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로·밀렛·키누아… 생소한 만큼 독특한 맛

2011-01-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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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다른 곡물들과 요리법

밥이 지겨울 때 색다른 곡물을 이용해 단품요리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시중에는 쌀 외에도 다양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곡물들이 많이 있다. 거친 질감에 특유의 풍부한 맛과 씹는 재미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료한 밥상에 또 다른 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식재료들이다.

알맞게 익힌 곡물에 각종 채소나 과일을 넣어 한데 버무려 만든 샐러드는 점심 메뉴로 좋은데, 맛뿐만 아니라 포만감도 오래 지속되어 다이어트용 메뉴로도 손색이 없다. 고기나 생선요리에도 쌀밥 대신 보슬보슬 익혀낸 곡물을 곁들이면 한결 새롭다.

요리해 놓으면 색이 예쁘고, 자연스러운 모양도 아름다워서 파티용 음식으로도 좋다.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곡물의 종류와 함께 4분의1컵을 기준으로 칼로리, 단백질, 식이섬유 함유량도 함께 소개한다. 요리법과 곡물의 가공 형태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파로(farro)-이탈리아의 전통곡물로서 보리와 비슷한 맛을 낸다. 미국에서는 보리나 귀리와 같은 곡식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도정하여 껍질을 벗겨내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에서는 도정하지 않은 상태로 먹는 경우가 많다. 도정하지 않은 파로는 요리하기 전 물에 불려서 사용하고 익힌 후에도 맛있게 씹히는 단단하고 쫀득한 질감과 고소한 맛을 낸다. 유럽에서는 폴렌타, 빵, 샐러드, 수프, 사이드 디시, 고기요리 스터핑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한다. 칼로리 170, 단백질 6g, 식이섬유 5g.



이탈리아의 보리라 불리는 파로.


*애마란스(amaranth)-곡물이 아닌 허브이지만 곡물처럼 사용되고 있는 종류이다. 옥수수 같은 모양의 7피트까지 자라는 식물의 아름다운 붉은 꽃의 씨로서 한 가지에서 많게는 50만개 정도의 씨를 얻을 수 있다.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보조 작물로 재배하는데 미국은 네브래스카, 콜로라도, 미네소타에서 재배되고 있다. 밝은 황갈색이며 은은한 후추 맛이 난다. 플레이크로 가공되어서 시리얼이나 빵 등에 첨가되기도 하고, 가루로 만들어 밀가루에 넣어 빵이나 파스타를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칼로리 182, 단백질 7g, 식이섬유 4.5g.


곡물이 아닌 허브지만 식량으로 쓰이는 애마란스.


*잡스 티어스(Job’s tears)-키가 큰 식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주로 재배되어 왔고 종종 서구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동그랗고 통통한 모양이 염주알 또는 떨어지는 눈물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는데, 실제로 십자가가 달린 가톨릭 목걸이나 팔찌를 만드는 구슬로 쓰이기도 한다. 껍질을 벗겨놓았을 때 보리와 비슷한 모양과 색을 띠기 때문에 보리종류로 알려져 있다. 물에 삶거나 쪄서 먹을 수 있으며 수프나 캐서롤에 곁들여 요리하면 된다. 칼로리 188, 단백질 8g, 식이섬유 6g.


잡스 티어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주로 재배된다.


*카뮤트 그레인(kamut grain)-고대 이집트 곡물의 브랜드 이름으로 듀럼밀과 비슷한 종류로 알려져 있다. 보통 밀보다 2~3배가량 큰 크기이며 미국에서는 대부분 몬태나와 캐나다 접경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씹을수록 견과류처럼 고소하고, 버터처럼 진하고 풍부한 맛이 난다. 수프, 샐러드, 필라프 등의 음식에 잘 어울리며 가공되어서 시리얼, 크래커, 파스타 등을 만드는데 많이 쓰인다. 칼로리 160, 단백질 5g, 식이섬유 8g.



고소하며 풍부한 맛의 카뮤트 그레인.


*밀렛(millet)-조. 새 모이로 많이 쓰이는 곡물이지만 뜨거운 기온과 가뭄에서도 잘 견디며, 한 번의 비를 통해서도 싹을 틔우기 때문에 아프리카 등지 더운 지역의 개발도상국가에서 중요한 식량으로 쓰이고 있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폭스테일(foxtail)이라 불리는 종은 새 모이로 많이 쓰이며 맥주를 만들기도 한다. 진주(pearl) 형태는 인디안 음식에서, 프로소(proso) 형태는 미국 내에서 식용과 동물 사료로도 사용된다.약간의 단맛과 바삭한 질감을 가지고 있고 마른 팬에 살짝 토스트했을 때 가장 맛이 좋다. 칼로리 189, 단백질 5.5g, 식이 섬유 4.25g.


아프리카 등지의 주요 식량 밀렛.


*키누아(quinoa)-키누아 역시 곡류가 아니라 씨앗이다. 높이 10피트에 달하는 장대식물의 씨앗으로 작고 예쁜 구슬모양이며 밝은 베이지에서 노란색, 붉은색을 거쳐 검은색까지 다양한 색깔이 있다. 남미의 안데스 산맥과 같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서 고대 잉카문명의 주요 식량이기도 했다.

요리하면 훨씬 크기가 커지고, 특유의 은은한 냄새가 있으며 탄력 있게 씹히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다. 맛있어서 먹기 좋고, 단백질이 풍부하여 주식으로 삼기에도 적당하며 밥할 때 쌀과 섞어 넣어도 된다. 칼로리 159, 단백질 5.5g, 식이섬유 2.5g.

부드럽고 씹는 맛이 좋은 키누아.


*라이(rye)-호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곡물 중의 하나로 동북부 유럽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와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차가운 기후의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라이는 곡물의 풍성한 풍미가 있으면서 약간의 쓴맛이 느껴진다. 플레이크, 밀, 가루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고 쌀처럼 밥, 볶음요리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칼로리 142, 단백질 6.25g, 식이섬유 6.25g.


건강식 빵, 밥, 볶음요리에 두루 쓰이는 호밀.


*와일드 라이스(wild rice)-가늘고 길쭉한 형태의 와일드 라이스는 강과 호수 주변의 늪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좋은 열매’라는 뜻의 ‘매노민’(mahnomen)으로 불려왔다. 길이가 2분의1인치 정도로 매우 길며, 익혔을 때 재미있고 경쾌하게 씹히는 질감이 있으며 독특한 풍미가 있어 조금만 사용해도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카누를 타고 다니며 수작업으로 수확한다. 볶음밥을 해도 맛있으며 생선이나 닭고기 요리에 사이드 디시로 곁들여도 좋다. 칼로리 143, 단백질6g, 식이섬유 2.5g.


검고 가느다란 형태가 특이한 와일드 라이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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