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 쓰고 독립심 강한 ‘전혀 다른 백설공주

2012-03-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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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현실적 분위기 물씬 가족용 뉴에이지 동화

▶ ‘미러, 미러’(Mirror, Mirror) ★★★(5개 만점)

칼 쓰고 독립심 강한 ‘전혀 다른 백설공주

백설공주(왼쪽)가 사악한 계모 왕비로부터 일장 훈계를 받고 있다. 가운데는 왕비의 신하역의 네이산 레인.

그림형제의 백설 공주 동화를 인도 감독 타르셈 싱이 자신의 독특한 액센트와 상상력을 구사해 마치 달리의 그림처럼 거 의 초현실적 분위기를 느낄 만큼 환상적으로 만든 뉴에이지 동화다. 요즘의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주인공을 착하고 순하기만 한 공주가 아니라 칼 쓰고 액션하는 독립심 강한 소녀 장부로 변신시켜 여권신장에 한 몫하고 있다.

마지막에 가서 볼리웃 영화식으로 공주 역의 릴리 칼린스를 비롯해 배우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요란할 정도로 화려한 가족용 영화로 특히 10대 소녀들이 좋아하겠다. 그러나 이 영화는 세트와 컬러와 디자인과 의상 및 특수효과 등 시각적으로는 볼 것이 상당히 많지만 주제나 극적으로는 결함이 적지 않은 고르지 못한 영화다. 특히 얘기가 일관성 있게 진행되지 못하고 에피소드 식이어서 보는 사람의 집중력을 산만하게 만든다. 줄리아 로버츠가 사악한 왕비 역을 맡아 스스로를 즐기면서 재미있는 연기를 한다.

최근 들어 그림형제의 동화가 인기품목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크리스튼 스튜어트(‘트와일라이트 시리즈’)가 백설 공주로 나오고 샬리즈 테론이 마녀 왕비로 나오는 ‘백설 공주와 사냥꾼’이 올 하반기에 개봉되고 TV에서는 역시 그림형제의 동화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과 ‘원스 어펀 어 타임’이 방영되고 있다.
백설 공주 얘기는 그동안 여러 번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고 보기 좋은 것은 감미롭고 흥겨운 노래들도 있는 디즈니의 1937년작 만화영화. 이 영화는 아카데미 특별상을 받았다.


영화의 내용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것으로 제목은 사악한 왕비가 마법의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벽에 걸린 거울아, 이 세상 모든 미녀들 중에서 누가 가장 아름다운가”라고 묻는 대사 중 한 마디.
인자한 왕비가 사망한 뒤 예쁘지만 인정사정없는 왕비 클레멘티아나(로버츠)와 결혼한 왕은 딸 백설 공주(칼린스)를 끔찍이 사랑하나 어느 날 왕궁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 뒤로 백성은 굶어 죽어가는 데도 호화호식을 하기 위해 자신의 서툴기 짝이 없는 시종(네이산 레인)을 시켜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클레멘티아나가 나라를 통치하면서 백성들의 곡소리가 요란하다.

그리고 클레멘티아나는 백설 공주를 외부 세계와 접촉을 못하도록 방에다 가둬놓는데 공주는 이런 악조건 하에서도 아름답게 성장해 어느덧 18세가 된다. 얘기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호기심이 많고 독립심이 강한 백설 공주는 어느 겨울 날 궁의 문지기들을 속이고 처음으로 바깥세상으로 외출했다가 늠름하고 잘 생긴 앤드루 왕자(아미 해머가 벗은 가슴을 자랑한다)를 만난다. 둘이 서로 상대방에 호감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문제는 클레멘티아나가 앤드루를 자기 남편감으로 점을 찍어 놓은 점. 그래서 왕비는 신하에게 라이벌인 공주를 왕궁 밖 숲속으로 끌고 가 죽여 버리라고 명령한다. 물론 공주는 여기서 살아남아 숲속을 헤매다가 산도둑들인 일곱 난쟁이들을 만나 그들의 보호를 받으며 함께 산다.
그리고 공주는 난쟁이들로부터 무술과 검술을 배운 뒤 그들과 함께 왕궁을 공격, 왕비를 몰아내고 자신의 공주로서의 권리를 다시 찾고 또 앤드루도 되찾아 그 뒤로 둘은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PG. Relativity. 전지역.

박흥진의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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