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풋풋하게 달콤하게 아삭아삭 “제철 만났네”

2011-10-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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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배는 숙성 시켜야 제맛 즐길 수 있어

풋풋하게 달콤하게 아삭아삭 “제철 만났네”

여러 종류의 사과 / 갓 수확된 신선하고 맛있는 배를 맛볼 수 있는 시기이다.

일년 중 가장 맛있는 사과와 배를 먹을 수 있는 계절이다. 배는 가을에 물이 많고 달콤하니 당연히 계절을 기다려야 하고, 사과는 연중 언제나 먹을 수 있지만 제철인 가을 겨울에 먹는 사과는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귀한 맛이다.

사과와 배는 미국에서 북서부의 워싱턴주가 전체 53%가 넘는 양을 생산하고, 뉴욕, 미시간,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한국 배의 명성을 알리는 신고배의 주류마켓 진출도 활발한 가운데 더욱 반가운 소식은 유기농 사과의 생산 물량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유기농 사과 생산이 200% 이상 뛰어오르며 전체 생산량의 20% 정도가 유기농법으로 생산되고 있다.

한인 마켓에서는 유기농 후지사과가 일반 후지사과와 같은 가격에 팔리고 있기도 한데, 전체적으로 유기농 사과는 일반 사과보다 20센트 정도가 비싼 편이다. 유기농 사과는 일반 사과보다 향과 맛이 뛰어나고, 질산칼륨 함량이 낮아 과육의 질감도 훨씬 좋다. 제철 맞아 신선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과와 배의 종류를 알아보고 각기 다른 맛과 향을 즐겨보자.



#사과
가지에 빽빽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매달려 빨갛고 단단하게 익은 사과는 가을, 겨울철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공급해 준다. 몸을 따뜻하게 해줄 뿐 아니라 비타민 A, C를 듬뿍 함유하고 있으면서 혈액순환을 좋게 해 감기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사과는 꼭 유기농으로 구입해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먹는 것이 좋은데, 껍질의 식이섬유에 들어 있는 펙틴은 진통효과가 높고 장을 자극해 기능을 활발히 하도록 도와준다.

요즘 만연한 각종 앨러지에도 증상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꾸준히 먹으면 기관지 천식에 걸릴 위험을 32%나 줄여주고, 앨러지 유발 원인이 되는 히스타민 농도를 24%나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배
우리나라 배와는 완전히 다른 질감을 가지고 있는 서양 배는 손이 쉽게 가지 않는 품목이다. 한 입 베물면 아삭하기는커녕 무르고 부드럽기까지 한 질감에 당황해 이거 상한 것 아닌가 싶지만 서양 배는 그런 맛에 먹는다. 과실이 다 자랐을 때 수확해서 실온에 두고 숙성시켜 먹는 것도 우리와 다르다.

잘 익은 정도는 목(neck)이라고 부르는 꼭지의 바로 아랫부분을 눌러보아 감지한다. 아보카도처럼 살짝 눌러봤을 때 돌처럼 단단한 느낌이 없으면 숙성되기 시작하는 신호이고 익은 후에는 냉장보관하면 된다. 아래 부분을 보기도 하는데 아래가 눌러보고 무른 느낌이 들면 너무 많이 익은 것이다.


#사과의 종류와 맛
- 후지(Fuji)
일본산으로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재배되고 있는데, 현재는 일본보다 훨씬 많은 양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다른 어떤 종류보다도 향긋한 사과 냄새가 두드러지면서 진하게 달고 상큼한 맛의 밸런스가 훌륭한 후지는 해가 거듭할수록 미국산의 맛도 좋아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단하여 아삭한 질감을 내고, 요리하여 익힌 후에도 모양을 잘 유지한다. 10월에 추수해 다음해 8월 정도까지 저장해 시판된다. 제철인 지금 맛이 가장 좋다. 갈라와 함께 유기농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종류이기도 하다.

- 허니크리습(Honeycrisp)
이름처럼 달면서도 새콤한 맛이 나고, 단단하고 아삭아삭한 질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미네소타 대학에서 매킨토시와 비슷한 품종인 매콘(Macoun)과 허니 골든(Honey Golden)을 교접해 장점만을 살려 개발한 품종으로 1990년대 초 마켓에 소개되었을 때 사과계의 ‘뉴 키즈 온 더 블락’으로 불리기도 했다.


