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푸짐하고 싱싱한 회 “연말 모임 책임집니다”

2011-11-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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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식당 섬

푸짐하고 싱싱한 회 “연말 모임 책임집니다”

초반에 나오는 다양한 해산물이 먹음직스럽다. / 6가지 종류의 회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메인 요리 사시미. / 싱싱한 성게 딱지에 알차게 담겨 있는 성게 비빔밥. / 고소한 참기름을 곁들여 놓은 산낙지.

미국에 갓 이민 온 사람들이라면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푸짐한 음식, 한 음식을 채 음미하기도 전에 맛있는 음식들이 줄줄이 이어져 나오는 한국식 횟집을 한번쯤 그리워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한인이 운영하는 횟집이 많다고 해도 20여가지의 스끼다시가 제공되는 횟집은 드물다. 오늘 소개할 일식점‘섬’(대표 줄리 고)은 한국 횟집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입맛을 딱! 사로잡을 곳이다.‘한국에 있는 횟집보다 더 푸짐하다’는 칭찬이 끊이지 않는‘섬’을 방문해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푸짐한 상을 맛보았다.


성게·낙지·굴 등 1주일에 세차례 한국서 공수
광어·참치·하마치 등 6가지 사시미‘입이 호강’


단아한 외모에 똑 부러지는 줄리 고 대표. 그녀는 음식점 외에도 비즈니스를 꾸준히 해온 경영인이었다. 고 대표는 요식업계에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요리를 배운 적도 없고 음식점을 운영해온 경력도 없었지만 일식 전문점 ‘섬’은 8년째 꾸준히 한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비결이 궁금했다.


고 대표는 “음식점 운영도 하나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경영인으로서 쌓아왔던 노하우를 십분 발휘했다”며 “정직한 비즈니스는 언젠간 빛을 발한다. 어려운 시기에도 최고의 재료, 최고의 맛으로 밀고 나가는 무대포 정신이 경영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수족관에 눈이 갔다. 새우와 낙지, 전복 등 신선한 해산물들이 가득한 수족관을 보니 곧 있으면 테이블 위에 올려질 음식들이 기대가 됐다. 고 대표는 “저기 수족관에 보이는 것들이 1주일에 3번 한국에서 공수해 오는 싱싱한 해산물”이라며 “산낙지, 산새우, 랍스터, 산성게, 아나고, 전복, 굴 등 다양한 해산물들을 한국에서 들여오며 고객들의 테이블 위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의 얘기를 듣는 동안 테이블 위에 회무침과 멍게, 전복, 이까산사이, 등의 스끼다시가 올려졌다. 이것이 ‘섬’ 스페셜 코스의 시작이었다. 고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회를 맛보다 보니 산낙지와 도토리전, 연어구이, 홍합탕, 단호박찜이 어느새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었다. 먹는 속도가 느린 이들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모든 음식이 순식간에 준비됐다. 특히 도토리전은 고 대표가 특별 개발한 별미라고.

밀가루 대신 부침가루를 사용해 만든 도토리전은 웰빙 음식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메뉴. 음식을 하나하나 맛보고 있자니 슬슬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고 대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죠. 아직 메인 요리인 회가 나오려면 한참 남았어요”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나오는 아나고, 성게, 오징어회무침, 석화굴을 먹고서야 메인 요리가 나왔다. 메인 요리를 먹기 전 맛본 성게가 기억에 남는다. 평소 성게를 먹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손이 갈 정도니 말이다. 성게를 못먹는 이들은 주방장에게 성게 비빔밥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된다. 적당히 간이 된 밥과 성게를 슥슥 비벼놓으면 아이들도 좋아하는 메뉴가 된다고.

드디어 메인 요리가 등장했다. 광어, 참치, 연어, 하마치, 알바코, 청어 등 총 6가지의 사시미가 보기 좋게 진열돼 있다. 고 대표는 “한인들은 활어를 좋아하는 것이 특징이다. 갓 잡은 회만 신선한 것들로 생각을 하는 점을 감안, 메인 메뉴에 광어와 같은 활어와 함께 연어, 하마치, 알바코 등 알짜배기 회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인 요리를 먹고 나니 튀김 롤인 다이나마이트, 오징어 튀김, 꽁치구이, 매운탕이 연이어 나온다. 나오는 음식마다 정성이 느껴졌다. 여기에도 ‘섬’ 고 대표의 경영 노하우가 숨겨져 있었다. 고 대표는 “우선 메뉴들의 결정은 제가 하지만 스시면 스시, 매운탕이면 매운탕 이렇게 각자 메뉴를 정해 놓고 그것에 있어서는 최대한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주방장들이 항상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콤보의 가격은 79달러, 99달러, 129달러, 159달러이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양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별도로 원하는 해산물을 주문할 수 있다. ▲한국산 생굴 4달러 ▲산새우 8달러 ▲우니 7.99달러 ▲한국산 해삼 25달러 ▲멍게 15달러 ▲미루가이 15달러 ▲아나고 9.99달러 ▲산낙지 25달러 ▲랍스터 25달러 등이다.

고 대표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주방장에서 일하는 아들과 홀에서 일하는 며느리가 바로 그 주인공. 가족이 함께 운영해서인지 음식점의 분위기도 아기자기하고 가족같은 분위기다. 고 대표는 “모든 음식을 믿고 맡길 수 있어서 든든하다”며 “음식뿐 아니라 신선도가 생명인 해산물의 관리도 도맡아 해주기 때문에 고마울 따름”이라고 마음을 표시했다.

‘섬’의 규모는 2,500스퀘어피트. 한쪽에는 14명 정도 수용 가능한 룸을 따로 마련, 인테리어도 새롭게 마쳤다. 다가오는 연말 모임을 대비한 것. 고 대표는 “수십가지의 스끼다시를 안주 삼아 연말 모임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주류도 할인, 소주를 7.99달러에 판매하며 다양한 사케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적당한 가격, 너무 푸짐한 양 덕분에 단골손님도 꽤 많다. 입구에 붙어 있는 한국 연예인 사진들만 봐도 알 수 있다. 고 대표는 “어떤 분들은 ‘한국보다 더 한국 횟집같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하신다”며 “손님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회를 미련없이 먹어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섬’을 방문해 보자. 가격 대비 후회없는 선택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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