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마가 있는 와이너리 멋진 풍경·근사한 음식까지

2011-07-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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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스토리

▶ ‘캘리포니아 와인 본고장’ 나파밸리

북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샌프란시스코 북쪽 ‘나파밸리’(Napa Valley)까지 이어지는 101번 프리웨이 주변은 유명 와인 생산지로 유명하다. 특히 나파밸리는 와인의 본 고장인 프랑스를 위협하는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로 떠오른 곳이다. 사시사철 온난하며 건조한 기후, 이글거리는 태양의 풍부한 일조량 등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당도가 높은 생포도, 건포도, 와인을 생산하기에 최고의 지역인 것이다. 또한 나파밸리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와인과 음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지라, 와이너리 근처에는 세계적인 ‘맛집’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쾌적한 날씨와 매력적인 와인, 환상적인 음식의 궁합의 세계에 빠져볼까. 캘리포니아 최고의 와이너리, 나파밸리를 소개한다.


색다른 여름휴가를 계획 중이라면 캘리포니아 와인의 메카 나파밸리를 꼭 들러보자. 넉넉한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나파밸리의 와이너리들을 지나는 실버라도 트레일. (AP)


나파밸리 칼리스타고에서 위치한 스크램버그 와이너리의 와인 저장소. 1870년 중국인 노동자들이 만들어놓은 곳이다. (AP)



30마일 내 200여개 와이너리 매년 470만 관광
‘스태그 리프’‘대리오시’등 꼭 가봐야 할 명소

■ 나파밸리와 와인
1821년 멕시코가 스페인으로 독립하면서 유럽에서 가져 온 종자로 심기 시작하던 포도가 1840년대부터 나파밸리를 중심으로 상업적인 재배가 시작되어 1860년대부터 절정을 이루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1920년대 미국의 금주령의 시작으로 철퇴를 맞아 와이너리들은 교회용 및 의학용으로만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1930년 금주령이 해제됐으나 경제 대공황, 세계 제2차 대전 등으로 계속 불황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꾸준히 회복되어 오던 포도주 산업이 1970년부터 국제무대에서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1976년 미국 독립선언 20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미국 와인 비교 시음회인 ‘파리의 심판’(박스기사 참조)에서의 성공을 결정적인 계기로 무섭게 성장해오고 있다.

■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하이웨이 29번을 타고 가다보면 나파밸리의 도입부가 나온다. 이전에는 주로 샌프란시스코 여행객들이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던 곳이었으나, 현재는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와이너리로는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레드와인 1위를 차지한 스태그 리프 와이너리(Stags’ Leap Winery), 고대 페르시아의 수도인 펄세폴리스의 아름다운 건물양식을 자랑하는 대리오시(Darioush) 등이 있다.

아름다운 강을 바라보며 다운타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마라하루 모리모토 셰프가 운영하는 모리모토(Morimoto)와 프렌치 스타일의 앤젤(Angele) 식당이 특히 유명하다.


나파밸리는 겨우 몇 마일밖에 안 되는 넓이로, 오크빌(Oakville)과 욘트빌
(Yountville)을 통하면 29번 하이웨이로 연결된다.

욘트빌은 프렌치 런드리(The French Laundry)를 비롯한 미슐린 가이드 선정 유명 레스토랑들이 즐비한 다이닝의 메카이다. 또한 인근 루더포드(Rutherford)에서는 아름다우면서도 저렴한 가격의 루더포드 그릴에서 식사를 즐길 것을 권한다.

세인트헬레나(St. Helena) 역시 절대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29번 하이웨이를 타고 가다보면 각종 부틱이 즐비한 메인 스트릿을 중심으로 한 조그마한 도시로 연결되는데, 이곳에는 컬리너리 인스티튜트 오브 아메리카(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한 때 크리스천 브라더스 와이너리였던 성 모양의 아름다운 그레이스톤(Greystone) 등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세인트헬레나는 이밖에도 뉴튼 빈야드와 레이몬드 빈야드 등이 유명하다.

나파밸리의 마지막 지점은 19세기의 핫스프링 리조트로 명성을 떨쳤던 칼리스토가(Calistoga)로, 스파클링 와인 하우스로 유명한 슈램스버그 등의 유명 와이너리들이 자리 잡고 있다.


