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럭서리 주택 가격 ‘날개 없는 추락’

2011-06-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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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등 가주 3대 도시의 고급 주택가격이 올 1분기 중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LA 지역의 고급 주택 가격은 전분기 대비 약 0.5%, 전년 동기 대비 약 0.9% 각각 하락해 평균 약 196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샌디에고 지역의 경우 3대 도시 중 고급 주택 가격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샌디에고 지역은 전분기 대비 4.6%, 전년 동기 대비 약 5.1% 각각 하락해 평균 약 163만달러대를 유지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가격 하락폭도 비교적 커 전분기 대비 약 4.3% 떨어진 평균 약 249만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넘쳐나는 매물… 지지부진한 매매
LA·샌디에고·SF 등 고전 면치 못해
샌디에고는 2004년 이래 최악수준

■LA


지난해 하반기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LA 지역의 고급 주택 가격은 올해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역 업계에 따르면 고급 주택의 평균 가격이 하락한 반면 초고가 주택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콜드웰 뱅커 베벌리힐스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LA 인근에서 1,000만달러 이상의 초고가 주택 거래 건수는 약 20건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거래량을 보였다.

이 회사의 리사 플래트 에이전트는 “자금력을 갖춘 바이어들이 낮은 이자율을 활용해 고급 주택 사냥에 민첩하게 나서고 있다”며 “전액 현금 구입 비율이 높아진 것이 최근 눈에 띄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 베벌리힐스의 베네트 카 에이전트 역시 “거래 금액이 높을 수록 전액 현금 구입 비율도 높다”며 “현금 구입 바이어들은 유리한 가격 조건에 구입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카 에이전트는 현재 LA 지역 주택 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고가 주택시장의 경우 주택 가치가 큰 폭의 하락없이 유지되고 있는 반면 중저가 주택시장의 경우 가격 하락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카 에이전트 지적이다.

특히 해안가 주택의 경우 주택 구입 수요가 매우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드웰 뱅커 맨해턴비치의 존 카펠라로 에이전트는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높은 해안가 주택시장의 경우 주택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며 “괜찮은 조건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여러 개의 오퍼가 제출되는 현상도 흔하다”고 전했다.

■샌디에고

샌디에고 지역의 고급 주택 가격은 현재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한차례 가격 상승을 보였던 이 지역 고급 주택 가격은 올해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며 현재 평균 약 163만달러대를 기록 중이다. 평균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고급 주택의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때문이다.

프루덴셜 캘리포니아 리얼티 랜초 샌타페의 마이클 테일러 에이전트는 “고가 주택 매물이 넘쳐나고 있지만 수요 부족으로 매매가 부진하다”며 “가격 추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일러 에이전트에 따르면 300만달러 미만의 고급 주택시장은 현재 수요와 공급이 어느정도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는 반면 400만달러 이상의 매물은 아직도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고 있어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이같은 지역 현상을 반영하듯 샌디에고 지역의 대표적인 부호촌인 라호야 지역의 경우 지난 8개월 간 300만달러가 넘는 주택 거래가 고작 1건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평균 주택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고급 주택시장도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고급 주택 가격은 평균 249만달러로 2004년 1분기(239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고급 주택 가격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이어왔다. 전통적으로 셀러스 마켓을 유지해 오던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고급 주택시장이 당시부터 드물게 바이어스 마켓으로 전환됐다는 것이 지역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반면 올해 들어 이같은 바이어스 마켓이 서서히 저물고 있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이텍 업체가 밀집한 샌프란시스코 페닌슐라 지역의 경우 매물이 없어 거래가 드문 지역이다. 평균 소득이 높은 바이어 풀을 갖추고 있음에도 매물이 없어 셀러스 마켓이 형성되고 있다. 맥과이어 부동산의 지오페리 넬슨 에이전트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에서는 500만달러 이상의 주택 거래가 3건밖에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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