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타 인터뷰 - 그린호넷주연 세스로건

2011-0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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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아닌 나 자신을 표현”서민적 친근감

현재 상영 중인 ‘그린 호넷’에서 플레이보이 출신의 수퍼히로 그린 호넷으로 나오는 코미디언 세스 로건(29)과의 인터뷰가 지난 11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안경을 낀 로건은 장난기 심한 소년 같은 모습이었는데 특유의 걸걸한 음성으로 껄껄대고 웃으면서 위트를 섞어가며 질문에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약간 수줍어하는 스타일인데 서민적인 친근감이 느껴졌다. 그는 회견 후 기자와 사진을 찍을 때 “내일 모레 이 영화 홍보 차 한국에 간다”며 반가워했다. 기자는 로건에게 “한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과음하지 말아라”라고 말하자 그는 “과음하지 않겠다”며 웃었다.



*당신은 영화에서 연기를 하는 것 같지 않게 자연스러운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있는가.

-사람들이 영화에서 날 보고 느끼는 것과 달리 난 그렇게 내가 맡은 역과 같은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난 사람들이 내가 영화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그대로 표현할 뿐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그것을 칭찬으로 생각한다. 난 배우로서 사람들이 내 연기를 연기로 생각하지 않도록 사살적인 연기자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당신은 이 영화에서 제작자와 각본가 그리고 배우로 활약했는데 그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가.

-우리는 이 대규모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실로 오랫동안 창조적이요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 모험적이요 혁신적인 작업이었다. 굉장한 도전이었는데 그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다. 본전은 충분히 건지고도 남을 것으로 안다.
*당신은 어느 점에 매력을 느껴 이 영화를 만들게 됐는가.

-사람들이 그린 호넷과 그의 동료인 케이토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들이 최초의 범죄퇴치 팀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히로와 그의 파트너가 범죄와 싸우기 위해서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아주 근사한 아이디어다. 이런 관계는 아직까지 충분히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에 각본을 쓰기로 했다.

*코미디는 언어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프랑스 감독 미셸 공드리를 기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드리는 언어와 코미디 모두에 바탕을 둔 영화를 만든 사람이다. 우리는 그가 영화에서 매우 분명한 언어를 성공적으로 구현할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나와 공동으로 각본을 쓴 에반 골드버그는 여러 코미디에서 함께 일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영어가 서툰 제이 차우(케이토 역) 때문에 각본 수정을 했는가.

-약간 고쳤다. 그를 선정한 후 각본을 함께 읽는 과정에서 그가 말하기 힘들어하는 단어들을 일부 수정했다. 그 밖에는 영화에 그의 아이디어를 많이 참조했다.

*처음부터 아시안을 쓰기로 하고 각본을 썼는가.

-각본을 여러 편 썼다. 처음에는 스티븐 차우(홍콩의 유명 감독이자 배우)와 함께 일했다. 그것이 무산되면서 다음에는 미국에 사는 아시안 아메리칸을 쓸 생각하고 각본을 썼다. 또 우리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배우를 기용할지도 모른다는 점도 고려하고 각본을 썼다. 그래서 제이를 선정하고도 큰 문제는 없었다.

*당신의 어릴 적 수퍼히로는 누구인가.

-배트맨이다.

*영화를 위해 체중을 줄였는가.

-뚱보 수퍼히로라는 농담을 들을까 봐 체중을 줄였다. 관계에 바탕을 둔 코미디라는 영화의 본질에 맞도록 체중을 줄인 것이다.

*당신은 스타가 된 뒤로 부자가 됐는데 부가 당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별로 영향 받지 않았다. 당신이 어떻게 자랐느냐에 달려 있다. 돈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라면 그것에 영향을 받지만 그렇지 않으면 별 영향 없다. 난 후자 측이다. 그래서 난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한심하다고 하겠다.

*돈 벌어 당신 자신에게 무슨 보상을 했는가.

-만화책을 많이 샀다. 그리고 내 애인에게 여러 가지를 사 줬더니 그 대가가 있더라.

