoke heart라고 부른다)으로 전체 봉우리를 받치고 있는 부분이다.
요리하면 익힌 무와 고구마의 중간 정도의 질감으로 잘라 먹는 맛이 꽤 괜찮다.


아티초크의 성질과 맛을 결정하는 것은 풍부하게 함유된 석탄산 물질이다. 표면을 자르면 잘린 부분이 아주 빠르게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는 석탄산이 산소와 반응해 유색의 복합물들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익히지 않은 것은 심하게 떫은맛이 나는데 이 역시 석탄산과 우리 타액 속 단백질 사이의 반응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익히면 이 두 가지 효과가 모두 최소화되어 과육은 전체적으로 약간 어두운 색조를 띠게 되고 떫은맛을 내는 석탄산도 거의 사라져 쉽게 먹을 수 있다. 이 석탄산은 훌륭한 항산화 효과와 콜레스테롤 감소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신장과 간장의 기능을 돕는다. 또 사이나린(Cynarin)이라는 이름의 석탄산은 아티초크를 한 입 베어 문 다음에 다른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에서 단맛이 나게 만드는 특이한 효과를 내기도 한다.

잎사귀 끝부분의 뾰족한 가시를 가위로 잘라내고 흐르는 물에 씻어 레몬과 함께 넣어 25~25분 정도 삶으면 된다. 하나씩 떼어 아랫니로 잎사귀의 가운데 연한 부분을 긁어 먹는다. 보통 딥에 찍어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잎을 다 떼고 나면 가운데 흰 보푸라기 부분을 제거하면 아티초크의 하이라이트인 아티초크 하트가 모습을 드러내고, 이를 맛있게 먹으면 된다.

흰 캔이나 병조림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종류는 다 자란 꽃이 아니라 가장 굵은 줄기의 아래쪽 꽃대들에 잘린 작은 꽃봉오리들이다. 전체 크기가 현저히 작지만 잎사귀와 꽃턱이 부드러워 모두 먹을 수 있다. 초절임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샐러드, 파스타, 피자, 디핑소스 등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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