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맨틱 커플 데이트 코스

2011-02-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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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런타인스 주말, 분위기 있게 “사랑해~”

커버스토리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스 데이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연인에게, 배우자에게 혹은 아직 연인은 아니지만 사랑을 고백하고 싶은 사람에게 그 동안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낯간지러운 사랑의 언어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랑의 고백이나 정성이 담긴 이벤트에 서툴기 만한 수많은 한인들에게 밸런타인스 데이는 그야말로 그냥 생략하고 지나가고만 싶은 ‘대략난감’한 날이기도 하다. 이럴 때 일수록 강하면서 섬세한 모습을 보여주자. 사랑의 밸런타인스 데이와 전 주말을 맞아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연인, 혹은 부부를 위한 로맨틱한 장소와 그 곳에서의 ‘즐길거리’들을 모아봤다.


고색창연 미션·석양의 바다·고즈넉한 농장…

사실 어딜 가나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연인이라면 로맨틱한 장소에서 아름다운 사진촬영을 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볼까.
사진이라는 증거자료(?)가 있는 만큼 내년 밸런타인스 데이까지 1년 내내 생색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둘만의 소중한 추억을 사진에 담고 싶다면 샌후안 카피스트라노도 좋은 장소이다.


LA에서 5번 프리웨이 남쪽 방면을 타고 샌디에고 방향으로 한 시간쯤 운전하면 나오는 샌후안 카피스트라노(San Juan Capistrano) 미션은 남가주 ‘찍사’들의 사랑을 받는 장소로 기가 막힌 예술사진을 만들어내기 딱 좋다.
18세기의 가톨릭 성당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가득한 샌후안 캐피스트라노 미션은 캘리포니아 21개 성당 중 하나로, 1776년 후니페로 세라 신부가 설립했다.

이곳에 가면 18세기의 웅장했던 성당 건물과 종탑, 부속 조형물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돌벽, 분수대 등을 볼 수 있으며, 넓은 정원은 오색의 꽃들로 장식돼 있고 연못에는 잉어가 헤엄을 치고 수련과 아이리스가 곱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LA 인근 패사디나 시티홀은 고풍스러운 건물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 웨딩 촬영장소로 선호되는 곳이며, UCLA의 로이스 홀 역시 클래식하고 웅장한 건물, 건물 앞 잔디밭과 이어지는 계단이 매우 아름다워 사진촬영 장소로 많이 애용된다.

패사디나의 헌팅턴 라이브러리 역시 유럽풍의 가든, 오리엔탈 가든 등 다양한 배경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곤돌라 크루즈·열기구 타고 두둥실

■ 이색 이벤트 즐기기

밸런타인스 데이 같은 특별한 날은 매일 즐기는 판이한 데이트보다는 기억에 남을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 좋다.

LA에서 30~40분이면 도착하는 샌타모니카 피어의 하니문카 인 ‘페리스 윌’(Ferris Wheel)을 타면 수평선 너머로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석양과 노을을 즐길 수 있는 동시에 둘 만의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딱 좋으니 밸런타인스 데이트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하니문카가 하늘에서의 로맨스를 즐길 수 있다면 오렌지카운티 헌팅턴비치의 ‘선셋 곤돌라 라이드’(Sunset Gondola Ride)는 바다에서의 로맨스를 즐길 수 있는 곳. 헌팅턴 하버에서부터 선셋 비치까지 이어지는 곤돌라 크루즈를 타고 아름다운 남가주 비치 위를 거닐다보면 마치 영화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 것이다. 요청하면 노를 젓는 곤돌리어가 노래까지 불러주니 로맨틱한 분위기가 더욱 고조된다.

이에 성이 안 찬다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훌륭한 조경을 자랑하는 테메큘라 열기구(air balloon)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아름다운 테메큘라의 조경과 함께 로맨틱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른 아침 열기구를 즐긴 뒤에는 인근 와이너리에서 맛있는 브런치와 샴페인을 맛 볼 수 있으니 완벽한 밸런타인스 데이트 코스가 완성된다.


샌타모니카 피어의 페리스 윌을 타고 올라가 해가 지는 모습에 흠뻑 빠져보자.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해변 산책, 부틱호텔 오붓한 시간‘실속’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모래사장을 산책하는 것도 연인들의 즐거움이다. 라구나비치는 아담하면서도 맛도 괜찮은 식당들이 많아 밸런타인스 데이를 즐기기에 적격이다.


■ 와이너리 여행

그다지 요란스럽지 않게, 하지만 풍요롭고 내실 있는 데이트를 원한다면 당일 혹은 주말 와이너리 여행을 권하고 싶다.

와인의 향기는 로맨틱한 분위기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와이너리 인근에 세계적인 셰프가 선보이는 훌륭한 레스토랑이 많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북쪽 나파밸리나 소노마 카운티부터 남쪽으로는 테메큘라까지 수많은 와이너리가 자리하고 있는데, 일단 캘리포니아 와인 메카로 불리는 나파밸리는 와이너리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코스다.

나파밸리 하면 로버트 몬다비를 빼놓을 수 없는데, 유럽 와인의 모작수준에 머물던 나파밸리의 와인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몬다비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 천혜의 자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은 물론 최고급 수준의 와인으로 해마다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든다.

몬다비와 함께 나파밸리 와이너리의 양대 산을 이루는 베린저는 와인제조에서 캘리포니아 최고 양조장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관광산업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 곳으로, 정문에서부터 잘 가꿔진 가든 그리고 테이스팅 룸까지 지나치다고 할 만큼 예쁘게 꾸며져 있다.

