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운 레인저’ 제작 중단

2011-08-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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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사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로운 레인저’ 제작 중단

TV 시리즈의 로운 레인저와 톤토. / 톤토역의 자니 뎁. / 로운 레인저역의 아미 해머.

“2억5천만달러 필요”
브루카이머 요구
제작비 재협상 주목


월트 디즈니사가 자니 뎁을 기용, 오는 2012년 크리스마스 개봉을 목표로 오는 10월 중순부터 뉴멕시코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던 웨스턴 ‘로운 레인저’(The Lone Ranger)의 제작이 과다한 제작비 문제로 카메라가 돌기도 전에 취소되면서 얼마 전 세트건설이 중단됐다.

‘카리브해의 해적’ 시리즈로 디즈니사를 돈방석에 앉혀준 제리 브루카이머가 제작하고 이 시리즈 첫 3편을 감독한 고어 버빈스키가 연출 할 예정이던 ‘로운 레인저’는 디즈니사가 브루카이머가 요구하는 2억5,000만달러의 제작비를 2억1,000만달러로 낮추려다 협상이 깨져 버렸다.


1930년대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은 뒤 TV시리즈와 영화로 만들어진 ‘로운 레인저’는 복면에 백마 ‘실버’를 타고 다니는 로운 레인저와 그의 동료로 인디언인 톤토의 무법자 처단을 그린 액션물.

신판에서는 뎁이 톤토역을 아미 해머(소셜 네트웍)가 로운 레인저 역을 맡을
예정이었는데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톤토가 주인공으로 늑대인간 등 초현실적 요소를 가미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디즈니사의 이런 구두쇠 작전으로 인해 디즈니사와 지난 2003년부터 ‘카리브해의 해적’시리즈로 이 회사에 37억달러의 흥행 수입을 안겨준 뎁과 브루카이머와의 관계에 금이 갈지도 모른다고 내다 봤다.

디즈니사의 제작비 절감 작전은 드림웍스와 유니버설의 공상과학 웨스턴 ‘카우보이와 외계인’이 현재 흥행에서 죽을 쑤고 있는데 따른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되고 해리슨 포드와 대니얼 크레이그 같은 수퍼스타가 나오는데도 이 영화는 지난 7월29일 개봉한 이래 현재까지 흥행수입이 1억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할리웃 흥행수입의 근 70%를 차지하는 외국시장에서 웨스턴이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점도 디즈니사로 하여금 제작비 절감 조치를 취하게 한 원인으로 꼽는다.

현재 디즈니사와 브루카이머는 제작비를 놓고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인데 만약 이 협상이 깨지면 뎁이 ‘카리브해의 해적’시리즈 다음 편에 안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난 17년 간 디즈니사와 손 잡고 일해 온 브루카이머와 디즈니사의 관계는 지난 2009년과 작년에 각기 브루카이머가 만든 ‘G-포스’와 ‘마법사의 제자’가 흥행이 부진한 뒤로 소원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DVD 판매실적이 급강하면서 스튜디오들은 제작비 절감을 단행하고 있다. 옛날에는 극장 수입이 부진해도 그 손실을 DVD판매로 메울 수 있었으나 이제는 그럴 수가 없게 됐다.

한편 버빈스키와 디즈니사가 충돌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가 감독한 ‘카리브해의 해적’ 시리즈 제3편의 제작비가 3억달러를 넘자 디즈니사는 제4편의 감독을 ‘시카고’를 연출한 롭 마샬로 교체했다.

그런데 디즈니사는 지난 해에도 자사의 1954년작 ‘해저 2만리’를 신판으로 만들려다 제작비 과다 문제로 이를 취소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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