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스팅 가격의 하향 조정

2011-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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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해마다 봄과 여름에는 부동산들이 잘 팔린다. 30~40% 이상의 매매건이 이 시기에 집중된다.

그러나 올해 2·4분기 마감하며 6월에는 5월에 비하여 가격은 1%, 세일은 1.2%, 그리고 에스크로에 들어간 매매건은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여전히 가격은 -5.9% 그리고 매매 건수는 -3.6% 하락한 수치이다. 사람들의 예상과 희망을 저버리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

팔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하고 집을 사기에는 좋은 때 바이어의 마켓이라는 것은 그러나 이론적인 분석에 불과하고 바이어는 쉽게 집을 사지 못한다.


융자 얻기가 어렵다. 따라서 집을 사기 좋을 때로 보이지도 않는다. 바이어들이 많이 사주어야 매물도 줄고 가격이 유지되거나 올라갈 터인데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융자는 잘 주지 않으면서 은행이 부동산을 취하고 또 파느라 바쁘다고들 불평하는 손님들이 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 협회에서 운영하고 관리하는 한 웹사이트에 지난 24시간 동안의 움직임이 매일 보고되고 있다.

하루 새 리스팅이 305채, 가격을 내리는 매물이 255채, 몇 달 째 팔리지 않고 들어가는 매물이 415채, 그리고 에스크로를 여는 매물은 119채로 나타난다. 이 중 팔리고 있는 매매의 거의 절반(47%)은 은행 매물이다.

은행이 아닌 일반인들의 매매 움직임은 새로 매물을 팔려고 내놓는 것만큼 아니 은행 매물을 제외한 수치를 본다면 팔려고 내놓는 것보다 가격은 내리는 것 그리고 팔지 못하고 들어가는 매물이 훨씬 앞서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리면서 시장가에 접근해가는 것이 바이어의 시선을 끌게 된다. 시장가는 바이어와 셀러의 가격이 서로 만나는 지점이다.

셀러와 리스팅 에이전트의 감정가가 바이어의 가격보다 너무 높은 경우 시장의 관심 밖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셀러와 리스팅 에이전트의 고민은 깊다.

첫째, 아니 왜 내가 먼저 내려요? 내 집 가격을 왜 내가 먼저 깎습니까? 작자
가 있어서 낮은 가격일망정 오퍼가 들어오면 그 때 흥정을 하겠습니다.


둘째, 나는 급하지 않습니다. 내가 경제적으로 힘든 것도 아니고 언제인가는 작자가 나타나겠지요. 절대로 리스팅 가격은 내리지 않겠습니다.

셋째, 우리 집은 이것도 싼 가격입니다. 옆집보다 땅이 더 반듯하고 또 스타일
이 우리 집은 고급집입니다. 바이어는 딱 한 사람이고 그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서일 뿐이니까 나는 그냥 기다리렵니다.

넷째, 지금 내 스스로 내리면 나중에 바이어가 또 깎으려 할 텐데 자꾸 내려가는 것 아닙니까? 계속 내리면 저 집은 앞으로도 또 내릴 거야 하며 더 깎으려는 것이 사람 심리가 아닐까요?

다섯째, 에이전트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아서 일까요? 일요일 오픈하우스를 더 하면 가격을 내리지 않더라도 오퍼가 들어오지 않을까요?

여섯째, 지금 융자 빚이 얼마 얼마이고 경비 제하고 나면 얼마 밖에 되지 않는데 여기서 또 내리면 파는 의미가 없습니다. 가격을 내리지 않고 그냥 기다리렵니다.

이런 이유들로 하루 305채의 새 매물이 나오는데 한편으로는 415채가 팔리지 않고 웹사이트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중에서 255채 정도, 거의 모든 일반 셀러들이 리스팅 가격을 내리면서 매매의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이는 새로 매물을 내놓는 305채와 거의 비슷한 움직임으로 보이나 새 매물 중 은행 매물을 제외하면 새로 매물을 내놓는 셀러보다 가격을 내리는 셀러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 셀러의 시름이 깊어가면서 리스팅 에이전트의 안타까움은 끝이 없다.


써니 김 <리멕스 부동산>
(818)952-4989
sunnyms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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