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9% 감자전분 면발 쫄깃 깊은 육수 ‘26년간 유지’

2011-06-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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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흥회관

99% 감자전분 면발 쫄깃 깊은 육수 ‘26년간 유지’

등갈비를 잘라 통째로 넣은 우거지 갈비탕

“아버지가 냉면을 좋아해서 함흥냉면 전문점을 오픈한 이후 벌써 26년이 흘렀네요”

단지 함경도가 고향인 아버지께서 함흥냉면을 좋아하신다는 이유로 가게를 오픈하게 됐다는 함흥회관의 샘 오 사장. 올림픽 선상에 새롭게 터를 마련한 ‘함흥회관’은 변함없는 맛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당기고 있었다.

오 사장은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우리는 10년 전 냉면가격 그대로를 유지하며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홍어회·쇠고기·돼지고기가 어우러져 있는 ‘새끼미 냉면’.

26년간 한결같은 맛으로 ‘함흥회관’을 지키고 있는 샘 오 사장.

야채가 듬뿍 들어간 쟁반냉면(2인기준).

홍어회 얹은 회냉면·새끼미 냉면 등 인기
가격은 10년째 변함없이 7.99달러 유지
올림픽 이전 후 종일영업… 아침 스페셜 선봬

샘 오 사장은 함흥냉면을 제대로 알려면 냉면의 종류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냉면은 흔히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으로 나뉘는데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물냉면’이 평양냉면이고 ‘비빔냉면’이 함흥냉면이라고. 특히 함흥냉면은 함경도의 특산물인 감자전분으로 면을 뽑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함흥식 냉면이라고 하면 홍어회를 넣고 동치미 육수와 다대기를 이용해 비벼먹는 것이 정석. 오 사장은 보기만 해도 새콤달콤한 함흥냉면을 내놓으며 ‘함흥회관’의 스토리를 이어갔다.


지금의 ‘함흥회관’이 자리 잡기까지 온 가족의 공이 컸다. 냉면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함흥냉면을 알았고 20여년간 주방을 지켜온 어머니가 있었기에 함흥냉면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오 사장은 “우리는 직접 담근 100% 동치미 국물과 육수를 섞어 국물의 깊은 맛을 낸다”며 “며느리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는 어머니만의 다대기 비법도 빼놓을 수 없다”며 ‘함흥회관’ 냉면의 특징을 말했다.

99% 감자전분을 이용한 면발은 ‘함흥회관’의 자랑거리. 오 사장은 “장소를 이전하면서 이전에 쓰던 냉면 기계도 새로 허가를 받았다. 미국에서 허가받은 냉면가마를 쓰는 가게는 한인타운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냉면 전문점인 만큼 냉면의 종류도 다양했다. 홍어회를 얹은 회냉면부터 고기냉면, 홍어회·쇠고기·돼지고기가 모두 들어간 새끼미 냉면, 물냉면 등의 가격은 10년 전 가격인 7.99달러.

오 사장은 “10년 전에 비해 홍어의 가격이 2배 올랐고 감자전분의 가격이 3배 올랐지만 냉면가격은 변함없이 7.99달러를 유지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맛을 제공해 드리는 것 또한 사장으로서의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2인분짜리인 쟁반냉면은 일반 냉면보다 풍부한 야채를 곁들여 고객들의 건강까지 생각했다. 쟁반냉면의 가격은 21.99달러.

오 사장은 냉면 이외의 메뉴들도 출시함으로써 삼삼오오 모여오는 손님들이 보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2년 전부터 육개장, 설렁탕, 우거지갈비탕, 떡만두국 등 국밥 종류를 4.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감자전(7.99달러), 해물파전(13.99달러), 찌개류(9.99달러) 등도 인기 메뉴. 오 사장은 “중국집에서 요리를 시켜먹듯 서로 공유해서 먹는 문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실제로 4명이 방문할 경우 서로의 취향을 고려해 쟁반냉면과 감자전, 국밥 종류를 골고루 시켜 먹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함흥회관’은 지난 7일부터 영업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고 스페셜 가격의 음식들을 내놓고 있다. 오 사장은 “올림픽 길에 있는 수많은 음식점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며 아침 메뉴를 소개했다. 오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 특정 음식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 6.99달러에 판매하는 닭칼국수와 갈비탕을 각각 3.99달러, 4.99달러에 판매해 아침 출근길의 한인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있다.

오 사장은 앞으로도 “음식의 맛이라는 것이 워낙 주관적이다 보니 개개인의 취향과 입맛을 모두 맞출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많은 이들의 입맛을 맞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 사장은 함흥냉면을 맛있게 먹는 법도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냉면을 먹을 때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게 마련인데 진정한 ‘식도락’들이 먹는 방법은 따로 있다고. 오 사장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냉면 먹는 방법이 다 다르겠지만 참기름과 설탕, 식초를 넣어 비벼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귀띔했다.
본격적인 여름 시즌, 20여년의 전통이 담겨있는 ‘함흥냉면’을 맛보며 시원한 여름을 맞이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함흥회관 주소: 3109 W. Olympic Blvd. 전화: (213)381-1520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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