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에 몸과 마음도 던지다”

2012-04-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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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만든 미끼 매달아 던지는‘캐스팅’쾌감 짜릿 손맛 절정 때 잡은 고기를 다시 풀어주는 게 기본

▶ 인조미끼와‘캐치 & 릴리즈’… 친환경 레저 , 강이나 계곡서 혼자만의 평온함 즐길 수 있어 유자격 강사에 한 달 정도 교육 받으면 충분

플라이 피싱 Fly Fishing

할리웃 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를 일약 스타 덤에 앉힌 영화‘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은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몬태나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가슴 한 구석에 남는 영화였다. 특히 이 영화에서 소개된‘플라이 피싱’(Fly fishing)은 주인공들이 인생의 주 배경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관람객들의 가슴에 신선한 감동으로 자리 잡았다. 한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인 플라이 피싱은 영국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낚시 법으로, 직접 만든 미끼를 바늘에 매달고‘캐스팅’(casting·길고 무거운 낚시 줄을 대상어를 향해 날리는 방법)이라는 예술적인 과정을 통해 물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허공을 가르는 플라이 피싱의 날렵하고도 화려한 줄 놀림은 영화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이 영화가 상영 된 1992년 이후 플라이 피싱 매니아 층이 급속히 형성됐다고 한다.
플라이 피싱은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고, 한 번 배우고 나면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혼자 즐기기도 좋아 입문한 사람들은 그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는 새로운 낚시법이란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친환경 스포츠 플라이 피싱을 소개한다.

■ 플라이 피싱이란
영국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낚시법인 플라이 피싱은 19세기 후반에 미 동부에 소개되었다.


플라이 피싱은 장비에서부터 다른 낚시와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낚싯줄의 무게라 할 수 있다. 너무 가벼우면 원하는 거리까지 캐스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줄을 무겁게 만든다고 한다. 또 다른 차이점은 강을 오염시키는 미끼(lure)가 아닌 직접 만든 인조 미끼 아티피셜 플라이(artificial fly)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물고기를 잡았을 때의 성취감은 어느 낚시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훨씬 짜릿한 쾌감이지만, 그것이 목적이 아닌 놓아주는 것을 덕목으로 하는 ‘개념’(?) 스포츠라는 점도 특이한 사항이다.

올해로 11년째 플라이 피싱을 즐겨온 플라이 피싱 전문강사 캐시 김(49)씨는 “플라이 피싱은 ‘캐치 앤 릴리즈’(catch and release)를 덕목으로 하기 때문에, 훅도 곧바로 잡은 물고기를 다시 자연으로 쉽게 놓아줄 수 있기 쉽게 고안된다”며 “플라이 피싱을 즐기는 장소도 대부분 자연보호 구역인 만큼,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고, 자연 속에 들어가 하나가 되는 진정한 친환경 스포츠”라고 말했다.

1. 캐스팅
캐스팅은 플라이 피싱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낚시대를 흔들면서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게 줄을 던질 때의 쾌감과 즐거움은 이 스포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자연을 본능으로 느끼며 사냥하는 쾌감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다. 또한 화려하게 줄을 날리는 모습은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예술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2. 캐치 앤 릴리즈
플라이 피싱의 어종으로는 송어와 무지개 송어, 연어와 농어, 잉어, 강준치 등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플라이 피싱은 캐치 앤드 릴리즈를 덕목으로 하므로 잡은 물고기는 바로 놓아준다. 잡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고, 그 과정을 즐기며 그저 자연 속에 들어가려는 행위인 것이다. 더불어 생존하는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며, 자연과 비로소 하나가 되는 과정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많은 사람들이 플라이 피싱을 통해 정신적인 치유를 얻는다고 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3. 아티피셜 플라이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 아티피셜 플라이는 매우 다양하다. 이를 직접 만드는 것을 플라이 타잉(fly tying)이라고 부르는데, 이 과정 역시 예술의 한 부분이라 할 정도로 정교하다.


캐시 김씨는 아티피셜 플라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잡으려는 어종의 습성과, 이들이 섭취하는 곤충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며, 이를 습득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어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전한다.

■ 플라이 피싱 즐기기
플라이 피싱의 매력은 강이나 시냇물, 바닷가 혹은 산의 계곡에 들어가 조용히 즐기기 때문에, 도시의 번잡함을 뒤로한 채 자연의 한 부분이 된 기분을 얻을 수 있는 점이다.

산 좋고 물 맑은 그림 같은 자연 속에서 나 혼자만의 평온함을 찾는 순간 얻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상쾌함이다. 평소 자연을 좋아하고, 조용한 스포츠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권할 만하다. 게다가 미국에는 플라이 피싱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지역이 너무 많아 여행을 다니기에도 좋으니 가족여행으로 즐기기에도 좋다.

아직 캐스팅을 못하는 수준이라 할지라도, 햇빛에 반사되는 시냇물이나 계곡에 들어가 유유히 헤엄치는 산천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플라이낚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니 말이다.

1. 시작하기
플라이 피싱은 일반인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며, 자격증을 갖춘 강사에게 제대로 교육 받으면 한 달 내 캐스팅을 통한 짜릿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처음에는 쉽게 배울 수 있지만, 점점 더 배울 것이 많아 재미가 가중된다. 날씨와 각종 상황 등 한 마리 물고기를 잡기 위해 수많은 자연의 요소들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배워도 싫증도 나지 않으며, 하면 할수록 더 깊은 재미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캐시 김씨의 설명이다.

2. 기본 장비와 비용
처음 시작할 때 필요한 장비로는 낚싯대인 플라이 로드(fly rod)와 손잡이의 감는 틀인 릴(reel), 낚싯줄 라인(line) 등이며, 물속에 들어가서 즐기기 때문에 낚시용 옷과 신발 등도 구입해야 한다. 총 비용은 1,000달러 안팎. 부담 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한 번 장비를 구입하고 나면 더 이상의 장비 구입 없이 평생 즐길 수 있다. 플라이 로드는 잡으려는 어종이 무엇인지, 혹은 장소(호수, 바닷가, 강, 계곡, 시냇물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로드와 릴, 라인과 훅 등이 서로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3. 시기
플라이 피싱은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겨울에는 날씨가 춥기는 하지만 운치 있는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최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며, 여름에는 더 많은 장소의 옵션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 추천 장소
플라이 피싱은 강, 계곡, 호수, 바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 단 바다는 캐스팅 거리가 좀 더 길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남가주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플라이 피싱 장소로는 시에라 마운틴(Sierra mountains)을 들 수 있다. 캐시 김씨는 비숍과 맘모스 인근의 컨 리버(Kern River)와 로워 오웬스 리버(Lower Owens River), 어퍼 오웬스 리버(Upper Owens River), 핫 크릭(Hot Creek), 샌호아퀸 리버(San Joaquin River), 이스트 워커(East Walker) 등을 플라이 피싱 명소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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