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원·새콤 김치말이 국수‘더위 사냥’

2012-05-16 (수)
크게 작게

▶ 콩나물국밥의 ‘LA 원조’

▶ 칼칼한 부대찌개와 인기 일요일 영업 최근 개시

맛의 고장 전주에서 손꼽히는 음식은 단연 비빔밥이지만, 못지않게 이름난 것이 바로 콩나물국밥이다. 외지인에게 식사를 대접할 때‘아침식사는 콩나물국, 점심식사는 비빔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주 콩나물 국밥은 비빔밥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전주의 대표 음식. 그 중에서도 1945년 문을 연 전주 고사동의 한일관은 콩나물국밥의 원조로 손꼽히는 곳이다. 역사와 전통을 지닌 맛으로 역대 대통령 및 각계 유명 인사들이 차례로 다녀간 음식점으로도 유명한 그곳의 맛을 LA에 그대로 옮겨온 곳이 있으니, 바로 6가와 캔모어에 위치한‘전주 한일관’(대표 장종균·오드리 장)이다.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넣고 갖은 양념을 곁들여 펄펄 끓여내는 콩나물 국밥은 특히 해장식으로 사랑받는 메뉴. 콩나물 뿌리에 많이 들어 있는 아스파라긴산이 알콜의 자연분해를 촉진시켜 전날 겹겹이 쌓인 숙취 해소를 돕는다. 아삭아삭하게 콩나물이 씹히는 맛이 일품인 이 콩나물 국밥의 비법은 오드리 장 대표가 직접 전주 한일관을 찾아가서 배워 온 것이라고.

“당시 LA에는 콩나물국밥 집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된 콩나물국밥집을 차려보고 싶었어요. 지인 소개로 취직해서 한 달간 먹고 자고 하면서 국밥을 배웠죠.”


그렇게 비법을 배워온 한일관은 20여년의 세월과 함께 이제는 LA의 원조 콩나물국밥 집으로 자리 잡았다.

손님들의 발길을 끄는 한일관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부대찌개(25.90달러). 보글보글 끓는 부대찌개는 잘 익은 김치와 햄, 소시지가 어우러져 진득하고 칼칼하며 매콤달콤한 맛으로 사랑받는 메뉴다.

“일반 소시지보다 3배가 비싼 특제 소시지를 사용합니다. 한일관 특유의 깊은 맛을 우려내는 중요한 비법이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어도 궁합이 맞는 밑반찬이 어우러져야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고 느끼는 법. 한일관은 특히 ‘반찬이 풍성한 밥상’으로 소문난 곳이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짭짤하고 달콤한 매운 맛이 어우러진 다양하고 푸짐한 밑반찬은 점심에는 8가지, 저녁에는 10가지 종류가 서브된다. 한 상 가득 차려지는 밥상을 보는 순간 든든해진다.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20년간 반찬 수를 줄여본 적이 없다.

“젓가락이 가지 않는 반찬은 아무리 가짓수가 많아도 소용없죠. 밑반찬 맛있다는 칭찬을 참 많이 들어요. 메뉴를 돋보이게 해주고 손님을 자꾸 끌리게 하는 맛있는 밑반찬이 한일관의 자랑입니다.”

콩나물국밥과 부대찌개 전문점으로 시작했지만 계절에 맞게, 때론 손님의 요청에 의해서 메뉴를 점차 늘려가다 보니 메뉴판이 풍성해졌다.

전주 돌솥비빔밥과 돌솥알밥, 된장/순두부/동태/오징어찌개, 아구탕, 꽃게탕, 갈비탕, 삼겹살 김치볶음, 뚝배기 불고기, 닭불고기와 곱창/해물/불낙/생태 전골 등의 특미 전골류 까지… 메뉴판을 열면 뭘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아침에는 국밥류로 든든하게, 점심에는 입맛대로 선택한 메뉴로 맛있게, 저녁에는 찌개와 전골류 등으로 푸짐하게, 게다가 소주 한 잔 곁들일 수 있으니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세 번 찾아가도 물리지 않는다.

여름 무더위에 입맛이 없을 땐 뭐니 뭐니 해도 시원하고 새콤한 음식이 최고. 진한 김칫국물의 맛이 개운한 ‘김치말이 국수’(10.99/11.99달러)는 깔끔한 소면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고 새콤달콤한 국물 맛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콤보로 함께 나오는 불고기 한 점을 곁들여 먹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쌉싸름한 새싹과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날치알의 궁합이 환상적인 ‘새싹 비빔밥’(7.85/9.99달러)은 혈압을 낮춰주고 피를 맑게 해주는 새싹의 효능으로 사랑받는 웰빙 메뉴이고 아삭하고 향긋한 열무에 강된장을 쓱쓱 비벼먹는 ‘열무 보리비빔밥’(7.85/9.70달러) 역시 여름철 별미메뉴로 인기다. 여름맞이 신 메뉴로 선보인 메밀 국수(7.99달러)와 삼계탕(11.99달러)은 시작한지 얼마 안 됐지만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한일관은 지난 4월 말부터 1993년 오픈 이래 20년 만에 일요일 영업을 시작했다.

“왜 이제야 시작했냐는 단골손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하죠. 변함없는 맛과 정성으로 20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만큼, 일요일에도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6가와 캔모어 코너에 위치한 한일관은 월~토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주소: 3450 W. 6th St. #106. LA, CA 90020
문의: (213) 480-1799


<박지혜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