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잔 김의 길 따라 배우는 스패니시 <6> 라브레아 목장 이야기 ③ 라시에네가와 파머스마켓

2011-04-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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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김의 길 따라 배우는 스패니시 <6>     라브레아 목장 이야기 ③  라시에네가와 파머스마켓

1910년대의 라시에네가 모습. 시추장비들이 즐비하다.

늪지 많아 붙인 이름, 1870년대 마켓 형성

1830년대의 Rancho La Brea(라브레아 목장)의 서쪽 경계지역에는 당시 남북으로 길게 뻗은 길이 있었는데 그 길을 ‘라시에네가’라고 불렀다. 후에 이 길은 라시에네가 블러버드(La Cienega Blvd.)가 되었는데 이 말의 뜻은 ‘늪지’라는 스패니시로 웨스트할리웃의 선셋(Sunset Blvd.)에서 남쪽의 엘세군도(El Segundo; 두 번째라는 뜻의 스패니시)까지 이어진다.

라시에네가의 어원은 스패니시로 ‘검은 늪지들’이란 뜻의 ‘Las Cienegas Negras’로 이 지역이 타르가 낮은 지대로 흘러내리면서 부글거리는 검은 늪지들이 모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라브레아 목장의 세 번째 이야기로, 목장 내에 있는 라시에네가와 라브레아를 가로지르는 3가와 페어팩스 애비뉴 코너에 있는 파머스 마켓(The Farmers Market)에 관한 이야기이다.

1870년대 일리노이주에서 LA로 이주, 농부 아서 프레몬트 길모어(A.F. Gilmore)와 그의 동업자는 목장주 헨리 행콕으로부터 라브레아 목장 일부인 256에이커를 구입한 뒤,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하고 낮은 가격의 야채를 공급하자는 취지에서 그 농장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야채를 마차에 실은 채 현재의 3가와 페어팩스 코너에서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1905년 농장에 필요한 물 펌프를 설치하던 중 그 곳에서 오일이 뿜어져 나왔고, 이미 오래 전 동업관계를 정리하고 혼자 농사를 짓던 길모어는 ‘길모어 정유회사’(Gilmore Oil Company)를 설립해 엄청난 부를 쌓았다. 이후 아들 벨 길모어가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석유 탐사 및 시추회사 ‘Gilmore Drilling Island’를 차려 남가주의 석유탐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게 된다.

1900년대 초 LA 지역에서의 유전 발굴은 경제 부흥기를 불러와 골드러시(1848~1849년)를 통해 캘리포니아 제1의 도시에 올랐던 샌프란시스코를 제치는 것은 물론, 미 대륙에서 뉴욕 다음의 큰 대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한 때 LA시에서는 페어팩스 애비뉴를 따라 지하철 노선을 계획한 적도 있었는데, 지질검사 결과 상당량의 메탄개스가 확인되는 바람에 계획이 전면 취소되었던 적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1985년 3월24일 오후 이 지역에서는 팽창한 개스가 폭발, 23명의 주민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에 접어들어 파머스 마켓은 세계 굴지의 건설회사인 Koning Eizenberg Architecture, Inc.와 손잡고 대형 거리 샤핑몰로 변모, 현재는 수많은 유명상표 체인점을 비롯하여 고급 식당과 각종 편이 시설들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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