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벤더

2012-07-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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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큼한 향·맛~ 몸이 깨어난다

▶ 라벤더 페스티벌 체리 밸리 방문기

팜스프링스 인근, 체리밸리의 하이랜드 스프링스 리조트(Highland Springs Resort)에서 라벤더 페스티벌이 열렸다. 올해 8회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매년 6월 말 즈음 개최된다.

풋풋하고 싱그러운 봄의 라벤더를 지나 여름의 라벤더는 호화롭고 화려한 모습과 향을 자랑한다. 가을이 되면 열매가 무르익듯 꽃이 절정을 이루고, 겨울의 라벤더는 따스하고 비옥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라벤더가 가장 아름다운 이
계절에 맞춘 축제는 라벤더를 마음껏 즐기고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숙박시설과 유기농 농장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삶이 무엇인지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이곳에는 캘리포니아에서 보기 드문 라벤더 필드가 우아한 보랏빛 물결을 연출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작은 벌레 하나도 죽이지 않는 방식을 이용해 재배하는 100% 유기농 라벤더다.


라벤더 필드를 거닐고, 라벤더를 이용해 만든 음식을 맛보며, 직접 짜낸 라벤더 오일과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금방 밭에서 잘라온 라벤더를 리번으로 묶어 판매하니 가장 신선한 라벤더를 구입할 수 있기도 하다.

라벤더를 가공해 만든 각종 제품도 판매하는데, 라벤더 소금과 후추, 꿀, 시럽, 설탕, 허브티도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다. 라벤더를 이용한 여러 가지 음식은 향기와 맛이 여름과 너무나 잘 어울리면서 몸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듯 했다.

<하이랜드 스프링스 리조트>
농약 안쓰는 농장… 채식 레스토랑 유명
2,400에이커의 대지에 라벤더 필드와 우거진 올리브 그로브를 비롯해 감, 살구, 오렌지, 레몬나무 등이 즐비하다. 규모가 크기는 않지만 닭, 염소, 돼지, 양을 키우는 축산업과 각종 채소를 키우는 123 유기농장(123 Farm Organics)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화학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노-킬 폴러시(no-kill policy)를 고수하며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동식물을 재배한다. 리조트 역시 최신식 시설을 갖춘 현대식과는 거리가 먼 시골 농가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리조트 내 농장스러우면서도 품격을 갖춘 레스토랑 더 그랜드 오크 스테이크 하우스(The Grand Oaks Steakhouse & Bar)에는 유럽의 많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독일인 셰프 스판테 웩(Stefan Weck)이 농장에서 재배한 식재료로 훌륭한 요리를 선보인다.

1,100년 된 참나무도 가지고 있는 이 리조트는 1884년에 빅토리안 스타일의 3층짜리 건물이 세워졌으며, 1927년 이를 사들인 허시(Hirsch) 형제에 의해 현재 모습의 초석을 마련했다. 채식 식당을 오픈하고, 직접 포도와 채소를 재배하며 각종 질병과 투병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요양지로 사용되었다.


이후 1948년 유대인 가족이 사들여 유흥목적으로 사용하다 1970년 화재로 많은 부분을 손실했으나 이후 재건되어 지금은 92%가 비영리 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나머지 8%의 공동 투자자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녹색회와 연결돼 있어 대학생 중심으로 자원봉사 형태의 인턴십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주소 10600 Highland Springs Ave. Cherry Valley, CA 92223라벤더


라벤더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

<라벤더의 종류>
*프렌치 프로방스(French Provence)-짙은 청보라색을 띤 것으로 색감이 제일 선명하고 아름답다. 사막처럼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도 가장 잘 자라는 종류이며, 오일 함량이 많아 에센셜 오일 추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종류이다.

*잉글리시 또는 트루 라벤더(English, True Lavender)-프렌치보다 조금 옅은 보라색을 띤 것으로 은은한 향을 뿜어내고, 프렌치 프로방스와 섞어서 요리에 많이 사용되는 종류이다. 잉글리시, 트루 라벤더 또는 베라(Vera)로 부르기도 한다.

*화이트 라벤더 또는 그로소(White Lavender, Grosso)-옅은 분홍색을 띠어 거의 흰색처럼 보이는데 향이 선명하고 짙다. 다발을 만들어 건조키시면 2~3년까지도 향을 간직하고 있다.

