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보여주다 범죄피해, 방문자 신원 파악하라

2011-05-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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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러·중개인 주의사항

부동산 중개인이 살인이나 재산범죄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택시 기사와 함께 부동산 중개인을 상대로 한 살인율이 타 직업군에 비해 높다는 통계도 흔히 접한다. 이들 직업 종사자들이 신원불명의 고객을 접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범죄 피해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자들은 이같은 허점을 노리고 흔히 부동산 중개인을 범죄 대상 우선순위에 올린다. 범죄 대상은 부동산 중개인뿐만 아니다. 집을 파는 셀러도 비슷한 유형의 범죄 피해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집을 보여줄 때 항상 주의가 요구된다.

범죄 예방 전문가 앤드루 우튼은 최근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주최한 웹세미나를 통해 “셀러나 에이전트가 집을 보여줄 때 안전은 항상 뒷전”이라며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이를 고객에게 알려줄 수 있어야 유능한 에이전트”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우튼이 밝히는 집을 보여줄 때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주의해야 할 점들이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경계를
에이전트도 꼭 신원 확인해야
방문자 앞서 걷지말고 귀중품 단속

■직감을 의심하지 마라

우튼이 가장 먼저 강조한 범죄 예방 수칙은 바로 ‘직감’을 믿는 것이다. 직감이야 말로 가장 강력한 범죄 예방 수단이라는 강조다. 만약 집을 보러온 사람이나 동행한 에이전트가 불편한 행동을 하거나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평소보다 좀 더 주의를 기울여 행동을 살피고 항상 만약을 대비한다.

■약속 없이 집을 보여주지 말라

낯선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안전수칙이다. 하지만 집을 팔 때는 이같은 기본 수칙이 무시되기 쉽다. 외부에 설치된 주택 매매 사인을 보고 누구나 문을 두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 범죄자가 포함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항상 주의한다. 만약 신원 확인을 꺼리는 바이어나 에이전트가 문을 열어 달라고 하면 예외 없이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연락해 먼저 약속을 하고 다시 방문할 것을 요청한다.

■혼자 집을 보여주지 말라

가급적이면 혼자 있을 때 집을 보여주지 않도록 한다. 만약 다른 가족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이웃이나 리스팅 에이전트를 동반해서 보여준다. 이웃이나 리스팅 에이전트를 동반하는 것이 불가능하면 방문 일정을 다음으로 미루도록 유도한다.

■방문자의 신원을 확인하라

방명록을 준비해 방문자의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도록 한다. 사전 약속 없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오픈 하우스를 실시할 때 해당하는 안전 수칙이다. 방문자의 운전면허증 번호와 연락처, 주소 등을 기재해 보관한다. 이같은 요구를 통해 방문자들로 하여금 셀러가 범죄 피해 예방에 신경 쓰고 있다는 일종의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다.


만약 인적사항 기재를 꺼리는 방문자가 있다면 의심해 볼 여지가 있고 방문기간에 의심 가는 행동을 하는지 유심히 관찰한다. 리스팅 에이전트나 셀러가 방문자의 인상착의 등을 별도로 기록해 두면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범죄 해결에 활용될 수 있다.

■에이전트의 신원도 확인하라

집을 보러온 에이전트의 신원도 확인해야 한다. 바이어를 동반하고 왔던 혼자 왔던 상관없이 반드시 에이전트에게 신원 확인을 요청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에이전트가 건네는 명함이 신원을 확인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명함은 특별한 검증 절차 없이 누구나 인쇄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명함에 기재된 회사에 연락해 해당 에이전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방문 에이전트로 하여금 ‘락박스’(lock box)를 사용해 출입토록 요청하는 것이다. 락박스를 이용할 경우 에이전트의 방문 기록이 신원사항과 함께 기록에 남는다.

■귀중품은 직접 소지하라

오픈 하우스를 열기 전에 보석류, 예술품, 고가 가전제품 등 귀중품은 금고 등 안전한 곳에 보관한다. 또 현찰, 우편물, 은행 잔고 증명서, 신용카드, 열쇠, 의약품 처방전 등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직접 소지하면 더욱 안전하다. 오픈 하우스 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귀중품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상한 행동에 주의하라

일반 바이어들과 달리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 일단 의심한다. 범죄자들은 대개 방에서 오래 머무는 경향이 있는데 범죄대상 물품, 대피 경로, 안전 시스템 등을 살피기 위한 목적이다. 만약 2명이 방문해 1명은 집안을 살피고 다른 1명은 셀러나 에이전트에게 계속 말을 건다면 일단 의심스런 행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

■수상한 질문을 의심하라

주택과 관련 없는 질문을 던지는 방문객도 주의한다. 결혼 여부, 가족수, 출퇴근 시간, 자녀 통학시간 등 주택 매매와 전혀 관련 없는 질문 등이 수상한 질문의 예다. 이같은 질문에 섣불리 답변했다가 후에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

■항상 방문객을 뒤따르라

만약 방문객을 동반해 집을 보여줘야 한다면 앞서지 말고 뒤를 따른다. 방문객의 행동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되고 후방 공격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집을 보여주는 동안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대피 경로를 항상 머릿속에 되새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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