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휴가용 주택’ 이제 슬슬 사볼까…

2011-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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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틀거리는‘세컨드 홈’ 시장

플로리다 팜비치·뉴욕 햄튼스·샌타바바라 등
유명 휴양지 최근 거래 10~60%급증
대부분 “장기보유”… 현금 구매가 36%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유명 휴가지의 주택시장이 드디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5년에 걸친 주택 가격 하락 끝에 이제 세컨드 홈을 사도 될 때라는 인식이 바이어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휴가용 주택 시장에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컨드 홈의 가격 하락폭이 일반 주택에 비해 크지만 자금력을 갖춘 바이어들이 장기 투자목적으로 세컨드 홈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월스트릿 저널이 소개한 향후 거래가 늘 것으로 전망되는 ‘블루 칩’ 세컨드 홈 시장과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 부자들 지갑 열기 시작했다.

어바인 소재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 번스 컨설팅의 존 번스 대표는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동안 너무 검소하게 살았던 것에 대한 일종의 반발 심리인 ‘검약 피로증’(frugality fatigu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현재 세컨드 홈 시장을 진단했다. 세컨드 홈 투자 시기만을 저울질 해오던 투자자들이 드디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전국 유명 휴가지의 주택 거래가 최근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플로리다의 유명 휴가지 팜비치의 지난 1년(올 6월 기준)간 주택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50%나 급상승했다. 뉴욕 롱아일랜드 햄튼스 지역의 올 2분기 주택 거래는 1년전에 비해 59%나 수직 상승했고 겨울철 휴가지로 각광받는 콜로라도의 애스펜 지역의 주택 거래도 10%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각 지역 업계에 따르면 콜로라도의 베일,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힐튼 헤드, 플로리다의 팜 비치 지역은 세컨드 홈 구매관련 문의가 최근 30%나 늘어 앞으로도 전망이 매우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세컨드 홈 거래 증가는 대부분 자금력을 갖춘 현금 구매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현금으로 세컨드 홈을 사들인 구매자의 비율은 약 36%로 2009년(29%)에 비해 늘었다.

현금 구매 비율이 증가한 것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전에 비해 지연되고 있는 대출 심사기간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폴 데일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현금 동원력을 갖춘 바이어들에게는 세컨드 홈 구입의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또 최근 세컨드 홈 구입자 중에는 단기간에 되팔아 수익을 올릴 계획을 가진 구입자보다 직접 사용할 목적의 구입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NAR의 지난 5월 조사에서 약 80%의 응답자가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세컨드 홈을 구입했다고 답했다.


■ ‘블루 칩’ 세컨드 홈 시장

-샌타바바라, 가주
연중 온화한 기후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샌타바바라의 주택 가격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세컨드 홈 수요가 늘 것으로 월스트릿 저널은 전망했다. 5년 전 100만달러를 호가했던 이 지역 중간 주택가격은 최근 69만5,000달러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주택 가격이 안정되면서 한동안 떠났던 ‘부자’ 바이어들이 주택 시장을 다시 찾고 있다.

샌타바바라 지역은 엄격한 토지사용 규제와 개발부지 부족 등으로 그동안 신규 주택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일단 주택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주택 가격이 단기간 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이다.

-애스펜, 콜로라도
겨울철 휴가지의 대명사 애스펜의 주택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 세컨드 홈 시장 중에서도 고가 주택시장으로 손꼽히는 애스펜 100만달러 이상의 주택 거래가 최근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500만달러를 넘는 초고가 주택이 올해 현재까지 18채가 팔려 지난 한해 거래량이 14채를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일부 바이어는 최근 주택 구입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스펜 지역에 3번째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애스펜 지역의 현재 중간 주택가격은 78만1,000달러로 5년 전(80만2,000달러)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햄튼스, 뉴욕
뉴욕 인근의 대표적인 부촌 햄튼스도 세컨드 홈 구입 적격지로 추천됐다. 햄튼스 지역은 주택시장 침체 폭이 비교적 크지만 이같은 이유로 최근 다시 ‘부자’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5년 전 약 110만달러에 달하던 중간 주택가격이 최근 68만달러대로 뚝 떨어졌지만 지역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컨드 홈 구입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월가의 보너스 지급 규모가 다시 늘면서 햄튼스에 세컨드 홈을 구입하려는 바이어가 늘고 있다.

-힐튼 헤드, 사우스캐롤라이나
힐튼 헤드 지역은 이미 주택 거래와 가격이 동시 상승하며 주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 얼라이언스 그룹의 짐 케일러 중개인에 따르면 주택 거래는 전년보다 약 17% 늘었고 주택 가격도 상승중이다. 힐튼 헤드 역시 그간 주택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져 주택 거래 및 가격 상승 전망이 높다.

지역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컨드 홈에 대한 구입 문의는 주택 시장 활황기였던 2006년 수준을 회복했다. 힐튼 헤드의 현재 중간 주택가격은 약 31만달러대로 다른 휴가지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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