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톡톡 터지는 새콤·달콤한 ‘신비의 과일’

2011-08-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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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화과

톡톡 터지는 새콤·달콤한 ‘신비의 과일’

무화과 열매가 나무에 달린 모습.

신비한 느낌을 주는 과일 무화과의 캘리포니아 시즌이 시작되었다.

꽃이 피지 않고 열매가 맺는다 하여 지어진 이름 무화과, 사실은 비밀스러운 그 꽃이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꽃이 필 때 꽃받침과 꽃자루가 길게 자루처럼 늘어지면서 꽃들이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그 속에서 씨앗이 생기고 열매로 발전하는 특이한 생태를 가졌다.

짙은 보라색에 물방울 모양으로 떨어지는 자태는 마치 나뭇가지가 흘린 눈물 같기도 한데, 이 과일이 더욱 신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성경에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가주가 미국의 최대 생산지
‘블랙 미션 피그’ 가장 많아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후 눈이 밝아졌을 때 무화과나무 잎을 따다 부끄러운 부분을 가렸으며, 가나안의 7대 소산물 중 하나로 각 가정마다 무화과를 재배했다고 기록되어있고, 예수님이 열매 맺지 않은 무화과나무를 저주한 사건도 유명하다.

무화과는 기원전 4세기부터 오늘날까지 재배되고 있는 과실나무이며,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가 무화과의 최대 생산지로, 16세기 말 스페인인들에 의해 들어와 ‘미션 피그’(mission fig)라는 이름을 가졌다. 짙은 보라 또는 검은색의 껍질을 가진 ‘블랙 미션 피그’가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전라남도 목포와 영암이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몇몇 지역에서 한정적으로 생산되고 있어 희귀한 과일로 대접 받고 있다.

그 희귀성 때문에 한국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편이고, 생무화과보다는 말린 무화과를 접해본 사람들이 훨씬 많다. 말린 무화과 가공이 많은 것은 과육이 단단하지 않아 쉽게 물러지므로 유통이 어렵기도 하지만 말렸을 때도 맛과 영양성분이 뛰어나 1892년부터 상업적으로 제과 제조를 위해 판매되었을 정도
로 역사가 오래 되었다.

하지만 제철을 맞아 무르익은 무화과는 그 맛을 한번이라도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귀한 과일이다. 잘 익은 무화과는 얇은 껍질이 터져 속이 벌어진 모습을 하고 있는데, 말랑한 열매 자체에는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다.

얇은 겉껍질을 손톱으로 스르륵 벗겨내면 하얀 스폰지 같은 막 속에 가닥가닥 맺힌 붉은 과육이 모습을 드러낸다. 반을 갈라 베어 물면 특유의 진한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지고, 살며시 스며나오는 새콤함과 아련한 풀냄새에 녹아내리는 과육, 톡톡 터지는 씨의 질감이 어우러져 절묘함을 이룬다.


병충해 피해가 거의 없어 농약을 치지 않고 기르는 작물이기 때문에 먼지만 털어내고 껍질을 벗겨 먹는 그 기분은 자연을 그대로 맛보는 듯 즐겁다.


■ 생 무화과-말린 무화과 성분 비교

생 무화과 말린 것

탄수화물 19g 64g
당류 16g 48g
식이섬유 3g 10g
지방 0.3g 1g
단백질 0.8g 3g
칼로리 70kcal 250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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