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너무 다른 두 사람, 우정이 싹터

2011-09-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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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게릿과의 나의 오후’ (My Afternoons with Margueritte)

▶ ■ 해리엣 로빈스의 영화평

너무 다른 두 사람, 우정이 싹터

제르망(왼쪽)과 마게릿이 공원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프랑스 영화감독 루이 베케의 최신 작품으로 그는 인간 조건의 복잡한 사정을 즐겁게 얘기하고 있다. 원작은 마리-사빈 로제의 소설.

50대의 반 문맹자인 제르망으로 거구의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나와 원숙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그의 상대역 마게릿으로는 95세의 현역인 지젤 카사데쉬스가 나와 체구는 작지만 독서에 정열적인 할머니 역을 강렬하게 해낸다.

둘은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는데 이 만남이 둘에게 모두 마법의 순간으로 작용하면서 나이와 배경이 서로 다른 두 사람 사이에 우정이 영근다. 그리고 이 우정으로 둘의 삶은 또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다.


루이 베케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단순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감상적인 것을 찾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단순히 감정을 스크린에 옮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뜻을 매우 조용하나 대가적인 솜씨로 스크린 위에 현실화 했다. 우리는 연민과 필요의 바른 요소가 사랑과 위엄과 잘 조화를 이룰 때 서서히 이뤄지는 엄청난 변화를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조화가 번창하고 꽃을 피우면서 삶 그 자체의 감정적 날줄과 씨줄을 아름답게 직조한다.

이런 과정을 영화에서 보는 것은 얼마나 이름다운 경험인가. 영화는 인간의 혼을 일깨워 평상적인 것을 경이로운 것으로 바꾸도록 우리를 격려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정말로 특별한 선물이다. 현재 로열극장(310-478-3836)에서 상영 중이니 찾아가 보면서 즐기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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