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기지 리캐스팅’아시나요

2012-06-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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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일부 상환으로
페이먼트 낮추는 것
비용 저렴·절차 간단
이자율은 변동 없어

요즘 재융자에 대한 관심이 무척 뜨겁다. 융자업계 한 관계자는 쏟아지는 문의전화에 그저‘정신이 없다’는 한마디로 재융자 수요 급증 현상을 대변했다. 이자율이 수 주째 4% 미만(30년 고정)을 유지하자 그간 재융자를 계획했던 주택 소유주들이 하나둘씩 재융자를 신청하고 있다. 만약 기존 페이먼트를 낮춰보겠다는 것이 목적이라면‘모기지 리캐스팅’(Mortgage Recasting)도 고려해 볼만하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지만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모기지 리캐스팅을 통해 페이먼트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비용도 저렴하고 절차도 간소한 모기지 리캐스팅에 대해 알아본다.

■모기지 원금 일부 상환


모기지 리캐스팅이란 한마디로 현재 남아 있는 모기지 원금의 일부를 상환하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매달 납부하는 페이먼트 금액을 낮추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재융자와 다른 점은 대출기간이나 이자율 등 기존의 대출조건에는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재융자의 경우 새 융자가 시작되는 것인 반면 리캐스팅은 현재의 대출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페이먼트만 줄이는 방식이다. 따라서 남은 대출기간이 20년이라면 20년 동안 조정된 페이먼트를 계속 납부하게 된다.

기존의 대출조건에 손을 대지 않기 때문에 리캐스팅의 경우 비용이 저렴하고 절차도 간소하다. 최근 재융자 신청 기각사유로 주택 감정가가 많이 지적되는 반면 리캐스팅 절차에서는 주택감정 절차도 생략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웰스파고 은행 등은 모기지 리캐스팅 비용으로 약 250달러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 이자율 모기지가 주대상

모든 모기지 대출이 리캐스팅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로 고정 이자율이 적용된 대출의 경우만 리캐스팅 신청이 가능하고 변동 이자율 대출을 대상으로 리캐스팅이 실시되는 경우는 드물다. 또 컨벤셔널 융자나 컨포밍 융자 등은 대부분 리캐스팅이 가능하지만 FHA 융자, VA 융자 등은 리캐스팅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출 금액이 높은 점보 융자도 사례별로 일부 리캐스팅이 가능한 경우가 있어 은행 측과 문의해 보면 좋다.

은행별로 리캐스팅 신청에 필요한 모기지 일시 상환액 기준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웰스파고 은행 대출자의 경우 5,000달러 또는 잔존 모기지 원금의 10% 중 큰 금액을 상환해야 모기지 리캐스팅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페이먼트 연체 기록이 없고 크레딧 점수를 680점 이상 유지해야 모기지 리캐스팅이 가능하다.

■목돈 생겼을 때 시도해 볼만

모기지 리캐스팅이 가장 적합한 경우는 기존 보유 주택을 아직 처분하지 못한 채 새 집을 구입한 경우다.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해 발생한 차익으로 새 집 구입 때 대출받은 모기지 원금의 일부를 상환하면서 모기지 리캐스팅을 신청할 수 있다. 주택시장이 불경기일 때 이같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모기지 리캐스팅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다. 퇴직금이나 유산상속으로 목돈이 마련됐을 때에도 모기지 리캐스팅을 통해 페이먼트를 낮출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모기지 리캐스팅에 관심이 있다면 재융자와 비교해 몇 가지 고려해 볼 점이 있다. 단순히 페이먼트 금액을 낮추려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라면 모기지 리캐스팅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기지를 조기에 상환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재융자를 통해 대출기간을 단축시키거나 매 2주 납부 프로그램 등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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