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래딧 점수 상향 요구등 갈수록 깐깐한 융자 조건

2011-04-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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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시장 발목잡는 대출거부 실태

주택 융자 발급 규정이 점차 까다로와 지는 추세다. 예전에는 술술 발급되던 주택 융자가 요즘에는 ‘하늘의 별따기’다. 은행이 발급하는 융자를 보증해주는 정부 기관이 까다로운 깐깐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에는 융자 시장 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은행들 역시 정부 기관이 보증을 서지 않는 융자는 구태여 위험 부담을 떠 안아가며 발급하려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융자 발급 거절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발급 거절 이유도 다양해졌다.

■융자 발급 거절률 상승


연방준비은행(Fed)에 따르면 최근 주택 융자 신청 건수 중 약 4분의 1이 발급을 거절 당한다고 한다. 앞서 설명한 국책 모기지 은행의 ‘깐깐한’ 융자 보증 규정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 계획이 있는 바이어들은 연중 주택 시장이 활발해지는 여름철을 앞두고도 녹지 않고 있는 융자 시장 상황때문에 아예 주택 구입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패니메이와 프레디 맥 등 양대 국책 모기지 은행이 금융 시장 위기 후 가장 먼저 실시한 조치가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 상향 조정이다. 2009년 주택 융자 신청에 필요한 최소 크레딧 점수를 580점에서 620점으로 끌어 올렸다.

최근에는 최소 다운페이먼트 비율까지 상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택 시장을 더욱 힘들게 만들 전망이다. 제리 하워드 전국주택건축업협회(NAHB) 회장은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는 정부 정책이 주택 시장 회복을 억제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콘도 매매 비율

단지내 콘도의 매매 비율이 저조할 경우 주택 융자 발급이 거절되기도 한다. 패니메이, 프레디 맥은 단지내 콘도 매매율이 7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융자 보증을 서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축 콘도나 콘도 전환 개발 등의 경우 융자 신청시 전체 유닛수의 70% 이상이 매매 완료됐거나 구매 계약이 체결된 상태라야 나머지 유닛 구입에 필요한 융자가 정부 보증을 받아 발급될 수 있다. 만약 콘도 개발 업체 소유의 미분양 콘도 비율이 30%가 넘는다면 대출 자격을 갖춘 바이어도 낮은 매매율 이란 이유로 융자가 거절될 수도 있다. 콘도 매매 비율 규정은 2009년에 종전 51%에 현행 70%로 상향 조정된 후 현재까지 변동없이 시행되고 있다.

■개인 부채 비율


주택 융자를 발급 받기 위한 소득 대비 부채 비율도 예전보다 낮아져 최근 대출 거절률 상승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9년 이전 개인 부채 상환 비율이 55%를 넘지 않으면 융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는데 이후 45%로 낮아져 융자 발급을 힘들게 하고 있다. 부채 상환 비율이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용 2차 주택 구입자나 자영업자의 주택 융자 대출이 특히 힘들어 졌다.

2차 주택 구입에 필요한 융자액(부채)과 현재 거주 또는 보유 중인 1차 주택의 부채와 합산하면 45% 비율 기준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차 주택 구입 후 임대 수익이 발생해도 부채 비율이 45%를 넘으면 대출받기가 어려워 진다.

자영업자는 반대 경우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득이 감소한 자영업자는 부채가 늘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부채 상환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최근 주택 구입 융자 신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압후 주택 재구입 기간

차압후 주택을 재구입할 수 있는 기간도 종전보다 연장돼 주택 융자를 힘들게 하고 있다. 비록 주택을 차압 당해 재정 능력과 크레딧에 손상을 입어도 5년이 지나면 주택을 재구입할 수 있는 자격이 회복됐으나 최근 이 기간이 7년으로 연장됐다.

따라서 주택을 차압 당한 뒤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성실히 마련하고 대출 자격 크레딧을 회복하더라도 정부 보증 융자를 통한 주택 구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크레딧 부채 연체 기록

강화된 크레딧 부채 연체 규정으로 인한 주택 융자 대출 거절 사례도 늘고 있다. 과거 한두번의 크레딧 부채 연체 기록은 눈감아 주던 패니메이와 프레디 맥은 최근 융자 보증 시 단 한차례의 연체 기록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크레딧 부채 외에도 기타 자동차 할부금, 전자 제품 및 가구 할부금, 학자금 융자에 대한 연체도 주택 융자 발급 거절에 영향을 줄 수 있기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만약 연체가 발생하면 은행측에서 전보다 높은 비율의 벌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융자 신청자의 부채 비율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학자금 융자 잔액 2만달러를 보유한 바이어가 주택 융자를 신청해야하는 데 만약 학자금 융자에 대한 연체가 발생했다고 치자. 은행이 융자 잔액의 5%에 해당하는 1,000달러를 연체 벌금으로 부과하면 갚아야 할 부채비율이 증가해 융자 심사에 부정적인 요소가 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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