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신용의 “부자로 가는 길”

2012-04-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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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이 준 직업(천직)

STEVE JOBS. 그는 애플의 창업자였고 시대를 바꾼 천재였다. 처음 본 애플 컴퓨터의 로고, 사과를 먹다 남긴 모양은 그야말로 우스꽝 스러웠다. 그의 생각은 세상을 바꿨고 21세기 삶의 방식을 약 45도 만큼 바꿨다. 그가 아파할 때 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도했고 걱정했으며 완쾌되길 진심으로 기원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열정과 창조성 그리고 냉철한 삶의 모습에 열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뒷편에는 일과 연관된 아픔이 많이 있었나 보다. 비록 하늘이 그를 빨리 데리고 갔지만 그는 하늘이 주신 선물을 이 땅에서 많은 이들에게 베풀어 천직을 가장 빛내고 하늘로 돌아간 최근의 하늘 사람이라 믿어진다.

매일 아침 운동갈 때마다, 20여년 한 햄버거 식당에서 한 주인이 만든 커피를 마시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주방 도구를 사용하여 약 40년 이상 햄버거 장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이제 겨우(?) 83세 그리스 태생이다. 변함없이 같은 커피를, 같은 햄버거를 매일 만든다. 그의 손맛을 보고 자란 아이들도 이제는 중년이 되었고 참으로 긴 세월을 보내며 아들도 일하고 손자도 조그마한 식당에서 대대로 일하고 있다. 그의 삶은 내게 멘토와 같다. 건강하게 80세를 넘도록 변함없는 직업정신, 그것은 바보같은 위대함으로 보인다. 천천히 사는 삶, 화려하지 않은 삶이라도 그들은 복많은 백만장자 터줏대감으로 살고 있다. 그와 그 자손들은 지금도 햄버거 만들기를 ‘하늘이 내려준 직업(천직)’처럼 감사하며 살아가는 듯하다.


지난 3년은 미국의 대공황 만큼이나 긴 불경기였다. 이런 불경기에도 감사하게 생활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소셜 시큐리티 베네핏을 받는 은퇴 시민들이다. 긴 세월 세금 때문에 못살겠다고 세금 보고를 할 때마다 불평불만을 하던 납세자들이었는지 그 누가 알까?
평생을 밤에 출근하여 은행에서 30여년 만에 은퇴한 분도 있다. 한가지 일, 자동차 소리만 들으며 살던 기술자도 있다. 평생 나무 심고, 나무 자르기만 하다 은퇴한 나무 박사도 있다. 짧게는 20년, 길게는 30여년을 일한 직장 은퇴자들이다. 이들도 한 직장을 천직으로 알고 평생을 살아 온 분들이다. 때때로 여건에 따라 환경에 길들여진 천직도 있다.

세금보고철이 되면 일년에 한번씩 뵙는 반가운 얼굴들. “작년하고 똑같죠. 뭐 변한것이 있겠어요" 라고 말하는 그들의 얼굴에 비치는 평온한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한해의 성적표롤 내놓고 조용히 바라본다. 내 성적은 어떠냐고. 말은 똑같다고 하지만 하루 한달 한해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있었겠는가. 마음으로 삭이고 녹이고 이겨온 세월이 그저 하늘의 뜻이려니 여기며 살아오고 있다. 손금에 새긴 사주 팔자려니 여기며 지나온 긴 세월을 돌아보면 그것이 천직이었구나 생각한다.

태평양 목수, 오래전 집을 수리하면서 어떤 목수 아저씨가 웃으며 한 이야기가 머리속에 오래도록 남아있다.
그러면 나는 태평양 회계사인가? 이역 만리 미국에 빈손으로 와서 우리들은 얼마나 고생했던가. 내 친구, 내 동료, 내 고객들도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과 한숨으로 밤과 낮을 보내고 여기에 와 닿았는가. 단지 생존 하기위해 뭔가 잘 해보려고 노력하다 태평양 건너와 배운 기술이 태평양 목수이고, 태평양 조리사이고, 태평양 회계사이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오랜 숙성 기간을 거친 결실은 달고 맛나다. 이렇게 이 땅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또 자식농사를 짓고 살아온 세월을 하늘에 감사드린다.

JOB, 직업, 생업은 내게 생명의 원천이고 생활의 기본이다. 얼마나 중요했으면 성경에도 욥기(JOB)가 있겠는가! 무수히 많은 직업중에 하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직업이 농사인듯 하다. 일기에 따라 사시사철 하는 일이 다르고 시기에 따라 씨뿌리는 일도, 추수하는 일도 다르다. 이곳 남가주에 살다보면 뚜렷한 사계절이 없이 늘 여름 여름 여름 그리고 봄가을 뿐이지만 그래도 때마다 피는 꽃이 다르고 자라는 푸성귀가 다르니 하늘이 땅 위에 있음은 진리이다. 사람이 아무리 높게 뛰어봤자 내려오면 땅이니 우리는 땅의 지배를 받고 산다. 땅은 부지런히 땀흘려 일한 농부에게 정직한 보상을 해 준다고 굳게 믿고 살아왔다. 하늘 밑 땅, 땅위의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그들은 일을 사랑한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손길로 일도 사랑할 때 성공한 삶이 된다고 믿는다. 나의 일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자.

어떻게 사랑할까? 시작은 간단하다. 맑고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자. 그리고 나의 일을 통해 기쁨을 찾아보자. 내가 끝마친 일로 상대방이 행복해지면 그들은 내게 두배 이상의 기쁨을 줄 것이다.
그리고 웃자. 적당히 칭찬하면서 웃자. 그러면 웃는 낯에 웃는 얼굴이 되돌아올테니 말이다. 이것을 한마디로 ‘미인대칭’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미인대칭이란, “미”소로 “인”사하고 “대”화로 “칭”찬하자. 그러면 우리도 성공하는 사람 사이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하늘도 웃고 땅도 춤추고 하는 일 또한 잘 되게 된다. 이렇게 하면 밥줄도 튼튼, 목줄도 튼튼해지니 하늘이 나에게 준 직업을 하늘에 감사하는 낮은 자세로 오늘도 살아간다.
(213)380-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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