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0년 시공의 숨결에 가슴벅찬, 로마

2012-06-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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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유럽

▶ ●로마(Rome)

찬란한 서양문명이 시작된 곳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유적지

‘세계의 수도’(Caput Mundi) 또는 ‘영원한 도시’(la Citt Eterna)
라고 불리는 로마는 일찍이 로마제국 시대에는 세계의 중심지였고, 로마제국이 멸망한 뒤에는 로마 가톨릭의 중심지였으며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를 지내면서 찬란한 서양문명의 발상지로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란 말처럼 2,000년 넘는 역사와 유적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 고대 건축물과 예술품의 보고이기도 하다. 로마 시내에는 교황이 거주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바티칸 시국이 자리 잡고 있다.

로마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아주 빨리 다녀도 이틀이 걸린다. 첫째 날은 오전에 트레비 분수, 판테온, 산 피에트로 사원, 진실의 입을 방문하고 오후에 포로 로마노, 콜러시엄, 산피에트로 성당, 인 빈콜리 교회 등 시내 유적지를 관광한다. 둘째 날은 오전에 바티칸 박물관과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정화 천지창조를 관광하고, 오후에 산타마리아 마조레 교회, 카타콤, 아피아 고대도로 등 기독교 역사에 관련된 곳을 돌아보는 것이다. 하루 더 여유가 있다면 남쪽으로 내려가 비극의 도시 폼페이를 둘러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이밖에 베네치아광장, 바티칸광장, 포폴로광장, 나보나광장 등 수많은 광장과 근대미술관, 보르게세미술관, 로마국립박물관, 카피톨리노박물관 등 박물관들이 있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당과 옛 건축물에도 많은 미술품이 보존되어 있다.

콜러시엄
이탈리아의 가장 유명한 고적이며 현대 스포츠 경기장의 원형이 된 콜러시엄은 한번에 7만 명을 수용하는 당시 최대 규모의 원형경기장으로, 각종 시설과 정교한 무대장치, 햇빛 가리는 조립식 천막지붕까지 지금 기준으로도 완벽한 공연시설이었다. 로마는 주후 74년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한 후 거기서 얻은 보물과 유대인 포로 4만명을 동원해 이 건물을 짓게 했다. 608년까지 경기장으로 사용됐고, 중세에는 군사 요새로 이용되다가 그 후에는 건축자재의 채석장이 되어 황폐해졌다.

바티칸 시국
세계 가톨릭의 중심인 성 베드로 대성당은 그 규모와 화려함에 입이 벌어지는 건축물로, 어마어마하게 크고 아름다운 내부는 말할 것도 없고, 웅장한 기둥들이 둥글게 도열해 있는 성베드로 광장, 한 가운데 서있는 이집트 오벨리스크,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돔지붕 등 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 바티칸 박물관에는 수많은 전시실과 홀, 갤러리아, 도서관에 셀 수 없이 많은 진귀한 예술품과 자료들이 보관돼 있고, 시스틴 성당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천지창조’와 벽화 ‘최후의 심판’은 아직도 보는 사람을 전율케 한다. 사진은 바티칸 박물관 정원에 있는 유일한 현대 조형물 ‘구 안의 구’. 환경오염에 황폐해져 가는 지구를 상징한다고 한다. (사진 ②)

트레비 분수
로마는 분수의 도시라고 할 정도로 분수가 많은데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것이 트레비 분수다. 바다의 신 넵튠과 4계절의 여인들이 바로크 양식의 대리석으로 조각돼 있다.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 분수에는 매일 3,000유로 정도가 쌓이는데 로마시가 밤마다 수거하여 문화재 보호에 쓴다고 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에워싸고 있는지 가까이 가기도 힘든 곳이다. (사진 ①)

스페인 광장
영화 ‘로마의 휴일’에는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 곳 계단을 내려올 때 공주의 뒤를 밟던 그레고리 펙이 다가와 우연히 만난 척 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 봤던 것보다는 작고 별 볼일 없지만 그래도 계단은 젤라또를 먹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사진 ④)

포로 로마노
기원 전 6세기부터 로마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던 로마의 공회장 유적지. 서로마제국이 망하면서 방치돼 토사 아래 묻혔다가 19세기부터 발굴이 시작됐다. 원로원 의사당, 황제의 개선문, 줄리어스 시저 신전, 바실리카 등이 로마 시내 한가운데 서있다. (사진 ③)


<글·사진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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