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니는 사람마저 예술이 되는 도시, 파리

2012-06-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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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유럽

미술 건축 음악 패션 음식…
진정한 멋과 낭만에 취하는 곳

전 세계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도시 2곳을 들라면 아마 파리(Paris)와 로마(Rome)가 첫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낭만의 도시 파리는 세느 강 주변으로 아름다운 건축물과 수많은 카페, 연인들이 손짓하는 곳, 고대문명의 도시 로마는 2,000년된 유적들이 경이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이 두 도시는 평생 뉴욕만을 예찬했던 영화감독 우디 앨런을 생애 만년에 불러낸 곳이기도 하다. 뉴욕에 관한 영화만을 만들던 그는 지난 해‘파리의 자정’(Midnight in Paris)을 만들어 대히트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사랑과 함께 로마로’(To Rome with Love)를 개봉, 연달아 달콤한 사랑의 코미디로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파리와 로마는 살아 있는 동안 반드시 가 봐야 할 여행지. 당일치기로 대충 둘러보지 말고 기왕이면 며칠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구경하면서 골목골목 걸어보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며 현지인들의 모습과 일상을 눈과 마음과 사진에 담아오는 것이 좋겠다.‘두 도시 이야기’를 현지에서 찍은 사진들을 위주로 간단하게 소개한다.

●파리(Paris)
매년 4,500만명이 방문하는 아름다운 파리는 나폴레옹 3세(나폴레옹 1세의 조카)가 만들어놓은 작품이다. 19세기 중반 파리는 좁은 길들이 미로같이 얽혀 있고 루브르궁 같은 역사적 건물들은 허름한 건물들에 둘러싸여 그 위용을 나타내지 못하는 무질서한 모습이었다. 파리보다 현대적이었던 런던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나폴레옹 3세는 황제가 되자마자 1853년 오스만 남작을 파리 지사로 임명하고 새로운 파리 건설에 착수했다.


오스만은 최초로 도시 전체를 체계적으로 건설, 근대화된 파리를 창조했다. 기차역과 주요 광장들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대로를 만들고 도로 주위에는 오스만 양식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건물들이 들어섰다. 상수도와 하수도를 정비했고 파리 각지에 크고 작은 녹지가 조성됐으며 주택과 함께 각종 공공시설과 문화시설이 세워졌다. 오스만의 새로운 파리는 대성공을 거두어 서구 세계 각지 도시들의 모델이 되었으며, 그 모습이 오늘날까지도 큰 변화 없이 보존되고 있다.

뉴욕, 런던에 이어 세계 3위의 도시로 평가받는 파리는 프랑스 최대의 도시로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며 미술, 패션, 음악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중심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시내에는 수많은 역사적 건축물들과 뮤지엄들이 즐비하며 명품과 패션의 거리 샹젤리제, 미식가들의 천국인 맛있는 요리 등으로 유명하다. 에펠탑과 개선문, 노트르담 성당, 루브르 박물관 외에도 위인들의 묘지 팡테옹, 대통령의 공식 관저 엘리제 궁전, 샤펠 성당, 프랑스 국립도서관, 몽마르뜨르 언덕 등이 주요 방문지로 꼽힌다.

에펠 탑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 만국박람회의 출입문으로 지어진 파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81층 높이)이다. 귀스타브 에펠이 건축한 이 철제탑은 당시엔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라고 비난받았으며 20년 후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탑을 통신용도로 사용하게 되면서 살아남아 지금은 파리의 상징이 되었다. 3개 층이 방문객들에게 개방돼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올라갈 수 있다. (사진 ④)

개선문
1806년 나폴레옹 1세의 아우스터리츠 전승 기념으로 짓기 시작, 30년 후 준공된 세계 최대의 개선문이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살아서 완성을 보지 못했고, 1840년 그의 유해가 파리로 이장될 때 이 문을 지나갔다. 고대 로마의 개선문을 모델로 한 것으로, 개선문 아래에는 제1차 세계대전의 ‘무명용사의 무덤’이 있다. (사진 ③)

노트르담 대성당
시테 섬에 있는 프랑스 고딕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성당. 빅토르 위고의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해 유명해졌으며 지금도 가톨릭교회의 파리 대주교좌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 ②)

루브르 박물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모나리자’와 ‘밀로의 비너스’ 앞에는 언제나 관람객들이 진을 치고 있다. 광장에는 1987년 건설된 유리 피라미드가 있는데 수백년 된 루브르궁의 건축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도 있었으나 역사와 현재를 아우르는 매혹적인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카페 마고
파리는 카페의 도시다. 파리에 가서 카페에 앉아보지 않았다면 파리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중에서도 120년이 넘는 원조, 카페 마고(Cafe Les deux Magots)와 카페 플로르(Cafe de Flore)는 길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 경쟁업소로서 사르트르, 보부아르, 피카소, 브라크 등 유명한 예술, 문학인들이 내 집처럼 드나들었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파리지엔들로 북적이는 카페 마고의 전경. (사진 ①)


<글·사진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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