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야흐로 재융자 계절… 이유는 제각각

2012-06-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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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사례로 본 다양한 실태

모기지 금리 하락의 끝이 안 보인다. 4월(19일 마감기준)부터 시작된 모기지 금리의 하락행진이 8주째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3주 연속 사상 최저금리를 갈아치우기까지 했다.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약 3.67%로 업계에서는 낮아도 너무 낮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자율이 내려가면 주택시장에서는 두 가지 기대심리가 작용한다. 이자율 하락에 따른 주택구입 수요 증가와 페이먼트를 낮추려는 재융자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자율 하락 속도가 빠르다보니 최근 재융자를 실시한 대출자도 다시 재융자를 고려할 정도다. 최근 재융자를 실시한 3명의 사례를 통해 재융자를 실시한 이유, 과정 등을 들여다본다.

금리 낮아 1·2차 모기지 상환하고 여윳돈 마련
크레딧 오류로 이자율 높아… 정정 후 리파이낸싱
페이먼트 줄어든 만큼 렌탈 프라퍼티로 활용 계획

■재융자 후 찾은 마음의 여유
신시아·올랜도 귀앙 부부는 4년 만에 어렵사리 재융자에 성공했다. 2008년 1, 2차 융자에 대한 재융자를 시도했으나 당시 감정가가 너무 낮게 나오는 바람에 재융자에 실패하고 최근 낮은 이자율로 재융자를 받았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일하는 신시아씨와 검안의인 올랜도는 48세 동갑내기로 샌디에고 해안가 인근에 위치한 현재 주택을 99년도에 41만7,000달러에 구입했다. 건평 약 2,500평방피트로 침실 4개를 갖춘 귀앙 부부의 주택은 76년도에 지어진 건물로 부부는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재융자를 실시한 바 있다.

부부가 최근에 재융자를 통해 대출 받은 금액은 67만4,500달러. 새로 대출받은 모기지로 기존의 1차 모기지 금액인 41만2,000달러(20년 고정)와 주택담보 신용대출액 24만8,000달러를 모두 상환했다. 그리고 재융자 실시에 들어간 비용을 모두 지불한 뒤에도 일부 현금까지도 대출받을 수 있었다.

부부가 재융자를 통해 적용받은 이자율은 4.375%(30년 고정)로 재융자 후 월 페이먼트 금액이 무려 약 1,500달러나 줄었다고 한다.

부부는 “대출기간이 연장되긴 했지만 일단 페이먼트 부담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어 여유롭다”며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길 때 추가로 모기지를 갚아나가 상환을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부의 이번 재융자가 쉽지만은 않았다. 과거 재융자 경험에 비춰 여러 조건이 까다로워 자칫 실패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 부부의 경험담이다. 특히 재융자 승인 때 핵심 조건인 주택담보 인정(LTV) 비율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

이번 재융자를 통해 받은 주택 감정가는 90만달러로 대출액과 비교하면 LTV가 약 75%로 은행 측의 가이드 라인에 조금 못 미쳤다. 그러나 은행 측의 ‘특별 배려’로 재융자를 받게 됐다.

부부는 “이번 재융자 과정이 예상했던 것보다 쉽지 않았다”며 “변동 이자율이 적용되던 2차 모기지를 낮은 이자율에 하나의 모기지로 묶을 수 있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재융자 후 심정을 밝혔다.


■크레딧 오류로 재융자 불가피
올해 54세로 에너지 효율 프로그램 업체 디렉터인 마이크 맥칸스는 크레딧 보고서상의 오류 때문에 주택 구입 후 수개월 만에 재융자를 하게 된 특이한 사례다.

맥칸스가 버지니아주 마틴스빌에 위치한 약 4,100평방피트 규모의 집을 구입한 것은 지난해 7월. 당시 맥칸스가 적용받은 융자조건은 25년 고정에 이자율은 5.99%로 당시 이자율 시세와 비교해도 꽤 높은 편이었다.

맥칸스가 이처럼 불리한 이자율을 적용받게 된 사연은 크레딧 리포트상에 자동차 할부금 연체 기록이 오류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당시 개인 사정상 서둘러 주택을 구입해야 했던 맥칸스는 오류를 정정할 겨를도 없이 구입 결정을 빨리 내려야 했다. 우선 주택을 구입한 뒤 오류를 정정하고 재융자에 나서기로 마음먹은 것.

당시 계획 대로 맥칸스는 크레딧 유니온과 크레딧 에이전시를 상대로 오류를 바로 잡은 뒤 올해 2월 온라인 모기지 업체인 ‘퀵큰 론스’(Quicken Loans)를 통해 재융자에 나섰다. 크레딧 오류를 정정한 뒤 실시한 재융자는 의외로 너무 수월했다. 감정가도 시세와 거의 비슷하게 나와 재융자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맥칸스는 이번 재융자를 통해 월 페이먼트가 200달러 올랐다. 대출기간을 25년에서 15년으로 앞당겼기 때문. “페이먼트가 오르는 ‘아픔’이 있지만 상환을 10년 앞당길 수 있어서 이번 재융자는 좋은 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페이먼트 낮춘 뒤 임대할 계획
모기지 금리가 끝없이 떨어지자 집을 산 지 불과 1년밖에 안된 빌 티에니도 재융자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3월 필라델피아 지역에 약 1,000평방피트 규모 콘도를 구입한 티에니는 올해 2월 재융자를 실시해 이자율과 페이먼트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티에니가 지난해 구입한 콘도의 금액은 29만7,000달러로 당시 25% 페이먼트를 내고 융자를 받았다. 문제는 당시 적용받은 이자율. 티에니가 콘도를 구입할 시기에 이자율이 급작스럽게 상승세를 타는 바람에 5.125%(30년 고정)라는 높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티에니가 최근 재융자 때 적용받은 이자율은 3.75%로 지난해에 받은 이자율보다 무려 1.375%포인트나 낮아졌다. 티에니는 재융자를 통해 페이먼트를 낮췄지만 그래도 재융자 전과 같은 금액의 페이먼트를 납부하고 있다. “페이먼트를 조금씩 더 내면서 모기지 원금을 빨리 갚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 이유다.
올해 26세로 미혼인 티에니는 5, 6년 후쯤 현재 살고 있는 콘도에서 이사 나갈 계획이다.

대신 콘도를 임대해 임대수익을 올릴 계획으로 “재융자를 통해 페이먼트를 낮췄기 때문에 임대료를 낮춰 테넌트를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티에니의 이번 재융자 경험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다. 감정가가 다행히 잘 나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서류 진행과정도 주택 구입 때와 마찬가지로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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