끝없이 이어진 포도밭… 와인 메카 실감



와인 트레인은 훌륭한 와인과 식사,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한 연인들. (AP)

와이너리 방문 하루 3~5곳 적당, 투어도 이용할만
일반 상점보다 가격 저렴… 테이스팅 에티켓 염두에


■ 방문하기

1. 준비하기

나파밸리는 오늘날 디즈니랜드에 이어 가장 많은 여행객이 찾는 관광지다.
해마다 47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데 현재 200여개의 와이너리가 30마일 이내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또한 수준급의 호텔과 스파, 골프코스와 웨딩센터가 자리 잡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식당들이 위치해 있다.

나파밸리를 가려면 오후보다는 오전에 서두르는 것이 좋다. 샌프란시스코나 샌호제, 혹은 프리몬트에서 출발하는 와인투어도 많은데 운전 걱정 없이 편안하게 와이너리 투어를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2. 와이너리 방문

와이너리는 3~5개 정도로 제한해서 방문한다. 너무 많은 와이너리를 방문할 경우 마음이 바빠져 너무 급하게 다니게 되는 것은 물론 금방 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아름다운 와이너리의 경치와 향기로운 와인을 즐기기보다는 술에 취해 흥청망청 보내게 되니 와인과 함께 중간 중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3. 와인투어 이용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자신들이 선보이는 와인 양조장과 포도 밭, 역사적인 건물 등을 둘러보는 투어를 포함, 꽤 잘 짜인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방문하는 모든 와이너리의 투어 프로그램을 반드시 참여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한 군데 정도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재미는 물론, 와인교육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4. 와인 테이스팅 에티켓

와인을 잔에 담아 한 바퀴 돌리고 코로 향기를 음미한 뒤 삼킨다. 만약 맛만 보고 마시고 싶지 않으면 스핏버켓(spit bucket)에 뱉어내면 된다.

와인을 마실 때는 와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되새기며 자연과 와인을 만든 수고의 손길들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갖는다. 와인의 맛에 대해 평가할 때는 최대한 정직하게 평가하는 것이 좋은데, 이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와인이 어떤 와인인지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방문객들에게 무척 친절하며, 요금도 많이 깎아주기도 한다. 와인 테이스팅을 한 뒤 와인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마음에 드는 와인이 있다면 그 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로컬 와인 스토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5. 음식과 와인

나파밸리는 와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식당가로도 유명하다.

미슐린 가이드와 같은 세계적인 식당 가이드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식당 50위 안에 드는 식당들도 찾아볼 수 있다. 토마스 켈러 셰프가 운영하는 욘트빌 소재 프렌치 런드리(The French Laundry)는 이미 너무 유명해, 두 달 전에 예약을 해야만 발을 들일 수 있을 정도다. 좀 더 가벼운 식당을 원한다면 베이커리의 지존으로 불리는 부촌 베이커리(Bouchon Bakery) 역시 반드시 가 보아야 할 곳으로, 스티키 번(Sticky Bun)은 ‘머스트’ 아이템이다.

6. 나파밸리 와인 트레인

나파에서부터 시작해 세인트헬레나의 아름다운 밸리까지 운행하는 나파밸리 와인 트레인은 편안하면서도 낭만적인 기차여행 플러스 와인 경험을 제공한다.
기차를 타는 내내 나파밸리의 최고 품질의 와인과 음식을 환상적인 바깥 풍경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기차의 칸칸마다 각각의 테마가 있어 더욱 흥미로운데 ‘미궁의 살인사건’, 혹은 ‘재즈’와 같은 독특한 테마가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귀찮게 움직이지 않고 한 번의 라이드로 나파밸리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

■ 찾아가는 길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할 경우 골든게이트 브리지 북쪽으로 운전하다 37번 하이웨이를 타고 하이웨이 121/12번을 향해 가다 나파라는 사인을 따라 운전한다. 샌프란시스코 동쪽에서는 80번 프리웨이를 타고 오다 나파라는 출구에서 나온 뒤 29번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면 된다.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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