이밖에 남가주 최대 와인 생산지인 샌타바바라 인근 샌타이네즈 밸리와 함께 영화 ‘사이드 웨이즈’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로스 올리브스도 가볼 만한 와이너리.

만약 테이스팅만을 위한 좀 더 가까운 곳을 찾는 다면 LA 다운타운에 바로 위치한 샌안토니오 와이너리, LA 북쪽의 아구아둘스 캐년의 와이너리도 가볼 만하다.

■ 호수에서의 로맨틱한 시간

시끌벅적한 분위기보다 연인과의 차분하고 조용한 시간을 선호한다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호수로 당일 혹은 주말여행을 떠나보자.

잔잔한 호숫가에 앉아 조물주가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바라보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LA에서 동쪽으로 약 130마일 떨어진 샌버나디노 마운틴에 있는 빅베어 레익은 겨울철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하지만 봄, 여름, 가을, 사시사철 훌륭한 여행지다. 호수 자체의 경관도 아름답지만 야생동물 서식지 및 환경보호 구역으로 주변의 볼 만한 명소가 가득하다.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빅베어 호수를 가운데 두고 하늘을 찌를 듯한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서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유람선을 타며 레익 주변의 명소를 도는 것도 로맨틱한 데이트로 안성맞춤. 45명까지 태우는 유람선은 80분 간 댐과 차이나 아일랜드, 태양관측소 등 레익 주변의 명소를 구경시켜 준다. 한편 빅베어 레익 주변에는 모텔, 캐빈, 라지가 많이 있지만 반드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라지는 시골의 오두막집을 연상시켜 마치 숲속의 별장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데 사랑의 고백의 장소로는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 분위기 있는 호텔

밸런타인스 데이에 ‘제대로’된 계획 없이 함부로 밖에 나가면 돈만 쓰고 정신없이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게 되기 일쑤다.

거창한 여행 대신 가까운 곳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분위기 있는 ‘부틱 호텔’(boutique hotel)에서의 식사 혹은 칵테일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부틱 호텔은 마치 아파트처럼 보이는 작고 우아한 호텔들로 대부분 주거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거창하게 높은 건물도 아니고 화려한 간판을 달고 있지도 않다. 부틱 호텔 안에 마련된 카페는 대부분 푹신하고 편안한 소파와 은은한 조명이 갖춰져 있어, 우리 집 거실 같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최근 ‘뜨고 있는’ 부틱 호텔로는 베벌리센터 남서쪽으로 벌튼(Burton) 길에 자리 잡은 래플스 러미타지(Raffles L’Ermitage) 호텔로, 콘데 내스트 트래블러지 독자 선정 남가주 10대 최고급 호텔로 선정됐다. 은은한 조명과 함께 커다란 벽난로, 푹신한 소파가 마련돼 있으며, 스태프들의 서비스가 수준급이다.

웨스트할리웃의 젊음의 거리인 선센 스트립에 아담한 성 모양으로 우뚝 솟은 샤토 마몽(Chateau Marmont)은 영화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카페를 연상시키는 건물 외부와 인테리어가 이국적이다. 특히 너무나 아름다운 유럽풍의 아름다운 정원을 갖추고 있다.

■ 비치에서의 로맨스

로맨틱한 데이트 장소라면 바닷가를 빼놓을 수 없다.

남가주는 아름다운 바닷가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그저 바닷가가 보이는 아름다운 카페에서 식사를 한 뒤 연인과 손을 잡고 바닷가를 걷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밸런타인스 데이 데이트 코스가 완성되는 것.


빅베어 주변 캐빈 ‘고백장소’로 최적
샌타모니카 선셋 잊지못할 추억 남겨


라이프스타일 잡지 ‘선셋 매거진’이 선정한 미 서부 최고의 해변으로 손꼽힌 라구나비치는 남가주를 대표하는 예술타운으로서 아트 갤러리, 다양한 부틱이 위치한다. 특히 아름다운 바다 광경을 한 눈에 즐길 수 있는 크리스탈 코브 스테이트 팍 산책로는 이 지역의 자랑으로, 해변 절벽위에 위치한 호텔들, 리조트들, 캘리포니아식 조경과 고급 주택들이 팜트리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낸 멋진 캘리포니아 해변의 풍경을 바라보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데이트가 완성될 것이다.

아름다운 바다풍경과 함께 즐기는 식사 혹은 칵테일 한 잔도 빼놓을 수 없는 밸런타인스 데이 단골 코스.

샌타모니카의 부틱 호텔인 셔터스 온더 비치(Shutters on the Beach)에는 호텔의 주소로 이름 지은 ‘원 피코’(One Pico)라는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는데, 바닷가로 바로 연결된 식당 창가에서 석양을 보면서 즐기는 식사와 차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샌타모티카 비치 바로 앞 오션 웨이에 위치한 카사 델 마(Casa del Mar) 호텔 역시 로비에 들어가면 화려하게 잘 꾸며진 인테리어가 눈앞에 펼쳐져 꿈꾸듯 이끌리게 되는데, 바닷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호텔 로비 카페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은 격조 높으면서도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 낭만과 여유를 만끽하게 해준다.


시간이 허락하면 나파밸리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에 아름다운 곳이다. 여기에 기차를 타고 와인을 곁들여 식사를 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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