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시장 회복 열쇠는 ‘차압매물’

2011-06-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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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매매 동향과 전망

주택시장 회복 열쇠는 ‘차압매물’

■차압 거래 큰 폭 감소 온라인 차압 매물 전문업체 리얼티 트랙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차압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1분기 중 매매된 차압 주택은 총 15만8,434채로 전 분기 및 1년 전과 비교할 때 각각 16%, 36%씩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브 프라임 사태 직후인 2009년 1분기(약 35만채)에 매매된 차압 거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중 차압 주택 거래가 전체 주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조금 증가했지만 상승폭은 미미하다. 1분기 중 차압 주택이 전체 주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8%로 전 분기에 비해 약 1%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차압 매물 거래비율이 상승한 것은 차압 매물 감소로 인한 현상이라기보다는 전체 주택 거래가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압 매물 거래 감소세가 단기적으로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릭 샤가 리얼티 트랙

차압 주택에 대한 거래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서 차압 주택 거래는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차압 거래 감소세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주택시장 회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차압 거래가 줄고 있는 것은 주택 차압 감소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은행 측의 업무처리가 늦어지는데 따른 현상으로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지적에 따르면 은행이 현재 보유중인 차압 매물을 주택시장에 일시에 쏟아내면 실제 차압 거래율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이 차압 물량을 푸는 시기에 따라 주택시장의 회복이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주택시장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차압 매물에 대한 업계의 전망과 반응을 살펴본다.

1분기‘차압’거래 전년대비 36% 줄어
당장은 “환영” 장기적으론 “큰 부담”
은행들이 처분 늘리면 집값 추가하락


■차압 거래 큰 폭 감소

온라인 차압 매물 전문업체 리얼티 트랙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차압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1분기 중 매매된 차압 주택은 총 15만8,434채로 전 분기 및 1년 전과 비교할 때 각각 16%, 36%씩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브 프라임 사태 직후인 2009년 1분기(약 35만채)에 매매된 차압 거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중 차압 주택 거래가 전체 주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조금 증가했지만 상승폭은 미미하다. 1분기 중 차압 주택이 전체 주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8%로 전 분기에 비해 약 1%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차압 매물 거래비율이 상승한 것은 차압 매물 감소로 인한 현상이라기보다는 전체 주택 거래가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압 매물 거래 감소세가 단기적으로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릭 샤가 리얼티 트랙 부대표는 “차압 거래 감소는 주택가격을 단기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주택시장 회복 전망을 수년간 지연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샤가 대표는 현재 차압 매물 거래 속도를 감안하면 현재 차압 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이미 은행에 차압된 주택이 모두 매매되려면 최소 3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압 주택 매매가 하락

차압 매물의 가격은 여전히 하락을 지속하고 있어 주택 구입자 및 투자자들에게 좋은 주택 구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분기 중 매매된 차압 주택의 평균가격은 약 16만8,321달러로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1.9%, 1.5%씩 떨어졌다. 일반 매물과의 가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1분기 중 거래된 차압주택의 가격은 같은 기간 매매된 일반 주택보다 약 27%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차압 매물들 중 이미 은행에 압류된 매물(REO)의 경우 일반 매물과의 가격차가 약 36%나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분기 중 차압 매물의 가격이 가장 낮은 주는 미시간주로 차압 매물의 평균가격은 약 7만358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차압 매물의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하와이로 평균 약 32만2,317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1분기 중 차압 매물 거래 건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가주로 총 4만4,018채의 차압 주택이 매매됐다. 반면 차압 거래가 가장 적은 지역은 뉴햄프셔주로 1분기 동안 101건의 차압 거래가 집계됐다.


차압 주택의 가격 하락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의 주택 매매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무디스이코노미의 크리스천 드리티스 디렉터는 “최근 투자자들이 차압 매물을 구입해 수리한 뒤 임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주택 임대료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지역에서 더욱 뚜렷하다. 업계에 따르면 샌디에고 다운타운이 대표적인 예로 침실 2개짜리 콘도의 임대료 시세는 월 약 2,500달러로 콘도 구입 때 모기지 페이먼트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주택 구입이 오히려 유리하게 여겨진다.

■차압거래 ‘선벨트’지역에 집중

차압 거래는 올 1분기에도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일시에 꺼진 지역에 집중됐다. 이른바 ‘선벨트’ 지역으로 불리는 가주, 네바다, 애리조나, 플로리다 등의 지역에서 이뤄진 차압 주택 거래 비율이 타주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네바다주의 경우 1분기 중 차압 주택 거래가 전체 주택 거래의 절반이 넘는 약 53%를 차지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차압 거래 비율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차압 주택 거래율이 2번째로 높은 지역은 가주로 전체 거래 중 약 45%를 차압 주택 거래가 차지했다. 3위를 기록한 애리조나주의 차압 주택 거래 비율은 약 45%로 가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이들 3개 주의 차압 거래율은 모두 1년 전에 비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아이다호, 플로리다, 미시간, 오리건, 버지니아, 콜로라도, 일리노이, 조지아, 오하이오 등도 올해 1분기 차압 거래율이 25%가 넘어 비교적 높은 차압 거래율을 보였다.

한편 일반 매물과 차압 매물 간 가격 차이가 가장 높은 주는 오하이오와 일리노이주로 두 매물간의 가격차는 2주 모두 약 41%씩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가주에서 매매된 차압 매물의 평균 가격은 약 24만7,623달러로 일반 매물의 가격에 비해 약 34% 낮게 거래됐다.


■차압매물 주택시장 회복 변수

현재 주택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차압 매물이 주택 가격 회복의 열쇠도 쥐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회복을 압박하는 차압 매물의 소진 시기에 따라 주택 시장 회복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 주택금융국(FHFA)의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 가격은 전 분기보다 약 2.5% 하락했는데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분기별 하락폭이다.

FHFA의 조사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1년새 무려 5.5%나 떨어졌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발표에서도 4월 중 중간 주택가격은 약 16만3,7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중 주택 거래가 가장 활발해져야 할 여름철을 앞두고 주택 가격 하락 소식이 연이어 발표돼 주택 구입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주택 가격 하락세가 차압 매물의 매매 속도에 따라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무디스 이코노미는 현재 차압 매물 재고량과 경제 회복 속도를 감안할 경우 올한해 주택 가격이 약 5%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무디스는 만약 은행들이 차압 매물 처분 속도를 늘릴 경우 주택 가격 하락폭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며 주택 시장 회복 시기가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최근 경고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은행 측의 사정이 불과 1~2년 전에 비해 뚜렷하게 개선돼 차압 매물을 일시에 쏟아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이 경우 차압 매물이 주택 시장에서 적절히 소진되며 주택 시장이 회복을 위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낙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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