*당신은 영화에서 신문사 사장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무슨 신문을 읽으며 또 보는 것을 그대로 믿는가.

-난 내가 읽는 것을 그대로 믿지 않기 때문에 어느 신문도 정규적으로 읽지 않는다. 그냥 대화를 통해 여러 가지 사실들과 접한다. 비록 피상적이긴 하나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전반적으로는 알고 있다.

*스티븐 차우를 만났으며 그의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가.

-그와 함께 각본을 쓸 때 만났다. 그는 매우 훌륭한 감독으로 ‘쿵후 허슬’과 ‘소림사 축구’를 비롯해 그의 많은 영화들을 좋아한다.


걸걸한 음성과 위트
소년 같은 장난기…


*각본은 몇 번이나 고쳐 썼는가.

-적어도 100번은 초고를 고쳤을 것이다. 1997년에 쓴 각본까지 있으니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 영화다.

*지구 녹색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가.

-폐품 재활용과 함께 연료 절약형 차를 몬다. 그리고 내 팬츠를 결코 빨지 않는다.

*제작자요 각본가로서 세계시장을 생각하고 영화를 만드는가.

-세계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영화를 만들 때 돈을 생각하면서 만드는 타입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영화를 좀 더 우습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더 신경을 쓴다. 미국 영화사들은 점점 더 세계시장에 두루 어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그것은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당신은 실제로도 우스운가.

-모르겠다. 영화에서의 나는 할 일 없이 하루 종일 술이나 마시고 친구들과만 어울리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는 서툰데 실제의 나는 그와 정반대다. 나는 일을 많이 하고 매우 안정된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나는 가족들과 사이가 좋다.

*결혼은 언제 하는가.

-내년에 할 예정이다(그의 약혼녀 로렌 밀러는 각본가로 둘은 지난 2005년부터 교제해 왔다). 난 로렌이 옷장 속에 있을 때 구혼했다.

*당신은 로렌과 혼전 계약을 않고 결혼한다고 했는데 그 뉴스가 가십 인터넷에 오르는 것에 괘념치 않는가.

-상관없다. 어차피 멍청한 짓은 가십 사이트의 탑으로 오르게 마련이니까.

*당신의 목소리는 매우 독특한데 언제 그런 음성을 지니게 됐는가.

-지금보다 나이가 덜 먹었을 때는 높은 음성을 지녔었다. 내 목소리는 늘 쉰 목소리였는데 지금처럼 된 것은 사춘기 때였다.


스타되고 돈 벌어도
옛날이나 마찬가지


*당신은 영화 처음에는 마치 다섯 살 난 아이처럼 구는데 의식적으로 그랬는가.

-처음에는 유치하고 미성숙한 아이 같아 도저히 수퍼히로가 될 사람 같지 않다가 서서히 수퍼히로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처음부터 수퍼히로의 자질을 갖춘 다른 만화의 주인공들과 차별을 두기 위해서다. 그게 더 흥미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 차고에는 무엇이 있는가.

-만화가 가득 든 상자와 애인에게 숨기기 위해 포르노 영화들을 감추었는데 이제 애인이 그것을 발견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판이다.

*당신과 케이토가 함께 타고 다니는 초고성능의 차 블랙 뷰티는 너무 비현실적인데.

-영화에서는 그 자체로서의 실제가 중요하지 그 것이 반드시 현실과 같을 필요는 없다. 그 차가 실제에서도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영화를 보면서 둘이 그 차를 몰고 다니는 액션을 믿는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요점은 당신이 처음에 말한 “사람들은 영웅을 갖고파 하지만 막상 그가 영웅이란 것은 알고파 하지는 않는다”라는데 있다고 본다. 그 점이 그린 호넷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린 호넷과 케이토가 진짜로 멋진 이유는 둘이 다른 보통 영웅들보다 파괴적이라는데 있다. 그들은 악인으로 행세를 하면서 법을 어기는데 스파이더-맨처럼 깨끗한 이미지를 안 가져도 되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케이토(왼쪽)와 그린 호넷이 적의 공격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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