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패사디나의 첫 ‘무제한 BBQ’ 타인종 북적

2011-12-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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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식당 ‘가온’

패사디나의 첫 ‘무제한 BBQ’ 타인종 북적

영양과 맛을 한 번에 잡은 연밥정식. 가격은 24.99달러 / 코스 C 메뉴의 가격은 99.99달러. 와인 한 병이 무료로 제공된다. /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돌솥 비빔밥 가격은 11.95달러

최고급 고기만 고집 ‘차별화’
연밥 정식 꾸준한 인기
연말연시 와인 제공 이벤트


지난 1월, 한식의 고급화를 선언하며 패서디나에 문을 연 한식당 ‘가온’(대표 피터 박)은 오픈하기 무섭게 주류사회 및 한인사회에서 동시에 주목을 끌었다. KBS World에서 기획한 세계 한식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소개됐고 ‘패사디나 데일리’와 ‘패사디나 위클리’에는 음식에 대한 호평이 실렸다. 이처럼 ‘고급스러운 한정식’으로 사랑 받았던 가온이 이번엔 한국식 BBQ의 구수한 향을 맛있게 퍼뜨리며 패사디나를 매료시키고 있다. 한인 뿐 아니라 타 인종들의 발깉을 붙들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가온을 찾아가 그 매력을 들여다봤다.

“‘가온’은 ‘중심’을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패사디나에 정통 한식당으로서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죠.”


LA 한인타운을 가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맛있는 한식’으로 패사디나의 한인들을 반갑게 해줬던 ‘가온’은 지난 5월, BBQ용 후드 설치를 위해 임시 휴업을 강행했다.

한식의 고급화와 세계화를 외치는 많은 한식당들이 퓨전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와중에 ‘가온’은 오히려 기존에 없던 BBQ를 새 메뉴로 추가한 것. 케이시 박 매니저는 “정통 한식을 추구하면서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는 것이 가온의 핵심” 이라며 “BBQ 메뉴를 추가하면서 오히려 타인종 고객들이 훨씬 더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온’은 패서디나에서 ‘한국식 BBQ 올유캔잇’을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고기의 퀄리티를 유지해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싸구려 고기’ 라는 일부 올유캔잇의 이미지와 차별화 했다.

‘가온’에서 선보이는 올유캔잇 메뉴의 가격은 각각 24.99달러, 29.99달러, 49.99달러. 블랙 앵거스 양념 갈비, 프라임 등심, 차돌박이, 불고기, 고베 우삼겹, 대창 등 11가지의 기본 메뉴에 가격에 따라 새우, 꽃살, 안창살등이 추가된다.

이밖에 한식 코스 메뉴도 따로 준비 돼 있다. A~D코스의 가격은 각각 49.99달러, 69.99달러, 99.99달러, 129.99달러. 잡채, 찌개 혹은 비빔밥류, 차돌배기, 갈비살과 삼겹살등의 기본 메뉴에 가격에 따라 등심, 꽃살, 해물 등이 더해진다. 또한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연말연시 특별 이벤트로 모든 코스 메뉴 주문 시 와인 한 병이 무료로 제공된다.

BBQ가 사랑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가온’의 스테디셀러는 단연 ‘연밥 정식’ 연밥, 탕평채, 돗나무 샐러드, 구절판, 갈비찜, 연어구이, 전유어, 된장찌개, 삼색나물, 화전, 호박식혜 등 맛깔 나는 음식들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보기에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울 뿐 아니라 영양 만점 건강식이라 손님 접대용으로 안성맞춤. 박 매니저는 “은행, 밤, 대추 등 몸에 좋은 영양소가 알차게 들어있는 연밥은 인기에 힘입어 앞으로 단품 메뉴로도 판매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가온은 최근 모든 음식에 화학 조미료를 빼고 천연재료로만 맛을 내도록 해 본격적으로 ‘웰빙 한식’에 도전했다. 기본 레시피는 지키되 모든 음식이 정갈하고 깔끔한,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다시 태어났다.

신선한 야채들로 건강이 한가득 담긴 쌈밥정식(12.95달러)을 비롯해 야채, 소고기, 닭 불고기 등 다양한 종류의 돌솥비빔밥(11.95달러)과 각종 순두부 종류(9.95달러)가 특히 반응이 좋으며 은대구 조림(25.95달러), 갈비찜(21.95달러) 등 일품요리 메뉴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새로운 비빔밥 종류들과 샤브샤브 메뉴 등 더 업그레이드 된 건강 메뉴들도 신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일 날을 기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온’에서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배려하고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BBQ 메뉴를 먹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 고기 냄새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어른들이 음식을 시키고 기다릴 동안 아이들이 미리 밥을 먹을 수 있도록 6세 미만의 아동들에게는 밥과 국, 반찬이 함께 나오는 ‘키즈메뉴’가 무료로 제공된다.

6가지 이상씩 나오는 정갈한 밑반찬도 자주 오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수시로 종류를 바꾸는 것은 기본이고 한인과 타인종을 나눠서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박 매니저는 “타인종들에게는 담백하게 입맛을 동하는 것들로, 한인들에게는 오징어 젓갈처럼 칼칼한 맛을 내는 것들로 조금씩 차별을 뒀다”고 설명했다.

음식 서브를 담당하는 모든 직원들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 역시 가온이 내세우는 또 다른 자랑. 고객의 65%가 타인종인 만큼 모든 직원들은 언제든지 고객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고 한식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 됐다.

“된장찌개 하나도 뭐로 만들었는지 궁금해 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친절하게 하나하나씩 설명하죠. 영어를 잘해서 고맙다, 잘 설명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종종 들어요.”

비즈니스 마케팅을 전공한 큰딸, 케이시 박 매니저는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고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작은 딸은 로고의 디자인을 맡았다. 이처럼 ‘든든한 두 딸‘이라는 양쪽 ‘날개‘를 단 ‘가온‘은 앞으로 더 큰 비상을 꿈꾸고 있다.

“우선은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에서 가온이 맛과 건강, 서비스와 분위기까지 고루 갖춘 매력적인 한식당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경영 전략으로 ‘가온’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나가는 것이 최종 목표죠”

한국의 맛을 전하는 ‘가온’이 패서디나의 중심으로, 한식 세계화의 중심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오픈 시간: 매일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주소: 2063 E. Colorado Blvd. Pasadena
문의: (626)796-9604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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