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든 지표 상승세… 주택시장‘술렁’

2012-06-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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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재판매 중간가 작년보다 10%↑ 거래량도 전달보다 3.4% 증가 서부지역 신규주택 판매 28% 상승

주택시장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최근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재판매 주택은 물론 신규 주택에 대한 거래가 늘고 있고 덕분에 주택 거래도 오름세를 탔다. 한동안 주택 구입을 망설이던 잠재 주택 수요도 이같은 주택시장 회복세에 동참해 곧 주택 구입에 나설 분위기다. 주택시장 회복세에 자신감을 얻은 건설업체들도 신규 주택 공급량을 늘려가고 있어 매물 가뭄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다.

■수요 증가 및 급매물 거래 감소
3월중 주택가격이 전달 대비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방주택금융국(FHFA)은 지난달 23일 3월 전국 주택가격이 전달 보다 약 1.8% 올랐다고 발표했다. 발표가 있기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하락을 예측했다. 상승을 전망한 전문가도 상승폭이 1%를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3월 중 주택가격은 시장의 예측을 깨고 반등해 주택시장이 이미 회복세로 접어들었음을 나타냈다. 앤드루 르벤티스 FHFA 연구원은 “주택구입 여건 향상으로 수요는 증가한 반면 매물은 감소세여서 주택가격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오른 것으로 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집계에서도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협회는 4월 중 재판매 주택의 중간가격이 1년 전보다 약 10% 오른 17만7,400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주택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은 2010년 여름 이후 처음이다.

협회는 4월 중 주택거래에서 급매성 매물에 대한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주택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4월 중 숏세일 및 차압매물 거래는 전체 주택거래 중 약 28%로 1년 전(37%)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매 주택 거래 증가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4월중 재판매 주택 거래량은 약 462만채(연율 환산)로 전달보다 약 3.4% 증가했다. NAR 측은 올해 재판매 주택에 대한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약 460~470만채(연율 환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중이다. 지난해 재판매 거래량은 약 426만채로 집계된 바 있다.

주택 거래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주택 구입 여건이 나날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 낮은 이자율과 주택 가격 하락이 잠자던 주택 수요를 깨우고 있다. 또 최근 일자리가 증가세이며 매물이 줄고 있는 점도 주택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현재 모기지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에서 꿈쩍 않고 있다. 5월 마지막 주(5월31일 발표기준) 모기지 금리는 3.75%(30년 고정)로 3주 연속 사상 최저치 갱신 행진을 이어갔다.


■신규 주택 시장 개선 뚜렷
신규 주택 판매도 증가세로 전반적인 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이다. 연방 상무부는 지난달 23일 4월중 신규 주택 약 34만3,000채(연율 환산)가 판매됐다고 발표했다. 4월중 판매량은 전달대비 약 3.3% 증가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33만채)를 초과했다.

지역별로는 중서부 지역의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띄었다. 중서부 지역에서 판매된 신규 주택은 전달 대비 약 28% 증가했다. 이어 서부 지역은 약 27.5%, 북동부 지역은 약 7.7% 판매량 증가를 보인 반면 남부 지역만 유독 약 11%대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판매 증가로 신규 주택의 중간 가격은 약 23만5,700달러로 전달 대비 약 0.7% 상승했다.


신규 주택 공급이 늘고 있는 점도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최근 주택 시장의 가장 큰 우려인 매물 부족 현상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 주택 시장에 공급된 신규 주택량은 약 14만6,000채로 전달보다 소폭 증가했다. 3월중 신규 주택 공급량은 약 14만4,000채로 6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바 있다.

최근 주택 수요 및 거래가 증가하면서 신규 주택의 재고기간도 단축 추세다. 3월 중 주택시장에 공급된 신규 주택량을 소진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약 5.2개월이었으며 4월에는 5.1개월로 줄었다.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는 지난 2005년 약 128만채로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 약 30여만채로 곤두박질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주택이 전체 주택매물 중 차지하는 비율은 약 6.7%로 매우 낮았다. 주택시장 호황기의 평균 비율인 1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다. 주택 수요가 사라지며 주택 건설업체들이 신규 주택 공급에 몸을 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와 함께 신규 주택 건설에 나서는 업체가 늘고 있어 신규 주택 공급량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체 자신감 회복
주택시장 회복세와 함께 주택 건설업체들의 신뢰도가 큰 폭으로 개선중이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웰스파고 은행이 공동 집계하는 주택 건설업 신뢰지수는 최근 지난 5년 사이 가장 높은 29로 상승했다. 건설업계의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해 최악으로 지수가 14까지 하락한 바 있다.

향후 6개월간의 주택 거래에 대한 지수도 지난번 조사 때(31)보다 상승한 34를 기록했으며 바이어의 구입 활동에 대한 지수는 2007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23으로 집계됐다.

대형 주택 건설업체 톨브라더스의 더글라스 이얼리 CEO는 “주택시장이 강한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올 봄 주택시장의 성적이 주택시장 침체 후 가장 양호하다”며 주택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비쳤다.

업계의 자신감 회복은 신규 주택 착공실적에서 잘 나타난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신규 주택 착공건수는 전달보다 약 2.6% 증가한 약 71만7,000채(연율 환산)로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전문가들 주택시장 바닥 확신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도 주택시장이 바닥에 이르렀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패트릭 뉴포트 HIS 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이 현재 바닥 확인을 시도 중이다”라고 단정하며 “소비자들의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이 멈추고 있다는 것으로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소재 컨설팅업체 파테논 그룹의 리처드 드케이저 연구원은 “주택시장이 코너를 돌아선 것은 확실하다”며 “앞으로 반등세가 얼마나 강력히 유지될 지가 관건”이라고 주택시장 회복세를 진단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차압매물 거래가 줄고 있는 점이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특히 공급이 부족한 워싱턴 DC, 마이매이, 피닉스, 오렌지카운티, 시애틀 등지에서 빠른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루이스 라니에리 전 살로먼 브러더스 회장도 “주택시장이 바닥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모기지 대출조건이 여전히 까다로워 회복세를 느끼기 힘들 뿐”이라고 진단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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