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 200만채 매물, 은행들 물량조절

2011-01-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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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압주택 구입 준비와 전략

일명 ‘로봇 사인’으로 불리는 주택차압 부실심사 문제로 전면 중단됐던 주택차압 절차가 서서히 재개될 전망이다. 서류검토도 없이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주택차압 문서에 서명했다고 해서 ‘로봇 사인’으로 불리는 부실 차압심사 문제는 주택시장 회복의 시계를 멈추게 했다.

하지만 차압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차압매물에 대한 거래가 활발해지면 지연됐던 주택시장 회복 엔진이 재가동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역시 높은 차압률이 우려되고 있어 차압매물 구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주택차압 부실심사 문제가 터진 후 차압매물 구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만 주의하면 일반 매물보다 저렴한 차압매물을 안전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앞으로 차압매물 구입 때 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 알아본다.



타이틀 문제소지 없는지 보험구입 바람직
캐시오퍼 등 셀러측이 선호하는 조건 제시


■차압률 현황과 전망

온라인 차압매물 리스팅 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국에서 약 200만채의 주택이 차압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역시 차압건수는 사상 최고치인 200만건을 웃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리얼티트랙은 전체 차압주택 중 약 30%만이 주택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택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차압매물 공급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역시 높은 차압률이 예상되고 차압절차가 서서히 재개되고 있어 차압매물에 대한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차압매물은 일반매물에 비해 가격이 평균 약 40% 저렴하기 때문에 일반 주택구입자는 물론 부동산 투자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차압절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그간 차압매물 구입에 목말랐던 부동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구입 열기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차압매물은 이른바 ‘선벨트주’로 불리는 가주, 네바다, 애리조나, 플로리다 등 4개 주에 집중돼 있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차압매물 구입 붐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차압된 매물 구입


은행들이 차압절차를 전면 중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이미 완료된 차압매물에 대한 차압 심사가 적절했는지 조사해 발견된 문제는 수정하고 앞으로 진행될 차압 심사과정을 수정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가장 최근에 차압된 매물이나 은행 측의 검토 후 재리스팅된 차압 매물의 타이틀은 비교적 안전해 매매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도 타이틀 안전도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면 타이틀보험 업체의 보험가입 여부를 통해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보험가입이 가능하다면 타이틀 업체 측에서도 해당 차압매물의 타이틀에 오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경매물 구입 자제

차압매물은 크게 경매물과 차압물(R.E.O.)로 나눌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일반 주택 구입자의 경우 경매물보다 차압물 구입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경매물을 구입할 경우 현재도 거주중인 주택 소유주나 세입자를 퇴거해야 하는데 일반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생소한 절차가 될 수 있다.

또 일부 주에서는 경매에서 매매됐더라도 전 주인이 ‘소유권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Mandatory Redemption Period)을 의무적으로 갖도록 하는데 이 절차도 부담이다.

반면 R.E.O. 매물은 경매에서 처분되지 않는 매물을 은행이 압류해 앞선 과정을 모두 해결한 뒤에 다시 매물로 내놓기 때문에 일반 구입자들도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다.

■셀러에게 유리한 오퍼 작성

바이어스 마켓이라지만 차압매물 시장은 예외다. 셀러인 은행이 협상권을 쥐고 유리한 오퍼만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 가격이 저렴한 차압매물의 경우 여러 명의 바이어가 구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압물 구입 때 셀러에게 유리한 오퍼를 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압물 매매 때 은행 측이 가장 선호하는 오퍼는 ‘캐시 오퍼’다. 오퍼 금액이 낮아도 융자를 낀 오퍼보다 캐시 오퍼가 수락될 확률이 높다. 융자 승인이라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빠른 시일 내에 차압 주택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압물 매매 경험이 있는 에이전트 물색

차압매물 매매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와 일해야 차압매물 구입이 수월하다. 일반매물의 셀러와 차압매물의 셀러는 주택매매에 대한 기대치와 다르기 때문이다. 차압매물 셀러의 기대치를 꿰뚫고 이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차압매물 구입을 순조롭게 이끌 수 있다.

또 구입을 희망하는 지역에서 차압매물 거래 경험이 있는 에이전트를 고르는 일도 중요하다. 지역 주택시세를 잘 이해하는 에이전트가 바이어에게 유리한 거래를 성사시킨다. 다음 웹사이트를 통해 지역별 차압매물 전문 에이전트를 검색할 수 있다.
www.naeba.org, www.crs.com, www. realtor.com.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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