<라벤더의 효능>
라벤더는 건조한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허브로 말로 형용하기 힘든 향기를 뿜어내는데, 이 세상에는 없는 향기를 맡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황홀한 이 향기는 우리 몸의 각종 질병을 완화해 주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치유능력을 가지고 있다. 에센셜 오일을 이용한 향기요법만으로도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불면증을 완화해 준다.

차로 마시거나 요리에 이용해 섭취하면 입 냄새와 복통을 가라앉히고 개스가 차지 않도록 도와준다. 특별히 기관지에 좋아 목감기, 인후염, 기관지염이나 감기에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에센셜 오일을 피부에 직접 바르면 상처를 낫게 하는 항염증, 피부 재생효과가 있어 여드름, 피부염, 종기, 습진을 치료해 주기 때문에 비누나 기초 화장품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마사지를 해주면 근육통과 류머티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녹색회에서 방문한 대학생들. 왼쪽부터 김혜진, 고혜리, 박은, 조은해씨.


라벤더 소금과 후추.

라벤더 이용한 요리
라벤더를 요리에 응용하려면 꽃만 따서 말려놓은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마켓의 스파이스 코너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한식에 라벤더를 응용한 레서피는 거의 없지만, 조청에 섞거나 떡을 만들어도 꽤 잘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녹차와 섞은 라벤더 차는 고기를 먹은 후 입안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데 좋겠다. 진하게 만든 생강 대추차에 같이 넣어도 향기와 맛의 밸런스가 잘 맞겠다. 서양요리에서 라벤더는 레몬과 단짝이다. 라벤더 향이 레몬과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더욱 섬세하고 아름다워진다. 생소하지만 손쉽게 응용해 볼 수 있는 라벤더 레서피를 알아보자.

*라벤더 생강 레모네이드
라벤더 생강시럽 재료: 설탕 1컵, 생강 4온즈, 식용 라벤더 2큰 술, 레몬 2개 분량의 껍질 간 것, 물 2컵
레모네이드 재료: 라벤더 생강 시럽, 물 4컵, 레몬즙 1/2컵

만들기
1. 먼저 라벤더 생강 시럽을 만든다. 푸드 프로세서에 설탕, 생강, 라벤더와 레몬껍질을 넣고 1분 정도 곱게 간다.
2. 소스팬에 1을 옮겨 담고 물을 부어 1분 정도 끓인 후 체에 밭쳐 걸러내고 식힌다.
3. 피처에 2의 시럽을 붓고, 물과 레몬즙을 넣어 섞은 후 얼음을 넣어 차갑게 서브한다.

*라벤더 크림치즈 프로스팅
재료: 크림치즈 11온스, 버터 2스틱, 레몬 껍질 간 것 2작은 술, 레몬 즙 3큰 술, 식용 라벤더 곱게 간 것 1큰 술, 바닐라 엑기스 1¼작은 술, 가루설탕 3컵

만들기
1. 크림치즈와 버터는 상온에 두어 부드럽게 한다.
2. 큰 보울에 크림치즈, 버터, 레몬껍질 간 것, 레몬즙, 라벤더, 바닐라를 넣고 잘 섞어준다.
3. 핸드믹서를 가동하며 천천히 가루설탕을 부어서 부드럽게 섞이도록 한다.
4. 바닐라 컵케익의 프로스팅으로 좋다.

*라벤더 꿀을 바른 닭가슴살 구이
재료: 화이트 와인 비니거 3/4컵, 레몬껍질 간 것 1/4컵, 레몬즙 1/2컵,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1/4컵, 라벤더 꿀 1/4컵, 라임즙 1 1/2작은 술, 소금 1작은 술, 후추 1/4큰 술, 뼈와 껍질 없는 닭가슴살 8개

만들기
1. 큰 보울에 비니거, 레몬껍질 간 것, 레몬즙, 오일, 꿀, 라임즙, 소금과 후추를 넣고 섞은 후 닭가슴살을 넣어 재둔다. 냉장고에 넣어서 4시간 정도 보관하면 된다.
2. 그릴에 불을 올리기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차가운 기운을 식힌다. 그릴을 가열하고 닭가슴살을 올려 5분에 한 번씩 돌려주며 고루 굽는다. 중간 중간 소스를 덧발라주면서 굽는다.
3. 15~20분 정도면 충분히 완전히 익는다.

라벤더를 이용한 여러 가지 디저트와 음료도 인기가 많았다.

라벤더는 말려서 보관해도 향기가 2~3년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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