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더러운 정치판… 내게 타협하란 말인가”

2011-10-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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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클루니 감독·주연

▶ 3월15일 (The Ides of March) ★★★½ (5개 만점)

“더러운 정치판… 내게 타협하란 말인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경선에 나 선 마이크(조지 클루니·오른쪽 포스터)를 위해 일하는 공보비 서 스티븐(라이 언 가슬링).

제목은 로마력으로 3월15일을 뜻하는데 이 날은 브루터스와 그의 공모자들이 시저를 살해한 날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정치 드라마이자 스릴러로 권력 과 정치의 권모술수와 음모와 부패 그리고 배신과 타협 등을 매우 냉소적으로 파헤친 작품이다. 진보파인 조지 클루니가 감독하고 주연했 는데 마치 민주당 지지자인 그의 소견 발표 를 보는 것 같다.

그런데 클루니는 스스로를 비웃으면서 정치게임과 거래 그리고 지저분 한 정치적 내면을 과다하게 미주알고주알 있 는 대로 다 늘어놓아 오히려 보는 사람에게 부담을 준다.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남의 ‘메 아 쿨파’를 듣는 기분으로 자기 무게에 짓눌 려 중압감마저 느끼게 된다.


영화는 중간이 좀 넘도록 상당히 진지하게 도덕극이자 정치드라마 식으로 진행되다 가 느닷없이 섹스스캔들을 삽입, 싸구려 오락영화로 전락하면서 개인적 복수극으로 변신을 하는데 재미는 있지만 당초의 진지함에서 급커브를 트는 바람에 스타일을 구긴 셈.

그러나 매우 말쑥한 모양과 잘 짜인 플롯을 지닌 볼만한 작품으로 클루니 외에도 기라성 같은 연기파들이 대거 출연한다. 원작 은 보 윌리몬의 연극‘ 패라굿 노스’.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인 마이크 모리스(클루니)는 오하이오주 예선을 놓고 상 원의원인 풀만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 마이크가 우세한 편. 마이크의 예선 승리에 절실 히 필요한 것은 권력욕에 가득 찬 영향력 있는 상원의원 톰슨(제프리 라이트)의 지지.

마이크를 돕는 사람은 백전노장의 캠페인 매니저인 폴(필립 시모어 하프만)과 30세의 매력적이요 기자들 다루는데 능수능란한 열 혈 청년 공보비서 스티븐(라이언 가슬링). 영화는 정치적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야망 에 찬 스티븐의 눈으로 얘기된다.

한편 풀만의 캠페인 매니저 탐(폴 지아매 티)이 스티븐을 자기 팀으로 스카웃하려고 그와 면담을 하면서 잘 나가던 마이크의 진 영에 균열이 생긴다. 교활한 탐은 스티븐에 게 마이크의 우세가 생각처럼 그렇게 압도적이 아니고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면서 스티븐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정치 영화에 기자는 약방의 감초여서 여 기서도 특종을 노리는 여기자 이다(마리사 토메이)가 탐슨의 마이크 지지 여부를 특종 하려고 집요하게 스티븐을 몰아붙인다.

이렇게 정치판 놀음이 복잡하게 전개되는 와중에 마이크 진영의 인턴인 19세난 아름 다운 몰리(이반 레이철 우드)가 비집고 들어 와 스티븐과 관계를 맺으면서 얘기를 더 한 층 복잡하게 만들어놓는다. 여기서부터 우리 가 실제로 많이 보는 정치판 섹스스캔들이 일어나면서 얘기는 터무니없이 싸구려로 전락한다.

마이크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찬성하고 외국문제에 대한 개입을 반대하며 석유 의 존도를 줄이겠다는 골수 진보파로 예선에 지 면 졌지 대가를 치르고 자기가 멸시하는 톰 슨의 지지를 받지는 않겠다고 버티지만 결국 그의 이상은 현실 앞에 무릎을 꿇게 된다. 연기들은 다 무난히 잘 하나 특별날 것은 없다. 돋보이는 것은 하프만과 지아매티의 연기다.

R. Sony.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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