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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으면 상쾌하고 개운한 입안

2012-05-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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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껌은 어떻게 사랑받게 되었을까?

▶ 1871년 미국 껌 첫 특허 씹는 재미에 대중적 인기 합성화학 껌 성분은 당 60%^시럽 20%로 구성 천연 치클로 만든 껌은 질긴 질감 즐길 수 있어

씹으면 제법 오랫동안 기분 좋은 맛을 즐길 수 있고, 턱 근육에 할 일을 주면서 입안을 깨끗하게 해주는 껌, 철저히 미국적인 당과류라고 할 수 있는 껌은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간은 수천 년 동안 다양한 식물에서 분비된 수지, 나무진, 점액 따위를 씹어왔는데 이것이 바로 껌의 기원이다. 그리스인들은 피스타치오 나무진에 ‘이빨로 갈다, 씹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고, 이것이 오늘날의 ‘masticate’(씹다)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다. 유럽인들과 북미사람들은 가문비나무의 송진을 씹었고, 마야족은 1,000년 전에 사포딜라(sapodilla) 나무의 수액인 치클(chicle)을 씹었다.

■미국에서의 껌의 개발과 역사
미국에서는 1896년 토마스 애덤스라는 뉴욕의 발명가가 중남미에서 온 치클을 접하면서 ‘씹는 껌’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치클의 씹는 촉감과 맛에 반한 애덤스는 이를 껌의 바탕 재료로 이용하는 아이디어를 냈으며, 1871년에 치클 껌의 특허를 냈다.

설탕이나 감초 향료를 넣은 이 껌은 순식간에 인기를 얻었고, 1900년 들어서 플리어(Fleer), 리글리(Wrigley) 등의 이름을 가진 회사들이 공 모양, 페퍼민트, 스피어민트 향의 껌을 개발했다. 1928년에는 플리어사에서 긴 탄화수소 중합체로부터 매우 탄성이 뛰어난 혼합물을 개발함으로써 완벽한 풍선껌을 만들어냈다.


껌이 큰 인기를 끌고 대량생산이 급속도로 발전한 1940년대에 천연치클을 대신할 합성 화학물질이 개발되면서 값이 비싼 천연치클로 만든 껌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가 오늘날 다시 치클껌의 부활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량 생산되는 합성화학 껌
여전히 치클이나 극동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점액인 젤루통(jelutong)을 쓰는 브랜드들도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씹는 껌은 합성 중합체, 특히 스티렌-부타디엔 고무(이 물질은 자동차 타이어에도 들어간다)와 폴리비닐 아세테이트로 만들어진다.

먼저 껌의 바탕재료를 여과시키고 말린 다음 물에 넣고 시럽처럼 될 때까지 가열한다. 여기에 가루설탕과 옥수수 시럽을 넣어 섞은 다음 향료와 연화제(껌을 씹기 좋게 만드는 식물성 기름)를 넣고, 재료를 식히고, 고르고 매끈한 질감이 될 때까지 치댄 후 자르고, 얇게 밀고, 껌 모양으로 잘라서 포장되는 과정을 거쳐 제품화 된다.

합성 껌은 대부분 단맛이 무척 강하고 껌의 질감이 매우 부드럽다. 합성 껌의 최종제품은 당 60%, 옥수수 시럽 20%, 껌 재료 물질 20%로 구성된다. 무설탕 껌은 알콜과 강력한 감미료를 사용해서 만든다.

■천연 치클로 만드는 껌
천연 껌의 원료가 되는 사포딜라 나무에서 채취한 치클은 중남미 지역에서 대부분 수입된다. 메이플 트리에 구멍을 뚫어 수액을 받아내 끓여서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치클을 얻을 수 있다.
키가 큰 사포딜라 나무에 사람이 줄을 매고 올라가 껍질 부분을 지그재그 모양이 생기도록 도려내면(이 상처는 나무에 해가 되지 않는다) 파인 부분을 따라 우유처럼 흰색의 수액이 흘러내린다. 이것을 받아 모아서 1시간 정도 가열하면 매우 끈적거리는 고체로 변한다. 이를 블락형태로 만들면 껌의 원료가 되는 치클 블락이 완성된다.

이 상태로 수입된 치클은 공장에서 라이스 시럽이나 설탕과 섞어 단맛을 내고 다양한 향을 첨가해 우리가 맛있게 씹을 수 있는 껌으로 생산된다. 천연 치클로 만든 껌은 포장에 표기된 원료를 살펴보면 알 수 있고, 합성화학 껌보다 질긴 질감을 가지고 있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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