- 갈라(Gala)
꼭지에서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을 하고 노란색 바탕에 분홍색과 오렌지색 줄무늬가 있는 갈라는 뉴질랜드가 고향이며 미국에는 1965년 소개되었다. 무난하게 달콤한 맛 때문에 최근 15년 사이 생산과 매출이 크게 늘어온 종류이다. 껍질이 조금 두꺼운 편이나 속살은 후지보다 폭신한 질감이라 이빨이 약한 노인이나 영유아가 먹기에 좋다. 그대로 먹거나 썰어서 샐러드에 주로 사용한다. 9월에 수확해 다음해 5월 정도까지 저장해 시판된다.

- 골든 딜리셔스(Golden delicious)
밝은 노란색을 띤 골든 딜리셔스는 버지니아주가 원산지이며 1941년 전국에 소개되었다. 색감에서 풍기는 풋풋하면서도 달콤한 사과 향기가 그대로 살아 있고, 아삭한 질감에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좋다. 스낵, 베이킹, 요리 등에 다용도로 두루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어떤 종류보다도 갈변되는 속도가 늦다. 건조하면서 따뜻한 기후를 가진 워싱턴주 동쪽에서 많이 생산된다. 이밖에 거짓말처럼 빨간색을 띤 레드 딜리셔스는 가장 전통적인 미국 사과라고 할 수 있다.

- 그래니 스미스(Granny smith)
호주 태생이며, 생각만 해도 절로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신맛이 두드러지는 그린애플 그래니 스미스는 한입 베물면 눈이 감길 정도로 시다.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 못할 정도로 새콤한데, 그린 애플 맛을 살린 캔디나 젤리 종류가 많을 정도로 아이들이 좋아한다. 샐러드, 애플파이, 애플소스, 베이킹, 잼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10월에 수확하여 일 년 내내 시판된다. 겨울 그린애플이 가장 맛있다.


# 배의 종류와 맛
- 바틀렛(Bartlett)
북미에서는 바틀렛으로 부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윌리엄스(Williams)
로 불린다. 전형적인 서양 배의 모양과 맛을 내고 즙도 많다. 수확 때에는 밝은 그린 색을 띠고 있고, 실온 보관으로 익힐 수 있는데 익으면서 점점 황금빛으로 변해간다. 껍질이 붉은색을 띤 것은 레드 바틀렛으로 여름이 제철인 배이다. 아삭함과는 거리가 먼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크리미하고 은은한 배 향기가 물씬 풍긴다. 썰어서 샐러드에 넣거나 씨를 제거하고 치즈를 곁들여 애피타이저로 내도 좋다. 껍질을 벗기고 와인과 설탕에 조리면 디저트로도 인기가 많다. 저장하기 위해 병조림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 그린 앙주(Green Anjou)
목이 짧고 동그랗고 통통한 모양의 그린 앙주는 미국에서 바틀렛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품종이다. 두드러지는 맛은 없고, 무난한 맛을 가지고 있다. 완전히 익어도 껍질 색에는 변화가 거의 없다. 저장성이 좋아 일 년 내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셰프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종류로서 파이, 소스, 주스 등 여러 용도로 요리에 응용할 수 있다. 껍질이 붉은 레드 앙주도 있다.

- 보스크(Bosc)
보스크는 벨기에와 프랑스가 고향이다. 바틀렛보다 단단한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과육은 달고 새콤하며, 껍질에는 스파이스 향의 은은한 풍미가 있어 시나몬, 넛멕 등과 함께 요리해도 좋다. 오리건과 워싱턴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으며 늦은 9월께 추수되기 시작해서 다음해 4~5월까지 맛볼 수 있다.

- 코믹(Comic)
서양 배 중에서 가장 달고 맛있는 품종이라고 할 수 있다. 부드러운 질감에 달고 새콤한 맛이 상쾌하게 퍼진다. 배는 가을 겨울을 나는 동안 많이 먹게 되는데 특히 코믹은 연말 선물 세트 바구니에 단골로 등장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페어’로도 알려져 있다. 연말파티에도 치즈와 함께 자주 쓰이는데 브리, 카망베르 같은 종류와 함께 내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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