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협상·융자·감정… 전문가 도움 필수

2011-05-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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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거래와 전문가 역할

주택 매매 때 각 분야별 전문인들이 관여하는 것이 일반적인 주택 거래 과정이다. 최종 구입 결정은 바이어의 몫이지만 결정을 돕기 위해 각 절차마다 전문인들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 미국에서의 주택 거래 현실이다. 주택 구입을 경험해 봤다면 부동산 중개인 외에도 주택 거래 절차별로 전문인들이 필요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미국에서 주택 구입 경험이 없는 구입자들은 집 한 채 사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전문인들이 필요한지 의아해 할 수 있다.

특히 첫 주택 구입자라면 이러한 의문이 더욱 클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 일로나 브래이는 “만약 이들 전문인들의 도움이 없다면 주택 거래가 기약 없이 길어질 것”이라며 “각 전문인들의 업무를 이해하고 적절히 도움이 받아야 주택 거래가 수월해 진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주택 거래 때 전문인들과의 팀웍이 중요하다는 강조다. 주택 거래에 관여하는 전문인들과 업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자격증 갖춘 경험 많은 전문가들 팀웍
각종 비용절감·문제점 사전에 막아줘

■부동산 중개인

앞서 예를 든 대로 부동산 거래가 ‘팀웍’이라면 부동산 중개인은 팀의 주장쯤 된다. 중개인은 주택 구입 시작단계부터 마무리단계까지 모든 절차를 감독하는 임무를 맡는다.

주택 구입을 위해 처음 만나게 되는 전문인이 부동산 중개인이고 중개인과 주택 거래 전 과정을 거치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따라서 주택 구입 때 부동산 중개인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입소문이나 주변인의 추천을 통한 중개인 물색이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다. 추천을 통해 중개인을 물색했으면 만남을 갖고 중개인의 자질과 주택 구입 전 과정 동안 함께 일하는데 적합한 인물인 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중개인이 적절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지, 자격증이 유효한 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격증 소지 여부는 가주부동산국(www.dre.ca.gov),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www.realtor.org), 부동산협회(www.arello.com) 등의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중개인이 아무리 유능해도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지역 전문가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지역 내에서도 블락마다 다른 주택 간의 미묘한 특성을 꿰차고 있어야 바이어가 원하는 주택을 꼭 집어 찾아줄 수 있다.

중개인의 역할은 집을 찾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바이어가 맘에 들어 하는 집을 찾은 다음에는 셀러 측 에이전트와 가격 및 구입 조건을 협상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거래가 시작된 후에는 거래가 마감될 때까지 전 과정을 바이어에게 설명하는 것도 중개인의 중요한 업무다.


그렇다면 일부 바이어들이 중개인의 도움 없이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이어 중개인 측의 수수료를 깎아 주택 가격을 할인받아 보겠다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브래이는 “중개인 없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협상권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유능한 중개인은 수수료 비용 이상의 가격을 할인 받아준다”며 중개인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융자 중개인/렌더

주택 융자와 관련된 절차는 부동산 중개인을 찾기 전부터 시작된다. 대출 가능한 융자액을 알아보기 위한 융자 ‘사전 승인’(pre-approval) 단계부터 이미 융자 중개인과의 만남은 시작되는 것이다. 융자 중개인의 주된 업무는 바이어 특성과 재정 능력에 가장 적합한 융자 은행과 융자상품을 선택해 주는 일이다.

일부 은행의 주택 융자 창구에서도 주택 융자 관련 업무를 취급하지만 선택 가능한 옵션이 제한적이다. 반면 융자 중개인을 통하면 바이어가 처한 상황에 맞는 다양한 융자 옵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주택 소유주도 융자 중개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재융자를 통해 자녀의 학자금을 마련하려면 융자 중개인을 통하면 적절한 융자 상품을 소개받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각 융자 상품별 특성을 스스로 이해하는데 자신이 있다면 융자 은행인 렌더와 직접 접촉을 해도 된다. 렌더가 소개하는 각 융자상품을 파악한 뒤 신청 절차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융자 담당인 외에도 여러 명의 은행 관계자를 접촉해야 하는 점은 융자 중개인과 일할 때와 다른 점이다.

■주택 감정 평가사

주택 감정 평가사는 주택 가치에 대한 전문가적인 의견을 제공한다. 대개 융자를 대출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은행 측에서 적정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감정 평가 작업을 거친다. 최근에는 은행 측이 실시하는 감정 평가 작업과는 별도의 감정 평가 작업을 통해 주택의 적정 가치를 거듭 확인하려는 바이어도 늘고 있다.

매물의 적정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매물이 위치한 지역의 전문 감정인으로 객관적 입장을 유지할 수 있는 감정인에게 감정을 의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거래로 인한 이익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주택시장 활황기에는 적정 시세를 반영하기보다는 융자 발급에만 급급해 객관성을 잃은 주택 감정이 문제였다. 반면 최근에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정 관행이 주택 거래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 거래가 여러 전문인들의 협동으로 이뤄지는 팀웍이라면 부동산 중개인은 팀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개인은 거래 초기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절차를 조정하는 일을 담당한다.

감정 평가인은 매물의 시세를 결정하지 않는다. 다만 인근에서 가장 최근에 매매된 매물들과 현재 매물들을 바탕으로 시세에 대한 소견을 제공할 뿐이다. 감정 평가인은 “만약 바이어들이 내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어느 주택을 구입할까”라는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전문인이라고 보면 적합하다.

만약 주택을 융자 없이 현찰로 구매할 경우 감정 평가 작업의 필요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조셉 마그드지아즈 감정인협회장은 “감정 평가 비용은 주택 거래와 관련된 다른 비용들보다 저렴하지만 정보의 중요성을 놓고 보면 빠트릴 수 없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홈 인스펙터

주택 구입 전 주택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홈 인스펙션 절차를 거치고 이를 담당하는 전문인이 홈 인스펙터다. 홈 인스펙터는 고른 점검을 통해 문제점 등을 지적해 주고 문서화하는 작업을 담당한다. 바이어는 홈 인스펙션을 통해 주택 내 문제점을 파악한 뒤 불안감 없이 주택 구입을 완료할 수 있다.

새로 지은 집을 구입하더라도 홈 인스펙션을 생략할 수 없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다. 신축 주택이라도 사람이 거주한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문제점들이 숨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인스펙션을 통하면 밝혀낼 수 있다. 이밖에도 홈 인스펙션을 통해 발견된 문제점이 심각하다면 주택 구매를 취소할 수 있다.

또 문제점이 주택 구매를 취소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면 인스펙션 결과를 통해 셀러 측에 수리비 목적의 가격 인하를 요청해 볼 수도 있다. 가격 인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셀러 측에 수리를 요청할 수 있다. 수리 요청마저 거절된다면 적어도 홈 인스펙션을 통해 수리에 소요될 비용을 알아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홈 인스펙션 보고서에는 주택 상태 외에도 주택의 각 항목별 예상 수명 등에 대한 소견도 함께 명시되어 있어 일종의 주택 거주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한다.

■에스크로

에스크로란 주택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매매 보호 서비스로 볼 수 있다. 에스크로 업체가 담당하는 업무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제3의 기관으로 주택 거래 대금을 결제하는 업무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에스크로 명의의 신탁계좌를 개설해 바이어의 디파짓 금액, 잔금 등을 관리하고 각종 비용에 대한 지불을 담당하기도 한다. 주택 거래에 필요한 잔금이 입금이 확인되면 마지막으로 주택 양도증서를 관할 카운티에 등기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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