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게 빙하기 동식물… 4만년 전 모습 생생”

2012-05-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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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맘모스 등 300만여종 표본·화석 점성 강한 액체구덩이‘타르 피트’명물

▶ LA 페이지 뮤지엄

LA카운티 박물관(LACMA) 옆에 함께 자리 잡고 있는 페이지 뮤지엄(The Page Museum at the La Brea Tar Pits)은 USC 맞은편에 위치한 LA 자연사 박물관의 부속 박물관이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팍 라브레아 옆에 위치, 세계에서 가장 방대하고 다양한 빙하기 시대의 동식물군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LACMA가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페이지 뮤지엄은 다른 곳에서 구경할 수 없는 진귀한 자연의 유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주말 자녀들과 함께 페이지 뮤지엄의 화석을 관찰하며 수만년 전으로 순간이동을 경험해 보자. 내가 거주하고 있는 LA의 4만년 전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자녀들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페이지 뮤지엄 이모저모
라브레아 타르 피츠의 페이지 뮤지엄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석 소재지다. 1만년에서 많게는 4만년이나 된 퇴적물에서 발견된 빙하기 시대의 화석은 세이버 투스 고양이(saber-toothed cats)나 음산한 늑대와 맘모스 화석 등을 포함한다. 또한 퇴적물에서 화석을 굴착하는 과정도 지켜볼 수 있다.
페이지 뮤지엄은 현재 ‘프로젝트 23’이라는 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미 보유하고 있는 300만여 종의 빙하기 생물 표본과 화석의 수의 두 배에 이르는 양의 화석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페이지 뮤지엄 피시보울 랩에서는(Page Museum
Fishbowl Laboratory) 유리창문을 통해 동물의 뼈가 복원되는 생생한 장면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페이지 뮤지엄의 플레이스토신 가든(Pleistocene Garden)에는 실제 크기의 포유류 동물의 복제가 전시돼 있는데, 이 동물은 이곳 라브레아 지역에서 생존했다가 멸종된 포유동물로 알려지고 있다.

■ 타르 피츠
페이지 뮤지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은 바로 점성이 강한 액체 구덩이인 타르 피츠(Tar Pits)다. 타르 피츠는 휘발성분이 날아간 지표면의 끈적끈적한 원유의 타르 구덩이를 의미하는 말로, 이 구덩이로 동물들이 많이 빠져 죽어 화석으로 보존되는 것이다.
점성이 강한 타르는 한 번 발을 담그면 빠져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물을 마시려고 이 타르 연못에 들어간 짐승들이 타르에 엉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죽게 되고, 시간이 흘러 화석이 되는 것이다. 페이지 박물관이 위치한 라브레아 타르 피츠에서 발굴한 포유류, 조류, 파충류, 식물, 곤충 등 종류만도 200가지가 넘는 100만점 이상의 화석을 수집하고 있다.
박물관의 입구에는 타르의 점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타르가 가득 채워진 통에 꽂힌 쇠막대기를 뽑아보는 곳이 있으며, 위에서 언급했듯이, 타르를 제거하고 화석이 된 뼈를 추리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 방문 계획하기
1. 1시간 이내 짧은 방문
만약 1시간 이내의 짧은 방문이라면 프로젝트 23을 방문해 화석 굴착과정을 지켜본 뒤 화석이 발견되면 어떤 과정을 통해 뼈가 복원되는지를 관찰한다. 다이어 울프(Dire Woolf) 월에서 400여개의 늑대 해골 관찰도 빼놓지 말자.

2. 2시간
약 2시간 정도로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플레이스토신 가든에 들러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감상한 뒤 피츠 91에 들러 생생한 굴착장면을 직접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레익 피츠에 위치한 콜롬비안 맘모스의 거대한 모습을 본 뒤 프로젝트 23을 찾아본다. 전문가들에 의해 완전히 복원돼 빙하기 시대 동물들의 화석 전시회를 둘러보며 마무리한다.

3. 2시간 이상
플레이스토신 가든에서 빙하기시대 생존했던 식물류를 감상한다. 피츠 91에서 생생한 화석 굴착장면을 관찰한다. 레익 피츠의 콜롬비아 맘모스의 모습을 관찰한다. 프로젝트 23에서 화석의 복원과정을 지켜본다.
행콕팍과 페이지 뮤지엄에서 제공하는 퍼블릭 가이드 투어(평일 오후 1~3시, 주말 오전 11시 & 오후 1~3시)에 참여해 타르 피츠의 생성과정에 대해 배우고 아직 피츠에 파묻혀 있는 화석의 모습도 구경한다. 뮤지엄 스토어에 들러 기념품을 구입한다.

■팁
•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독립기념일, 땡스기빙 데이, 크리스마스, 뉴이어스 데이는 휴관)
•입장료: 성인 11달러, 13~17세 청소년 & 62세 이상 성인 & 학생 8달러, 5~12세 아동 5달러, 4세 이하 아동, 캘리포니아 교사와 현직 군인은 무료, 7~8월을 제외한 매달 첫 주 화요일은 무료다.
•문의: (213)763-3466, http://www.tarpits.org/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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