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타 셰프들이 연출한 요리-와인의 환상 축제

2012-04-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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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 팜데저트 가봤더니

▶ 레스토랑마다 색다른 맛… 미식가들 매료

구름 잔뜩 끼고 비까지 내렸던 지난 주말 LA를 벗어나 팜데저트에서 열린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팜데저트는 한인들도 자주 찾아가는 사막 한 가운데의 온천지 팜스프링에서 20분가량 더 들어간 곳에 위치한 부촌이다. 미국의 부호들이 겨울을 지내기 위한 버케이션 홈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 유명하며, 그에 걸맞게 초특급 골프장과
테니스코트, 수영장 등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고 베벌리힐스의 로데오 드라이브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고급 샤핑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모든 거리와 건물이 단정하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 따뜻한 곳에서 휴식을 원해 찾기에는 거리상으로나 격조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을씨년스런 날씨가 계속되던 LA와는 사뭇 달리 80도를 웃도는 휴양지를 찾아 몰려든 사람들을 위해 팜데저트에서는 여러 가지 이벤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 중 엘파세오 샤핑거리에서 패션위크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푸드+와인 페스티벌은 최고의 스타 셰프들이 만든 요리들과 맛있는 와인들이 매치되는 환상의 축제로, 미식가들의 오감을 사로잡는 요리의 향연이 사흘 동안 펼쳐졌다.

굿모닝 아메리카의 푸드 에디터이자 고메 매거진의 셰프인 사라 몰튼
(Sara Moulton), LA 캄파닐레(Campanile)의 마크 필(Mark Peel),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를 수상한 로이스 레스토랑(Roy’s Restaurant)의 로이 야구마치(Roy Yamaguchi) 등 15여명의 스타 셰프들을 초청해 다양하고 알찬 이벤트가 이어졌다.


첫 날인 금요일에는 오전 11시30분부터 3시간에 걸쳐 200여명의 게스트를 위한 런천파티가 있었다.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를 수상한 셰프인 모건스 인 데저트(Morgan’s in Desert)의 지미 슈미츠(Jimmy Schmidt)와 굿모닝 아메리카의 사라 몰튼이 ‘세계의 요리’라는 제목으로 4가지 코스 런천과 와인 페어링을 제공했다.
전채요리는 훈제 참치에 신선한 망고 소스와 사과, 연근 튀김을 얹어 캘리포니아산 샴페인과 매치했다.
샐러드는 포치니 외 여러 가지 버섯과 향과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아티초크 하트에 머스터드 드레싱으로 마무리하고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을 매치했다.

주 요리로는 북 이탈리아 지방의 마니코티가 서브됐다. 신선한 리코타에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하고 약간의 모짜렐라 치즈와 파마산 치즈만을 넣었다는데, 더 이상 맛있을 수가 없는 요리였다.
커다란 마카로니 모양을 한 파스타를 일컫는 ‘마티코티’의 이름을 빌렸지만 파스타 대신에 같은 모양을 크레이프로 만들었다. 남부보다는 훨씬 부르주아격인 북부 이탈리아에서는 프렌치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일반적인 파스타 사용이 많지 않다고 한다.

브라컬리 레이브(와일드 브라컬리)를 올리브오일과 마늘향이 흠뻑 배도록 볶은 후 레드 페퍼로 매운맛을 더해 토핑으로 사용했다.
디저트로는 벨지안 초컬릿 아몬드 토르타에 크림과 설탕을 코팅한 장미 잎을 얹어 가볍고 고운 봄기운을 그대로 표현했다. 음식 수준이 월등했다기보다는 음식을 만든 셰프가 직접 시연하는 쿠킹 쇼를 보는 재미가 더 컸던 이벤트였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본격적으로 푸드+와인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팜데저트와 팜스프링스에 위치한 여러 리조트와 레스토랑 50여업체가 참가해 그들만의 시그니처 디시를 선보이고, 역시 LA 인근 50여개의 프리미엄 와이너리가 참가했다.
이런 종류의 페스티벌은 물론 먹고 마시는 재미가 커서 미식가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여러 레스토랑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경험하고, 그 음식을 만드는 셰프와 업주들을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까지 함께 얻을 수 있어서 더욱 즐겁다.
이 행사의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과 와인,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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