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요일 아침의 ‘아담과 이브’

2011-04-06 (수)
크게 작게

▶ 셰프 애나 김의 Inside Kitchen

주방생활의 성격이나 분위기 등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맛깔스러움이 있는 요리사들의 생생한 주방 용어인 키친 링고(kitchen lingo)를 지난 칼럼에 이어 몇 가지 더 소개하여 본다.

먼저 바쁜 서비스 시간에 오고가는 주방장과 요리사 간의 효율적인 대화 목적으로 간단히 줄여진 단어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Front of House(다이닝룸 근무팀)은 FOH, Back of House의 요리사 및 주방 근무팀은 BOH, 한 테이블에 4명의 시팅을 줄인 4top, 다이닝 룸과 주방을 전달하여 음식의 퀄리티를 조절하는 직업인 expeditor는 expo, 그릴 요리를 뜻하는 mark, 중간 익히기의 medium은 med-rare나 med-well, 황금갈색으로 맛있게 라는, Golden, Brown, and Delicious는 GBD 등이 있다.


다음으로 주방도구나 기기도 간단이 붙여지는 이름인 예를 들면, 푸드 프로세서(food processor)는 robo 혹은 quiz, 믹서는 whiz, 선반 카운터에 부착된 냉장고 등은 low boy,주로 지하실에 있는 레스토랑 쓰이는 식품 저장고는 walk-in, 가정 냉장고처럼 길게 서있는 냉장고는 reach-in, sheet pan을 담는 바퀴달린 이동 랙은 speed rack 등으로 흔히 불린다.

또한 단어 하나만으로도 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용어로는,
요리시작을 하라는 지시인 fire, 같은 시간에 함께 내보내야 하는 디시(dish)는 all day, 실제 요리가 시작되어 진행 중이라는 확인의 working, 급행으로 만들라는 전달로 대부분 누군가의 실수로 오더 티켓을 주방에 전하는 것을 잃어버린 상황의 on the fly!, 모든 재료가 떨어져서 못 만드는 상황의 86, 얼마나 남았는지 파악하는 최종숫자인 count, “We got account of 4 on lamb” (4개밖에 양고기가 남지 않았음), 일이 한꺼번에 몰려 밀려 뒤쳐진 바쁜 상황을 나타내는 in the weeds, 가까스로 심각하게 밀린 오더를 핸들하는 상황인 slam, 완성된 요리들을 바로 서비스로 넘겨주라는 to the windowpick up, 지나가니 비켜 라는 의미로 위험하게 부딪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walking/hot 등은 그 단어만으로도 요리사들의 모습은 이미 과히 수풀지대를 지나 정글이나 숲속을 살피는 군인들과도 같다.

이런 상황에 웃음을 주는 맛깔스런 뉘앙스나 유머 농담이 섞인 용어로 소스(sauce)를 칭하는 jizz, 가니시(garnish)로 사용하는 그린 허브를 칭하는 mota 원래 스페인어의 마리화나(‘marijuana’ in Spanish)에서 유래하는 등, 디시 워셔(dish washer)를 칭하는 bubble dancer나 sandwich maker를 칭하는 the angel, salad는 cow feed 등의 익살맞은 용어도 흔히 볼 수 있다.

일상적 아침식사 메뉴에 흔히 사용되는 미국의 시대별 다이너 링고(diner lingo)는 이미 주방 용어라기보다 일반인도 익숙한 생활 속의 별도 양념으로 ‘2 poached eggs’를 뜻하는 아담과 이브(Adam & Eve)는 손님과 웨이트리스의 소담과 미소로 두 손에 담은 coffee인 Joe는 홀로 앉은 손님의 벗일지도 모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