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옹기서 숙성시킨 전통 고급소주 ‘술술’

2011-09-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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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상륙한 ‘화요’

제일 먼저 고급스럽게 ‘잘빠진’ 병이 눈길을 끈다. 화요? 생소한 이름이다. 미심쩍은 마음으로 한 모금 넘겨보면 목을 타고 흐르는 순간 술병을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그리고 바로 감탄사로 이어진다. 화요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한국 전통 고급소주를 표방한 ‘화요’는 지난 2005년 한국에서 고급 음식점을 중심으로 유통되기 시작해 현재는 호텔, 백화점, 골프장 등에서 판매되며 인기메뉴로 자리 잡았다. 특별한 광고 없이도 입소문만으로 거센 인기를 몰아가며 매니아층까지 거느리고 있는 화요가 미주 한인사회뿐 아니라 주류사회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미국에 상륙했다.



화요는 100% 우리 쌀로 빚어내 옹기 숙성방식으로 만들어 맑고 기품 있는 향이 그대로 담긴다.

도자기 명가 광주요, 첨가물 없이 만든 증류주
귀한 자리 어울리는 41도 등 깔끔한 세 종류

‘화요’는 기존 주류 제조업체가 아닌 전통 도자기의 명가로 유명한 광주요에서 만든 술이다. 한식 세계화 전도사를 자청해 오는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이 “고급스러운 한식 문화를 만들려면 그에 걸맞은 우리 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놓은 증류식 소주. 지난 700년 동안 우리 조상들이 귀한 쌀로 정성들여 만들어온 전통방식을 이어받아 새롭게 빚어냈다. 도자기를 굽듯 술을 구워내니 그 정성은 말할 것도 없다.


‘불로서 다스려진 존귀한 술’이라는 의미의 ‘화요(火堯)’

흔히 마시는 소주는 주정에 여러 가지 첨가물을 첨가해 인위적인 맛을 낸 희석식 소주. 반대로 증류식 소주는 전분이 함유된 물 이외에 아무런 첨가물을 섞지 않은 소주다.

화요는 발효주를 끓여 알콜 농도를 짙게 해서 만든 기존의 증류식 소주와 달리 낮은 압력에서 알콜을 채취하는 감압증류 방식으로 만들어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섭씨 40도 안팎에서 증류가 이뤄지기 때문에 높은 온도로 가열하지 않아 탄맛없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지하 150m 암반수와 100% 국내산 쌀로 3개월 이상 살아 숨쉬는 옹기에 숙성시켜 특유의 깊고 부드러운 원숙한 맛을 탄생시켰다.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맛과 향 외에 어떤 것도 첨가하지 않아 잡미 없이 깔끔하고 목 넘김이 편해 깨끗하게 취하고 깨끗하게 깨는 술이다.


도수, 맛 다른 세가지 종류


화요는 현재 세 가지 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도수에 따라 ‘화요 41’ ‘화요 23’ ‘화요 17’로 나뉜다. 각 도수에 따라 즐기는 방법도 다르다. 귀한 자리에 어울리는 귀한 소주 ‘화요 41’은 도수가 높아 꽁꽁 얼지 않기 때문에 얼려 마시거나 고급 위스키처럼 얼음을 넣어 언더락으로 마시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요리에 맛을 더해 주는 ‘화요 23’은 따뜻한 물과 1대1 혹은 6대4의 비율로 섞어 마시거나 도자기 주전자에 데워 마시면 특유의 온기와 향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럽고 깨끗한 젊은 소주 ‘화요 17’은 알콜 부담을 줄여 술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나 여성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차게 해서 마시면 쓴맛과 단맛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조화롭게 느껴지는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부드럽고 깨끗한 젊은 소주’ 화요 17.

다양한 도수를 골라 마실 수 있는 것 뿐 아니라 위스키, 보드카와 같은 여타 세계 증류주들처럼 온더락과 스트레이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으며 토닉워터, 오렌지주스 등을 섞어 칵테일로도 응용 가능하다는 것이 ‘화요’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


화요 23도와 체리에이드, 복숭아주스, 파인애플 주스를 섞어 만든 칵테일 ‘앵두입술’.

“프랑스엔 꼬냑, 영국엔 위스키, 러시아엔 보드카가 있다면 한국엔 화요가 있다”

화요는 지난 2008년 세계적 주류대회인 몽드 셀렉션에서 금상을 차지해 이미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이어 작년 10월에는 한국 정부가 주관한 ‘제1회 우리 술 품평회’에서 증류소주 부문 대상에 선정됐고 화요를 바탕으로 만든 칵테일 ‘서울 심포니’는 G20 정상회의 외신 취재기자단 3,500여명에게 제공되는 ‘G20 시그니쳐 칵테일’로 선정되며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 고급소주로 이름을 알렸다.

미국 진출은 지난 8월 이후 이제 갓 한 달째이지만 이미 화요를 판매하고 있는 OC 풀러튼 지역에서는 벌써 반응과 입소문이 대단하다. 화요 미주법인 홍기한 대표는 “한 잔만 마셔도 느낌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화요를 맛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우리 소주로 이런 빛깔, 이런 향,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것” 이라며 “소주와 막걸리로 대표되는 우리 술에도 고급 위스키 부럽지 않은 고급술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고 설명한다. 이후 미국 고급 주류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낸다는 포부다.

‘한국 고급술’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화요가 술의 ‘한류 돌풍’을 이어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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