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정상태 따라 맛·영양성분 달라진다

2011-10-12 (수)
크게 작게
가을이 되어 한창 햅쌀이 나오고 있다. 일 년 중 가장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계절 이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 밥, 쌀이 밥이 되 기까지 그것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본다.


겉에서부터 왕겨-과피… 호분층-내배유-배아 순
현미 식이섬유·비타민 B1 백미의 4배나
배아 유무따라‘살아 있는 쌀’‘죽은 쌀’로 구분


쌀은 겉에서부터 왕겨, 과피, 종피, 외배유, 호분층, 내배유, 배아(아래쪽 끝 에 붙어 있음)로 구성된 구조이다. 여 기서 가장 바깥에 있는 왕겨만 벗겨내 면 현미, 내배유만 남기고 모두 제거하 면 정백미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도정 상태로 여러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린 다. 도정을 얼마나 했느냐에 따라 영양 성분과 맛도 달라지는데, 현미와 백미 사이의 5분도미, 7분도미가 시중에 판 매되고 있다. 왕겨는 중량의 20%이고 현미는 중량의 80%를 차지하는데 현 미를 100%라고 했을 때, 배유가 차지 하는 비율은 92%이다.

그래서 도정과 정을 통해 8%가 깎여 나가면 정백미, 4%가 깎여 나가면 5분도미, 5.6%가 깎 여 나가면 7분도미라고 부른다. 현미는 벼에서 단단한 왕겨만 살짝 벗겨낸 것으로 1분도미이다. 현미의 영 양이야 모두 알고 있겠지만 많은 종류 의 성인병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식 단에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

식이섬유 와 비타민 B1이 백미의 4배, 비타민 B2 와 지방질, 인, 철분은 백미의 2배에 달 한다. 또한 백미에는 거의 없는 비타민 B, E, 칼슘과 마그네슘을 비롯한 무기 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5분도 미는 현미와 백미의 중간지점 이라고 보면 되는데, 소프트 현미라고 도 불리며 거친 맛이 적어 현미보다도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미의 외피로 소화가 힘든 층을 제거한 것이 다. 쌀의 농약은 겉껍질인 섬유질에 많 이 잔류하므로 도정을 작게 한 현미와 5분도미는 가능하면 유기농으로 구입 하는 것이 가장 좋고, 5분도미까지는 물에 담가두면 쌀눈이 터져 발아가 가 능하니‘ 살아 있는 쌀’로 불린다.

7분도미는 5분도미보다 더 깎아낸 것으로 전체 쌀 중 배아가 제거되지 않은 양이 50% 정도 된다. 현미보다는 부드러운 질감으로 소화가 잘되기 때 문에 현미밥에 섞어 사용하면 좋다. 정백미는 벼에서 겨와 씨눈을 모두 벗겨낸 것으로 10분도미 이상이다.

외피는 물론 배아까지 모두 떨어져나가 영양소 없는‘ 죽은 쌀’로 불린다. 하지 만 찰지고 부드럽게 씹히는 흰밥, 고슬 고슬한 질감에 정성을 쏟아부은 초밥 샤리로서, 마음으로 느끼는 소울푸드 로서의 흰 쌀밥은 건강상의 이유로 의 사의 금식 진단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그 자리를 내주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백미에 배아(쌀눈)가 붙어 있는 배 아미도 있다. 도정기술의 발달이 만들 어낸 제품으로 거의 백미에 가까운 질 감으로 도정하였지만 쌀의 영양소가 집결해 있는 배아를 최대한 살린 것이다.

배아에는 쌀 전체 영양소의 60% 이상이 포함되어 있는데, 지방질과 단 백질이 많고 특히 비타민 B1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각종 필수지방산과 생리활성 물질이 있는 쌀에서 가장 중 요한 부위이다. 질감은 백미처럼, 영양 은 현미처럼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소화가 힘든 노약자나 아이들 에게 좋은 식단이 되겠지만 현미에 풍 부한 섬유질은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