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비큐 맛 비결은 바로 ‘양념소스(rub)’

2011-06-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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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4일 바비큐 데이

▶ ‘홈메이드 럽’ 만들기

오는 7월4일은 전 미국의 공원과 유원지는 물론 집집마다 뒤뜰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날이다. 언제부터 독립기념일에 바비큐를 하는 전통이
굳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인디펜던스 데이가 아니라 바비큐 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 날의 메뉴는 오로지 고기구이 일색이다. 바비큐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이 질 좋은 고기와 그 맛을 한층 살려주는 양념이다. 그런데 고기의 질은 돈이 좌우하지만 양념만큼은 솜씨가 좌우하기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7월4일뿐 아니라 한철 내내 야외 바비큐 파티가 많아지는 여름, 참을 수 없이 좋은 냄새로 식욕에 불을 지르는 바비큐, 새로운 향신료를 조금만 사용해도 맛이 확연히 달라지는 맛깔스런 바비큐를 위해 이국적이고 새로운 재료들을 사용해서 만드는 ‘홈메이드 럽’을 위해 세계의 바비큐 여행을 떠나보자.



럽의 재료가 되는 파프리카, 쿠민, 셀러리가루, 머스터드 씨, 말린 베이즐, 후추, 마늘.

다양한 허브·향신료 섞고
오일·레몬즙 첨가해 만들어


마시지하듯 문질러주면
고기 연해지고 양념 잘 배여


럽을 이용해 알맞게 구워낸 닭구이.

세계 각국의 바비큐 양념은 우리가 갈비 양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종 허브와 향신료를 섞어 만드는데, 여기에 오일, 레몬즙, 우스터소스 등을 섞어 고기에 고루 발라 맛이 잘 배도록 재두었다가 구우면 된다. 면적이 넓은 돼지 엉덩이살과 같은 부분에 두껍게 바른 럽(rub)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주면 고기가 연해질 뿐만 아니라 맛있는 양념이 쏙쏙 스며들어 간이 잘 밴 바비큐를 만들 수 있다.

일반적인 럽이 고춧가루를 넣은 듯 붉은 색을 띠는 것은 파프리카(paprika) 때문인데, 파프리카 가루는 마치 고운 고춧가루 같은 색을 띄며 톡 쏘는 향과 쌉쌀하면서 단맛과 매운맛을 모두 가지고 있다. 헝가리산 파프리카를 최고급품으로 친다.

매운 맛은 카이엔 페퍼(cayenne pepper)가루로 조절할 수 있는데, 우리의 매운 고춧가루와 맞먹을 정도로 화끈한 맛이 특징이다. 시판용은 모래보다 고운 상태의 제품이 가장 일반적이다.

향을 크게 좌우하는 향신료로는 쿠민(cumin)이 가장 대표적으로 중동지역의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재료로 독특한 향을 내는데, 한국인 중에는 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다른 향신료와 섞어 요리했을 때는 의외로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이국적 정취를 풍기는데, 특히 여름날과 잘 어울리는 향으로 생각된다.

이밖에도 향과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어니언 파우더, 강황가루, 레몬 제스트, 코리앤더(실란트로) 등도 쉽게 사용해볼 수 있는 종류이다. 모든 종류의 럽에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소금 간인데, 재료를 모두 섞어 보았을 때 짭짤한 맛이 느껴지면 간이 잘 맞아지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말린 가루만을 섞은 것을 드라이 럽(dry rub)이라고 하며 6개월 이상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오일이나 신선한 마늘과 양파 등을 섞은 것은 ‘왯 럽’(wet rub)이라고 하여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온 가족이 함께 양념을 이것저것 섞어보며 맛있는 배합을 찾아내 우리만의 럽을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파프리카+카이엔 페퍼+어니언 파우더+후춧가루+다진 마늘+소금 정도를 배합해서 만들어보면 우리 입맛에 잘 맞는 깔끔하고 담백한 럽을 만들 수 있다.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관계기사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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