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또한 지나가리라!

2011-07-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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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중 칼럼

부동산업이 직업인 필자야 당연하겠지만 일반 보통사람들도 지난 몇 년간 가장 많이 보고 듣고 쓰는 말중의 하나가 채무불이행을 의미하는 디폴트(default)라는 단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NOD(Notice of Default)라는 용어를 일반인들도 잘 이해하고 대화중에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어서 설명이 더 필요하지 않는 현재에 우리가 살고 있다.

그래도 이 NOD를 굳이 설명한다면 주택이나 그 밖의 부동산 소유주들, 그리고 비즈니스 운영을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렸던 많은 채무자들이 경기부진으로 페이먼트를 내지 못하고, 이렇게 융자상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은행에서는 채무 불이행, 즉 디폴트어카운트로 분류를 해서 채무자에게 통지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지금도 미국 내 몇백만명이상의 주택이나 부동산 소유주들이 디폴트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편지를 은행에서 받고 있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페이먼트를 할 수 없는 이들이 어디 주택소유주들 뿐이겠는가. 융자를 받아 상업용부동산을 구입했던 부동산소유주들이나 크고 작은 비지니스를 경영하고 있는 기업인들도 경영부진으로 페이먼트가 어려워지고, 심지어는 도산에 의해 채무상환을 하지 못하는 일도 많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일시적인 디폴트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나온다.


전쟁상태도 아니고 혁명이나 내란중인 것도 아닌데 국가의 외환보유고가 고갈되어 국가가 발행한 채권을 갚을 수가 없게 되어 결국 디폴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가의 채무한도인 14조3,000억불이 모두 차서 16조7,000억불로 상향조정하지 않으면 국가적 디폴트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 동안 미국이 무섭게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국채를 발행하여 근근이 메어왔던 것이 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채무한도의 상향조정안을 국회에 내어 놓았지만 공화당은 지출예산축소가 먼저 되어야한다는 이유로 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늦어도 8월 2일까지는 정부의 부채한도가 상향조정되어야 하는 데 공화당의 반대로 양당이 합의점을 타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다음 달인 8월 4일 만기가 되는 국채를 갚지 못하면 국가적 디폴트가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이 결국 부채한도를 상향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하니 기대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신용평가사인 S&P는 미국 정부가 차압한도를 상향조정하지 않으면 디폴트가 되고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라도 국채의 등급을 투기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은 대단해서 결과적으로 국제교역과 경기전반에 큰 혼란과 위축이 올 것이라고 하니 서브 프라임사태 이후 또 다른 재앙이 될 가능성도 있다. 산 넘어 산, 국가와 개인에게 닥쳐오는 끝이 없는 고난의 연속이다.

삼년 전에,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2011년 즉 금년쯤에는 경기도 풀리고 모든 게 정상이 되며 살아볼만한 미국 이민생활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기대했었는데, 경기가 풀리기는 커녕 갈수록 더 나빠진다고 하고 국가까지 디폴트 운운하는 기가 막히는 현실에 있게 되었다.

부동산 경기 뿐만아니라 경제전반에 걸쳐 좋아지는 기미는 아무 곳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고 다시 이삼년쯤 기다려야 어느 정도 경기회복의 낌새가 보일 것이며, 그것도 장담 할 수는 없고 앞으로 10년 동안의 미국경제나 경기는 지금처럼 이렇게 불황이 계속되는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예상하는 어떤 경제학자의 글이 새삼 그럴듯하게 생각되니, 보통 심각한일이 아니다.


이쯤에서 성경에 나오는 요셉이 미국에 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요셉의 이야기를 짧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야곱의 만득자로 태어나서 부모의 극진한 사랑 속에서 12형제 중에서도 오직 채색옷을 입고 자라는 유일한 자식으로 자라던 중 이복형들이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을 시기하여 그를 광야의 구덩이에 빠트리는 것으로 그의 고난이 시작되는데, 구덩이에 빠져 짐승의 밥이 되기를 기다리던 중 그 곳을 지나던 외국상인들에게 간신히 구출되어 어린 나이에 먼나라 애굽에까지 팔려갔던 요셉.

그나마 다행히 애급 장관의 종으로 들어갔으나 주인 보디발 장관 아내의 유혹을 받게 되고 그것을 거절하자 그녀의 계락으로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반복되는 고통을 겪고 난 후에 그는 결국 애굽의 총리가 되어 7년 동안의 큰 가뭄으로 위기에 처한 애굽을 구하고, 역시 가뭄으로 식량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있는 고국의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그의 가족들을 모두 애굽으로 이주시켜 고센땅에 정착시키는 성공을 이룬다는 이야기이다.

아무튼, 그 시대의 제일 큰 나라인 애굽의 총리가 될 만큼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하여는 요셉이 겪은 어려움들과 시련들이 하나라도 빠졌다면 그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요셉은 이런 끝없는 고난 속에서도 언제나 꿈을 꾸고있었고 그 꿈들이 그를 지키는 힘이 되어 결국은 성공을 이루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더라도 꿈을 잃지 말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는 생각으로 이겨나가야 하겠으며, 그 요셉 같은 인물이 어려움에 처한 미국에 나타나서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실없는 생각을 해본다.


정연중
(213)272-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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